엄청 자극적이라길래 호기심에 예매했다가
페미니즘 영화라는 얘기도 있길래 또 바비같은 영화 보고 오는거 아닌지 걱정했는데요
(바비 진짜 재미없게 봄)
막상 보니까 페미니즘 보다는 그냥 인간의 성장과정을 초스피드로 본 느낌이 들더라구요
주인공이 여자다 뿐이지 남자인 저도 공감 많이 됐어요
어린아이 특유의 사이코패스적인 순수함 그리고 끝없는 호기심
음식이나 성욕같은 원초적인 감정에 빠졌다가
사춘기쯤 중2병 감성에 빠져 철학을 탐구하다가 비관주의에 빠지기도하고
대부분의 젊은 청년이 그랬던 것처럼 사회주의적 사상에 매력을 느끼기도하고
그러다가 자본주의와 자유의 달콤함 속에 빠져있으면서 사회주의를 꿈꾸는 나에대한 모순에
공허함을 느끼기도하고
(저는 약간 벨라가 매음굴 침대에 누워서 떠올렸던 공허함이 이런 감정이었다고 생각함)
그냥 너무 소름돋게 제 인생같은거에요. 진짜 제가 성장하는 과정을 초스피드로 본 느낌?
저도 어렸을때 너무 독특하다는 소리 많이 듣긴했는데 이런식으로 자라온 사람 많지 않나요? 아님말고요..
근데 마지막에 다시 약혼자에게 돌아간 이후부터는 너무 급전개 같다고 생각하긴했어요
갓윈을 용서하고 맥스와 진정한 사랑을 알게된 과정도 묘사가 더 있었으면 좋았겠어요
이제까지 빌드업에 비해 너무 쉽게 얼렁뚱땅 끝난 느낌
(매춘 장면 웃기긴했는데 영화 끝나고 나니까 거기에서 분량좀 줄이지 싶더라구요 ㅋㅋ)
근데 마지막에 원래 남편에 돌아가는 전개는 정말 별로였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말도 안되게 우연히 발에 총이 맞아서 벨라가 이기는 장면이나 굳이굳이 살려서 염소 뇌 집어넣는 전개가
너무 한국드라마식 1차원적 사이다 통쾌함을 유도한 느낌이 들었어요 급짜치는 느낌이 확...
그래도 마지막에 엔딩장면이 압권이었는데
남편이랑 여자애인이랑 같이 놀고 있는 장면에서 벌써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갔는데
뇌수술 당한 여자는 딸, 전 남편을 애완동물 같이 그려서 무슨 가족처럼 연출한것이 어이없고 웃겨서 재밌었습니다.
B급 감성 좋아하시는 분들이면 만족하실거같고
사상적 사회적 메시지를 기대하신분이면 실망하실거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깊고 심오한 메시지는 받지 못했네요.
이 영화를 보는 중에 록키 호러 픽쳐쇼를 처음 봤을때가 생각났어요.
어이없고 말도 안되는데 계속 보게되고 사회적 풍자가 느껴지긴하지만
그것보단 이야기 자체의 병맛에 빠져들게되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록키호러픽쳐쇼 보다는 조금 더 진지하고 조금 더 B급감성이 떨어지긴하지만요 ㅎ
하지만 엄마와 본인에 대한 궁금증으로 갔다 생각하니 또 이해는 가고..
마지막엔 아빠 뇌를 남편한테 넣어서 살려줄거라고 상상했는데 염소여서 빵터졌네용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