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 벤더스 감독이 연출한 <퍼펙트 데이즈>는 일본의 국민배우인 야쿠쇼 코지가 주연한 작품으로 한 인물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도쿄 시부야의 화장실 청소를 하는 히라야마(야쿠쇼 코지)는 새벽부터 기상해 반복적인 일상을 알차게 보냅니다. 퇴근 후 단골 국수집과 술집을 방문하고 집에서 책을 읽고 수면을 취합니다. 함께 일하는 젊은 친구는 애인과 함께 데이트 할 돈이 없다고 징징대고 그런 모습에 히라야마는 자신의 돈을 선뜻 내어주는 사람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살고 있는 히라야마 집에 거의 10년 만에 보게 된 조카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엄마 그러니까 히라야마의 동생과 다투고 가출을 한 것이죠. 일단 조카를 맞이하고 며칠을 함께 보냅니다. 히라야마는 동생에게 연락을 하게 되고 결국 조카는 엄마와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일단 영화를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은 짐 자무쉬의 <패터슨>이었습니다. 작은 마을의 버스기사가 시를 쓰면서 일어나는 작은 일상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작품도 비슷한 괘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주인공의 평범한 일상을 반복하는데 다른 편집 방식으로 인물과 상황을 보여줍니다.
히라야마라는 주인공에겐 분명 과거 어떤 상처가 있어 보이지만 영화는 굳이 그 과거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히라야마는 이 평범한 일상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죠. 여동생의 등장으로 그가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처를 극복할 시간이 지났다고 동생이 말하기도 하지만 그 상처의 극복보단 히라야마는 현재의 집중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퍼펙트 데이즈>는 빔 벤더스라는 거장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누가 뭐래도 이 작품은 아쿠쇼 코지의 작품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로 수십 년 동안 활동한 그에 대한 존경의 작품으로 한편 보이기도 합니다. 장인으로서 그는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던 히라야마라는 캐릭터를 통해 배우로서의 그의 위대함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깐느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은 덤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론 야쿠쇼 코지의 작품 중에 <큐어>를 가장 좋아했는데 이젠 <퍼펙트 데이즈>와 저울질을 해야 할 정도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엔딩 부분의 야쿠쇼 코지의 클로즈업은 올해의 한 쇼트로 기억될 만큼 좋은 연출과 연기였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