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베르토 아벨라나 감독이 연출한 1957년 작 <바자오: 집시의 바다>는 신분의 차이를 극복해 사랑을 이루는 두 부족 남녀의 사랑이야기입니다.
바다에서 살아가는 바자오 족의 부족장 아들인 하산은 육지에서 살아가는 타우수그족 부족장의 조카 발라아마이에게 반합니다. 하지만 타우수그족은 바자오 족을 자신들보다 미개한 부족이라 여깁니다.
하산은 발라아마이와의 결혼을 위해 바자오 족만이 깨낼 수 있는 귀한 진주를 타우수그족 부족장에게 바치게 됩니다. 이에 더 많은 진주를 약속함과 동시에 바자오 족을 버리고 타우수그족이 되어야한다는 조건을 통해 발라아마이와 결혼하게 됩니다. 반면 바자오 족을 버리게 된 하산은 힘들지만 결국 사랑을 택하게 되죠.
하지만 조용히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하산 부부에게 타우수그족장은 진주를 더 구해오라고 압력을 넣고 하산 부부는 이에 반발하게 됩니다.
원활한 관계가 아닌 두 계급에서 일어나는 개인의 사랑을 담은 이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한 수많은 이야기에서 보여준 구성입니다. 현재도 존재한다는 이 두 부족의 관계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낯선 필리핀 부족의 생활을 엿보는 재미와 동시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의 애틋함도 함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또한 몇 몇 등장하는 액션 장면 특히 바다와 육지에서 대비되는 액션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일부 장면이 연상되는 관계가 이 작품에서도 보이는데 이 둘의 목숨을 건 대결도 흥미롭게 연출되어 있습니다.
필리핀의 민다나오섬을 배경으로 촬영한 이 작품은 50년대 당시 필리핀 영화계의 엄청난 프로덕션을 짐작케하는 스케일을 보여줍니다. 당시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됐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