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 게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유명한 닐 조던 감독의 오랜만의 영화이기도 하고 <마이클 콜린스>에서 함께했던 리암 니슨 주연이라 기대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필립 말로는 셜록 홈즈와 더불어 탐정 이미지를 양분하는 캐릭터로 중절모, 트렌치코트, 권총, 술, 줄담배의 현대적이고 하드보일드한 느와르 이미지를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리암 니슨이 영화에서 자주 보여주는 터프하고 냉소적인 캐릭터는 필립 말로와 많이 흡사해서 잘 어울리기는 하나 문제는 그가 너무 늙어버린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계단 오르는 장면이나 멀리서 걸어오는 장면 등 그가 노쇠한 것을 보여주는 필요없는 장면들을 굳이 넣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소설에서야 글로서 냉소적인 무표정 속의 숨겨있는 다양한 감정을 나타낼 수 있으나 영화는 보여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야하는데 별다른 액션 장면도 없고 영화가 중반까지 사건이 별로 흥미롭지도 않고 그렇다고 진척을 보이지도 않으면서 너무 늘어집니다.
배경이라던가 분위기는 느와르 장르를 따라가면서 내용은 또 느와르가 아닌 어설픈 추리극을 따라가는 느낌이라 이도 저도 아닌게 되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뭔가 보기에는 그럴듯한데 만듬새가 어설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좋은 감독과 좋은 배우가 항상 좋은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예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리암 니슨은 말보다 주먹이 앞서야 제맛인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