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감히 21세기 멜로영화 중 top5에 들어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그 정도로 감명깊게 봤습니다 겉보기엔 멜로이지만 들여다보면 한 인간의 내면을 구석구석 알아가는 영화랄까요
주인공 테오는 세상 모든 감정을 모두 느껴버려 더 이상 무엇도 남아있지 않다는, 그만큼 생각이 많고 내면이 얼어붙은 인물처럼 그려지지만 사실은 편지를 대신 써주는 직업을 가졌고 누구보다 순정 가득한 인물이라는 캐릭터 설정부터 인상 깊었습니다 와킨 피닉스 공허한 눈빛 연기 정말 최고입니다ㅜoㅜ
사만다라는 운영체제와 감정을 교류하며 사랑을 쌓아가는데 사만다는 계속해서 청각적으로만 감정을 드러내지만 그 모습을 테오가 바라보는 모든 사물과 만물을 통해 시각적으로 형체를 띄지 않은 상대에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사랑과 감정을 교류한다는 건 무엇인지 계속해서 주입시키는 연출도 내내 인상깊었고 특히 시종일관 무음의 플래시 백 연출과 이 대목 쯤에 '과거는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라는 대사가 참 좋았습니다 기억에 계속 남을 것 같아요
약간의 어둡고 푸르스름한 화면 색감이 이 영화가 다루는 외로움이란 감정을 더 극대화시키는 것 같으면서도 테오는 내내 튀는 색상의 옷차림을 입는다는 것도 겉 보기엔 공허하고 외롭지만 마음 속 깊숙한 곳에는 형형색색 감정들을 지니고 있는 테오를 너머 보는 관객에게까지 대변할 수 있는 설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영화의 필터 자체가 되게 편안함을 주는 느낌이였어요
각본만 놓고 봤을때도 되게 흥미로운데 각본보다 더 한 연출과 음악이 입혀지니 이동진 빙의해서 영화가 끝나고 못 일어나겠어를 선언했습니다 알바 분이 빗자루들고 서성대길래 노래는 다 못듣고 나왔지만..
느린 템포의 멜로 영화, 혹은 멜로지만 동시에 휴먼드라마적인 느낌을 원하시는 분은 꼭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