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이주>는 어릴때 한국에서 덴마크 시골로 입양되어 길러진 성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영화는 실제로 어릴때 덴마크로 입양된 말레나 최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영화는 제목만큼 꽤나 조용한 편입니다. 이야기와 상관없어 보이는 장면들을 길게 가져가는 부분이 많아서 러닝타임 대비 이야기가 빡빡하게 차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롱테이크로 보여주는 영상미, 여러 연출들을 통해 주인공 칼의 고독함과 우울함을 강조시키기도 하고 인종간의 차이에서 오는 은은한 차별과 소외감 등 미묘한 부분을 잘 캐치하여 정체성 문제와 소속감 등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잘 표현합니다.
또한 어딘가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혹은 판타지같은 장면들과 객체를 통해 몽환적인 느낌을 주면서 은유적으로 주제와 주인공의 감정선에 녹아든 부분도 좋았습니다. 단조롭게 흘러갈만한 영화에 난해한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독특한 포인트를 준 점이 좋았고 북미나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이민이나 입양 소재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국가가 아닌 덴마크를 배경으로 하면서 신선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비록 갈등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게 풀리는 감이 있고 비전문 배우를 캐스팅한 탓에 몰입이 살짝 힘든 감도 있었으며 컨디션에 따라 지루함을 많이 느낄 수도 있는 영화긴 합니다. 그래도 영화에 관심이 가신다면 한번쯤 봐도 괜찮을법한 독립영화였습니다.
별점 : 3.1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