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콴, 대니얼 쉐이너트 감독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봤습니다.
정말 괴랄한 영화였네요ㅋㅋㅋㅋ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런 결과물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상상력은 흥미로우나 갈수록 따분하고 밋밋해져서 끝내 기억에서 잊혀지는 영화가 한둘이 아닌데, 이 영화는 그런 함정을 능숙하게 피해갑니다.
멀티버스라는 소재의 특성 상 관객에게 기본적으로 전달해야하는 정보량이 많고 영화의 독특한 스타일에 적응해야하여 초반부는 꽤나 정신 없이 흘러가는데, 적응이 완료되면 제법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따지고 보면 초반만 버틴다면 관객들이 이 혼란스러운 영화를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독들의 재량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 속 멀티버스는 가능성의 세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때 이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경험했을 수많은 세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럼에도 가장 소중한 것은 내가 지금 서있는 바로 이 곳이라는, 어떻게 보면 뻔할 수도 있는 메시지를 창의적이고 뭉클하게 설득시킵니다.
또 한편으로는 각각의 멀티버스는 각각의 영화들을 상징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독특한 개성과 재치있는 상상력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걸작이었습니다!
액션, 감동, 유머에 철학까지 온갖 요소들을 짬뽕시키고도 어색해지지 않게 하는 감독들의 영리함이 눈에 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