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7601912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IMG_3543.jpeg

19세기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영화죠. 그는 영리한 사업가이자 이상을 꿈꾸는 사람, 다양성을 위한 표상으로 묘사됩니다. 그렇게 <위대한 쇼맨>은 오락으로 통하는 모든 것들에 침을 흘리며 호기심 어린 찬사를 보냅니다.

 

IMG_3544.jpeg

작중에서 문화 평론가 베넷은 바넘에게 다가가 “당신이 팔고 있는 것은 전부 가짜”라는 일침을 놓습니다. 위 대사야말로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창이 아니었을까요. 더욱 영악한 것은, 이러한 독설의 목적이 청중의 입장에서 비판적인 시각을 사전에 차단하는 기능으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사기와 착취로 얻은 이익은 경시하면서 가족과 꿈, 포용이라는 보행자적인 주제는 편의적으로 다루는 발판이 되는거죠.

 

IMG_3545.jpeg

영화 속 화려한 퍼포먼스는 오만한 탈출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쇼 비즈니스는 억압받는 계층을 즐겁게 하고, 그들의 걱정을 잊게 한다고 말하지만 다시 한번 복기할 필요가 있죠. 작품 속 오락이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작동되었는지 말입니다. 나아가 어떤 이들이 소모품처럼 학대되고, 분리되어 취급되었는지도요. “This Is Me”로 개인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선언하지만 이는 찰나의 순간일 뿐, 그들 뒤에 숨어 있는 영화의 위선은 관객을 향한 기만에 지나지 않습니다.

 

IMG_3546.jpeg

P.T 바넘의 미화 논란에 대해서는 실제로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하지도 않을뿐더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가짜’와 ‘거짓’은 엄연히 다르다는 거겠죠. 실존 인물의 전기와 모티브를 영화에 차용하면서 없는 사실은 만들어내고, 엄연한 사실을 왜곡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IMG_3547.jpeg

<위대한 쇼맨>의 광채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을 것입니다. 수상 내역이 증명하듯 훌륭한 사운드트랙과 함께 이들의 쇼는 감탄을 자아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결코 용인할 수 없는 건 장애인과 비장애인, 주류와 비주류에 대한 구분된 시선으로 인종과 신분의 편견을 넘어서려는 눈속임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오프닝 및 초반 시퀀스를 제외하면 한없이 잔혹하고 폭력적인 영화였네요. 행복을 주는 것이 진정한 예술이라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profile Giggles

“Rosebud.” -Citizen Kane, 194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2)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넌돌비난도비 2024.07.18 00:25
    저는 바넘 미화보다도 제니 린드에 대한 왜곡이 더 불편했습니다. 예전에 첫 관람할 때는 모르고 봤지만 나중에 알게 되고 나선 종종 재개봉해도 볼 생각이 차마 들지 않네요....
  • @넌돌비난도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Giggles 2024.07.18 01:01
    알고 보면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되네요.
  • profile
    박재난 2024.07.18 01:04
    파면 팔수록 더 나오는 무서운 영화라 참 소비하기 싫은게 사실인데 넘버들이 너무 잘 뽑혀서 재개봉해주면 그냥 눈감고 노래만 들으러 간다는 식으로 계속 가게 되네요...

    매번 볼때마다 마지막 피티 바넘 인용구는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박재난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Giggles 2024.07.18 01:59
    버릴 넘버가 없을 정도로 좋긴 하죠..😂
  • profile
    색유이 2024.07.18 08:32
    먼가 설명은 없고 감정은 앞에선 느낌인디요
  • @색유이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Giggles 2024.07.18 11:37
    설명글이 아닌 주관적 인상과 느낌이니까요.
    그렇게 느끼셨다니 유감이지만 존중합니다.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94339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0] file Bob 2022.09.18 513774 146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6] file admin 2022.08.18 854983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update admin 2022.08.17 598427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261247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51400 173
더보기
칼럼 <트랜스포머 ONE> 변신이란 무엇인가 [9] file 카시모프 2024.09.26 10776 25
칼럼 [장손-1] 콩/씨앗을 으깨 두부로 만들고 꽃을 태우는 집안 (스포) [8] updatefile Nashira 2024.09.25 11230 9
불판 9월 30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96] update 장스 2024.09.27 24240 51
불판 9월 27일(금) 선착순 이벤트 불판 [55] 아맞다 2024.09.26 19907 33
영화잡담 와일드 로봇 vs 구룡성채 중 1편만 봐야 한다면 뭘 봐야 할까요 [4] new
21:07 76 0
영화잡담 BIAF 4K 이슈가 빠르게 기사화 되었군요 [11] new
DCD
20:51 350 1
용산cgv 무대인사 장애인석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하네요. [14] new
20:49 543 12
영화정보 <대도시의 사랑법> 영화감독 극찬 리뷰 모음 [1] newfile
image
20:41 196 2
영화관잡담 <그냥 잡담> CGV용산 4관 소식 아시는 분 있나요? [1] new
20:37 196 1
영화잡담 류준열 배우 무인을 봤습니다 [2] newfile
image
DCD
20:34 383 2
영화잡담 지금 용산 cgv 취소 가능하신분 부탁 드려요...!! ㅠㅠ [2] new
20:25 345 0
영화잡담 보통의 가족 CGV 무인 예매 열렸습니다 [1] newfile
image
20:10 238 1
후기/리뷰 트랜스 포머 one 여의도 4dx 후기 [8] new
19:47 278 9
영화잡담 커뮤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순 사기였네요 [15] newfile
image
19:46 867 7
영화잡담 기대가 없었던 더 커버넌트.. but(스포일수도) new
19:41 170 3
영화관잡담 용아맥 조커 2회차인데 TTT수량 있을까요? [6] new
19:35 531 0
영화정보 이동진의 <보통의 가족> 단평 [2] newfile
image
19:26 460 5
영화잡담 에무시네마 비포시리즈 굿패 취소 [8] new
19:23 346 0
후기/리뷰 일산 아맥 조커 관람 중... newfile
image
19:23 305 0
후기/리뷰 트랜스포머 원 용포프 4DX 간단 후기 new
19:18 205 4
영화잡담 보통의 가족 vip 시사가 7일 몇시 어디인가요? [7] new
19:00 213 1
영화잡담 [조커: 폴리 아 되] 돌비포스터 가 없군요. [11] new
18:54 804 1
영화잡담 내일 조커 먼저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3] new
18:43 464 2
영화잡담 수원 롯시 베테랑 포스터 아직 있을까요? [2] new
18:27 281 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