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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들을 접했는데요

 

정형화된 패턴이 있는 헐리웃이나 충무로의 영화들과는 확연히 다른.. 비슷비슷한 영화들에 물려 제가 작년부터 보기 시작한 유럽 영화, 인디 영화, 예술 영화들과 비교해도 유니크한 감성이 있었어요

 

IMG_5046.jpeg

 

1. 범죄의 요소 (The Element of Crime, 1984)

 

복권팔이 소녀들을 표적으로 삼아 살인을 행하던 일명 복권 살인마가 사망하고 사건이 종결된지 3년후.. 동일한 수법의 카피캣(Copycat) 살인이 일어나고, 전직 형사 피셔가 의뢰를 맡아 살인마를 추적한다는 내용의 영화인데요

 

우와..😮 씬 한컷 한컷이 어느 화가가 그린듯한 그림같은 비주얼을 선보이는데, 몽환적인 색감의 영상에 최면이 걸리는 듯 했고, 지금껏 봐 온 연쇄살인마 추적 영화와는 스토리텔링이라던가 연출이 완전 달라서 무척 신선했어요

 

이영화가 무려 40년전 영화라니!! 다만.. 스토리텔링이 매끄럽지 못해서 개연성이 부족하고, 사건을 조사하던 범죄심리학자와 전직 형사가 연쇄살인마에게 동화되어, 연쇄살인마가 행하지 못한 두 건의 살인을 저질러서 퍼즐을 완성한다는 부분은 "엥?😵‍💫" 싶었어요

 

그리고.. 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하는 씬이라던가.. 영화 시작전 감독님이 영상편지에서 "아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도게자 박은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IMG_5047.jpeg

 

2. 어둠속의 댄서 (Dancer in the Dark, 2000)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페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를 보는 듯한 영상과 편집, 액션영화가 아님에도 '제이슨 본 시리즈' 못지 않은 좀 어질어질한 핸드헬드 촬영이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음.. "라스 폰 트리에 감독님은 평소에 어떤 생각들을 하고 지내시나?" 생각이 들 정도로 암울했어요

 

제가 관람한 뮤지컬 영화중에선 독보적으로 암울한 영화였는데, 작중 뮤지컬 씬은 체코에서 이민 온 외노자 여주인공의 상상일 뿐.. 현실이 아니라는 부분이 뮤지컬 영화라고 하기에 애매했고, 영화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어요

 

냉전과 매카시즘의 시대를 살아가는 너무나도 착하고 순수한 공산권 국가 출신 외노자 여성.. 감독이 의도한 이 설정은 처절한 결말로 향해 무심하게 흘러가고.. 영화를 보고 남는 건 허무함이었어요

 

심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때 이영화를 보면.. "그래도 저 여주인공 보다는 내가 낫지!" 혹은 "아.. 기분 드럽게 꿀꿀하네 ㅠㅠ"가 될 것 같은데.. 아마도 후자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지 않을까 싶어요

 

IMG_5048.jpeg

 

3. 멜랑콜리아 (Melancholia, 2011)

 

미술관에서 우울증 소재의 전시회를 보는 것 같은 인상적인 오프닝에서 "응! 지구 멸망ㅋㅋ"을 셀프 스포하고 시작하는 영화였어요

 

지구로 돌진해오는 '수퍼 지구(Super Earth)'의 이름부터 노골적으로 '우울증'이고, 종말을 다룬 영화임에도 다가오는 종말에 패닉에 빠진 인간군상들을 보여주는 연출이 없고, 잠시라도 나올 법한 '뉴스속보!' 씬도 하나없이 한가족의 최후를 우울하게 보여줍니다

 

제목처럼 작중 모든 장치와 연출이 일절 예외없이 우울한 영화라서, 감독과 제작진 & 배우들이 집단 강박증에 걸린 게 아닌가 싶었고, 두 주연배우 커스틴 던스트와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신들린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주더군요

 

재난 영화임에도 전혀 재난 영화가 아닌.. 우울증에 관한 레포트 같은 영화였고, 주인공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는데.. 저역시 직장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몇번 있었고 "에이! 차라리 다 망해버려라!"하며 멘탈 산산히 부숴졌던 경험이 있었어요

 

많은 예산을 들인 영화가 아님에도 '코즈믹 호러' 엔딩은 심하게 공포스러웠는데, 고예산을 들여 전세계 곳곳의 랜드마크들이 시원하고 화끈하게 "BOOM!(feat. 롤랜드 에머리히 & 마이클 베이)"하지 않은 게 오히려 공포감을 증폭시켰던 것 같아요

 

 

*) 아쉽지만 다른 작품들은 극장에서 보기 힘들것 같은데, 어찌된게 OTT, VOD가 전혀 없네요😭

 

 

★★★★ 강박증과 광기의 예술가! 라스 폰 트리에!


profile Sierra

커뮤 활동은 가볍게..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존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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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하빈 2024.07.30 00:48
    전 이번 기회에 못 봤던 초기작들 비롯해 봤던 것도 다시 보고 그랬는데, 확실히 뇌구조가 궁금한 감독임엔 틀림없습니다ㅋㅋ
    무코님이 보신 3편 중에 <어둠 속의 댄서>만 이번에 안 봤는데, 시간맞추기도 애매했고 정작 볼 수 있었던 날엔 왠지 나가기 싫더라고요. 예전에 봤을 때 무코님 말씀대로 꿀꿀하고 불편하고 뭐 그런...매력적이지 않았던 탓이 컸던 듯요ㅋ
    놀라웠던 건 <범죄의 요소>였어요. 거의 데뷔작으로 알고있는데 촬영과 연출이 지금 봐도 좀 놀라울 정도였어서...특히 그 배경설정과 미장센들이..😳
  • @하빈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ierra 2024.07.30 01:55 Files첨부 (1)

    시대를 뛰어넘는 미장센이 대단한 영화였어요👍
  • profile
    초코무스 2024.07.30 08:36
    저도 이번 기획전을 통해 극장에서 처음 본 작품 많은데 연출이랑 각본이랑 진짜 비범하단 생각밖에 안들더라고요.
  • @초코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ierra 2024.07.30 13:54
    이렇게 또 한명의 거장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 @Sierra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초코무스 2024.07.30 15:02
    그러게요! 요즘 cgv 아트하우스 기획전 라인업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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