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엘 사일로스 감독이 연출한 1959년 작 <대지의 축복>은 작은 마을의 한 가족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마리아와 호세 부부는 과수원을 일구며 가난하지만 평화롭게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호세의 조카딸에 치근덕거리던 브루노는 조카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마을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하지만 브루노는 인근 야산에서 몇 몇 남자들과 함께 도적이 됩니다.
브루노는 호세의 딸을 괴롭히게 되고 딸을 그 아픈 기억 때문에 온전한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에 분노한 호세와 두 아들은 브루노를 찾아 복수하려고 하지만 두 아들과 마리아를 남겨둔 채 호세는 세상을 등지고 맙니다. 이후 홀로 남은 마리아는 둘째 아들의 마닐라 행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가세는 기울어져 힘들어지게 됩니다.
60년대 일본 영화를 보는듯한 정서가 있는 이 작품은 오해 받은 한 남성이 빌런으로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고요했던 마을에 큰 파장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말초적이거나 폭력적으로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호세의 딸에게 행하는 폭력이 있는데 직접적이진 않고요.
50년대말 필리핀 시골마을의 정서와 더불어 청년들의 무작정적인 상경(마닐라 행)을 지적하는 이 작품은 갈등과 화해를 잘 구성된 기승전결로 보여줍니다. 가족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악역의 브루노를 맡은 배우의 연기도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