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표를 짜다보니 어쩌다 두 작품을 하루에 보게 되었는데, 굵직한 기성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독립영화라는 점과 올해 개봉했던 해외영화중 소재가 부분적으로 겹치는 작품이 있다는 공통점이 보였습니다. 둘을 묶어서, 혹은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며 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나를 죽여줘>는 '안락사' 소재를 다루었기에 최근 개봉했던 <Everything Went Fine : 다 잘된 거야>가 생각나게 하는데, 그 결심과 진행의 과정은 보다 한국정서에 맞는 느낌으로 세세한 빌드업이 강조됩니다. 다만 초반의 몇몇 캐릭터 설정과 상황들이 다소 과하게 느껴졌던 부분이 있기에, 현실적인 묘사가 뛰어났던 <복지식당>이라는 영화보다 좀 별로이지 않을까 우려되기는 했습니다만 적어도 마지막 시퀀스만큼은 관객들의 공감을 부르기에 충분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어떤 문구는 굉장히 먹먹하고 가슴을 후벼파기도 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고른 밸런스를 보여주는 편이었고, 저의 경우 장현성 배우보다는 김국희 님의 역할에서 보여주는 담백함과 처연함이 좋았습니다.
<낮과 달>은 소재부터 도입부, 그리고 영화의 마무리까지 상반기 개봉했던 <After Love : 사랑 후의 두 여자>를 아주 많이 닮았습니다. 허나 이런 류의 소재가 그저 불편한 이야깃거리만은 아니라는걸 증명하듯 영화의 안쪽은 통통 튀는 유머로 잘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다소 과하리만큼 가볍게 풀어나간 느낌도 있는데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가진 사랑스러움은 내내 잘 유지하고 있기에 일부 섬세하지 못한 드라마들이 보이는 유치함과는 확실히 구분됩니다. 이점에서는 조은지 배우의 캐스팅이 상당히 주효했다고 생각되네요.
다만 처음의 묵직한 분위기에서 오는 또다른 기대감이 너무 갑작스럽게 풀려버리는 점이나, 엔딩에서 '사랑 후의 두 여자'와 같은 정도의 애잔함은 덜 느껴졌던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나를죽여줘 #낮과달
<낮과 달>은 그럭저럭 보다가 중반에 공감 전혀 안되는 부분에서부터 턱 걸려서..ㅎㅎ 전 왜 그렇게 유다인 배우 연기는 어느 영화든 똑같이 느껴지나 모르겠네요. 제겐 조은지 배우 연기가 살린 영화였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