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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 10년은 삶이 10년 남은 여주인공과 삶의 의욕을 잃은 남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뻔하디 뻔한 소재이지만, 사랑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다양한 변주를 주는 것이 이 작품의 특장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죽음을 앞둔 인물이 죽음을 시도한 사람에게 용기를 복돋아주는 초반부 전개부터, 반대로 죽음을 앞두고 떠나는 후반부 전개까지 참 좋았습니다. 특히 이러한 전개 속에서도 자극적인 연출 없이 담담하게 즉음을 그린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주고싶기도 하구요

 

비슷한 느낌의 오늘밤 세계에서... 작품은 너무나도 긴박한 전개때문에 많은 분들의 평가와는 반대로 눈물이 날 정도까지는 아니였는데 남은 인생 10년은 특정 포인트부터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다만 오늘밤... 작품과 정반대로 꽤나 느린 호흡의 진행이라는게 단점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만, 감정선을 워낙 잘 쌓아서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편안했어요.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엔딩곡과 인스타그램의 캠코더 영상들을 보며 영화의 여운을 길게 이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별 기대 없이 봤는데 너무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였어요. 명작까지는 아니였지만 앞으로 일본 로맨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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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박재난

세미는 뽀미에게 물린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손을 높게 들어 올리고는 샤워를 한다. 엄마는 예의도 없이 불쑥 들어와 다 큰 딸의 상처에 주방용 랩을 대충 감아주었다. 세미는 그게 나쁘지 않았다.

 

세미는 조이와 단둘이 마주보고는 '사랑해'라는 말을 가르친다. 세미는 그 말을 또렷이, 아주 정확하게 반복했다. 눈치 없는 아빠는 세미의 방으로 쳐들어와 조이에게 아빠 해봐, 아빠 잘생겼다! 같은 말들을 던지며 장난을 쳤다. 세미는 아빠를 내쫓고는 조이에게 다시 속삭인다. '사랑해."

 

우리는 세미가 잠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조금씩 아주 서서히 주변의 소리도 시야도 사라지는 그 모습을. 오늘 하루 세미에게 좀처럼 찾아오지 않던 평화가 드디어 찾아오고 있음을. 설레는 마음도, 슬픔도, 사랑도, 모두 뒤로 한 채로, 아주 천천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너는

 

잠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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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초코무스 2024.04.07 23:08
    뻔한 소재이고 뻔한 연출이었는데 이 뻔함이 보편적 감성을 자극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 @초코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박재난 2024.04.07 23:21
    아는 맛이라 더 무서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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