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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영국에서 영화 드라마 블로거를 하고 있고 앞으로 한국에 아직 미개봉한 작품들을 먼저 보고 리뷰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올 초까지는 익무에 간간히 공유했었으나 이제는 이곳에 공유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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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일자 : 2022년 10월 18일

관람 장소 : 영국 런던 Luxe 웨스트 엔드

 

 

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에밀리 브론테가 <폭풍의 언덕>을 쓰게 된 비화를 다룬 준전기 영화 <에밀리>가 10월 14일 영국에서 먼저 개봉했다.

 

 

1979년에 이자벨 아자니를 주연으로 한 프랑스 영화를 필두로 그 동안 브론테 자매를 주제로 다룬 여러 매체 작품이 있었으나, 에밀리를 거의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는 이번 <에밀리>가 처음에 가깝다. 이번 영화는 호주 출신의 전직 여배우인 프랜시스 오코너(Francis O'Connor)가 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았는데, 그녀의 감독 장편 데뷔작인 관계로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았으나 영화를 직접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역사적 여성의 심경과 서사를 꽤 섬세하게 잘 묘사해냈다. 영국 가디언지 또한 별 네 개를 주면서 프랜시스 오코너 감독이 "정말 인상적인 데뷔를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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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영화의 주연을 맡은 프랑스계 영국인 배우 엠마 맥키(Emma Mackey)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티스의 비밀상담소>를 통해 데뷔한 뒤 올해 2022년 동안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나일 강의 죽음>, 에펠 탑의 건설 비화를 다룬 전기 영화 <에펠> 두 편을 통해 이미 상당한 수의 영화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이다. 그러나 이번 <에밀리>에서는 정말로 에밀리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고 평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며, 지금까지 그녀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보일 정도로 자신이 왜 현재 영화계의 라이징 스타인지를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여러 역사적 여성들의 전기를 재구성한 영화들에 여러 뛰어난 젊은 여배우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특히 엠마 맥키가 이번 <에밀리>에서 보여주는 인상적인 연기력과 몰입감은 그 배우들 중에서도 상위에 손꼽을 만 하며 글로벌 개봉은 2023년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엠마 맥키의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 불문학을 공부한 엠마 맥키는 영화 <에펠>에도 출연했듯이 프랑스어에도 능한 배우인데, <에밀리>에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여 프랑스어 대사들이 꽤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영국 영화임에도 그녀의 유창한 프랑스어 연기 또한 엿볼 수 있다.

 

 

이번 <에밀리> 영화는 비록 <폭풍의 언덕>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와 관련해 기존 전기 영화의 공식을 따르며 에밀리 브론테의 실제 짧은 생애를 다루고 있지만 픽션이 상당히 가미되었기에 어쩔 수 없이 준전기(semi-biographical) 영화로 분류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독신으로 짧은 생애를 살았던 에밀리가 어떻게 남녀에 관한 위대하고 심도있는 소설을 쓸 수 있었는지를 내러티브적으로 풀어내려다 보니, 기존의 전기적 증거에 없는 새로운 내용을 창의적으로 가미하여 좀 더 과감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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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에는 윌리엄 웨이트먼(배우: 올리버 잭슨 코헨)이라는 실존 인물이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이 인물은 실제 전기적 증거들에 따르면 브론테 자매 중 막내인 앤 브론테가 연정을 품었거나 그녀와 아마도 플라토닉한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윌리엄 웨이트먼이 에밀리 브론테와 어떤 연관이 있었다는 역사적 증거가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는 <폭풍의 언덕>의 창작 비화를 다루기 위해 이 남성 인물을 에밀리 브론테와 샬롯 브론테에 연결시켰다. 그러므로 한 마디로 말하자면, 원래는 앤 브론테와 연관있는 이 윌리엄 웨이트먼이라는 실존 인물에 에밀리 브론테가 쓴 <폭풍의 언덕>의 남주인공인 히스클리프, 그리고 샬롯 브론테가 짝사랑했다고 알려진 콘스탄틴 에제가 모두 투영되어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극 중에서 주인공 에밀리 브론테와 윌리엄 웨이트먼의 관계는 <폭풍의 언덕> 속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와 닮은 면이 있고, 또 이 가상의 인물인 윌리엄 웨이트먼을 두고 에밀리와 샬롯 세 명 간에 일종의 삼각 관계가 형성되며 작가로서 두 자매 간의 갈등이 좀 더 다층적으로 묘사된다. 이번 영화를 감독한 프랜시스 오코너 또한 에밀리와 윌리엄 웨이트먼 간에 열정적이고 섹슈얼한 로맨스를 적극적으로 묘사한 것에 관해 "에밀리는 미스터리이며, 우리는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로맨스'를 통해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느낄 수 있다"라고 밝히면서, <에밀리> 영화의 주제는 '젊은 여성이 어떤 식으로든 실제로 꿈꾸고 경험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폭풍의 언덕>을 쓸 수 있었겠는가?'라는 것을 천명하고 있다. 이는 이 영화의 스토리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는데, 이미 브론테 자매의 전기를 잘 알고 있고 아마도 이러한 실화에 충실하길 원했을 관객들의 입장에서 보면 실화에서 다소 나갔다는 느낌이 들 여지가 있는 지점이다.

 

 

 

 

또한 <에밀리>는 주인공 에밀리 브론테에 초점이 주로 맞추어진 영화이기에 주변 인물들로 묘사된 샬롯 브론테나 앤 브론테 등의 가족 구성원들이 다층적으로 조명되지는 않으며, 특히 영화의 중간 막은 에밀리만을 단독으로 따라가면서 실제로 세 자매 중에서 가장 자유를 중시했던 에밀리 브론테의 내면 심리와 그녀의 '폭풍같은' 로맨스에 대한 이 영화만의 신선한 탐구를 보여준다. 물론 샬롯 역을 맡은 알렉산드라 다울링(Alexandra Dowling, <왕좌의 게임>)이나 앤 역을 맡은 아멜리아 게싱(Amelia Gething) 등의 신예 배우들은 초상화로 남겨진 각 자매의 실제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자연스레 들 만큼 주인공 역을 맡은 엠마 맥키를 잘 서포트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 예외가 있는데 바로 에밀리의 남동생인 브론웰 브론테(배우: 핀 화이트헤드, <덩케르크>)를 기존에 확립된 탕아 이미지보다 좀 더 긍정적이고 입체적으로 묘사하여 에밀리가 품은 작가의 꿈을 처음에 이끌어준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으로, 이 영화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특히 위의 클립 영상을 보면 브론웰이 에밀리에게 "자유"라는 단어를 외치도록 돕는 이 영화의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를 볼 수 있는데, 이번 <에밀리> 영화는 현대 영화답게 에밀리가 아편에 중독된 브론웰의 타락의 과정에 잠시 동참하도록 각색하면서 당대 여성에게 요구된 교육과 장래의 한계에서 벗어나 젊은 에밀리가 자유와 사랑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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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는 영화의 도입부부터 에밀리 브론테의 개인사에 관해 아는 사람이라면 발견하거나 느낄 수 있는 많은 디테일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실제 역사적 요소를 활용해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 작가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모습도 나온다. 비록 내러티브를 위해 허구가 개입되어 있지만, 에밀리의 서사와 <폭풍의 언덕>에 영감이 되었을 요소들에만 덤덤하게 집중하고 여기에서 특정한 메세지를 끌어내는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철저히 여주인공의 심경에 잘 몰입하고 따라갈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후반부에 에밀리 브론테가 자신의 모든 경험을 토대로 <폭풍의 언덕>을 마침내 출판했을 때 책의 저자의 이름이 남성 이름인 '엘리스 벨'이 아니라 원래 본명인 '에밀리 브론테'로 당당하게 표기되어 있는 것 또한 이 영화가 에밀리를 전기적이면서도 동시에 현대적으로 묘사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이 영화의 OST를 작곡한 폴란드 출신 음악감독 아벨 코제니오프스키는 영화 내내 에밀리가 <폭풍의 언덕>의 작가라는 점을 연상시키려는 듯 서정적이면서도 한번씩 '폭풍같은' 음악을 통해 에밀리의 심리 묘사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비가 에밀리의 심리를 드러내는 주요 배경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영화 속에서 표현된 에밀리의 격동같은 인생사와 맞물려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에밀리>는 실화에 전적으로 충실한 전기 영화가 되는 대신 여주인공 에밀리의 20대의 격동기에 대해서 좀 더 사실적으로 풀어내고자 시도한 영화이며, 어떤 면에서 보면 그런 새로운 시도가 가진 단점들도 가지고 있는 영화이다. 그렇지만 이번 <에밀리>의 경우 주연 배우 엠마 맥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그러한 스토리적 단점을 어느정도 봐줄 수 있을 만큼 힘이 있으며 꽤 많은 관객들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할 만한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원문 링크 : https://blog.naver.com/evenstar118/22290438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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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joon3523

https://blog.naver.com/moviein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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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네임 2022.10.19 13:10
    오티스에서 너무 매력있게 나왔었는데
    이 작품도 기대가 되네요..잘 읽었습니다.
    한국에서 개봉할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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