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7711499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처음으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들을 접했는데요

 

정형화된 패턴이 있는 헐리웃이나 충무로의 영화들과는 확연히 다른.. 비슷비슷한 영화들에 물려 제가 작년부터 보기 시작한 유럽 영화, 인디 영화, 예술 영화들과 비교해도 유니크한 감성이 있었어요

 

IMG_5046.jpeg

 

1. 범죄의 요소 (The Element of Crime, 1984)

 

복권팔이 소녀들을 표적으로 삼아 살인을 행하던 일명 복권 살인마가 사망하고 사건이 종결된지 3년후.. 동일한 수법의 카피캣(Copycat) 살인이 일어나고, 전직 형사 피셔가 의뢰를 맡아 살인마를 추적한다는 내용의 영화인데요

 

우와..😮 씬 한컷 한컷이 어느 화가가 그린듯한 그림같은 비주얼을 선보이는데, 몽환적인 색감의 영상에 최면이 걸리는 듯 했고, 지금껏 봐 온 연쇄살인마 추적 영화와는 스토리텔링이라던가 연출이 완전 달라서 무척 신선했어요

 

이영화가 무려 40년전 영화라니!! 다만.. 스토리텔링이 매끄럽지 못해서 개연성이 부족하고, 사건을 조사하던 범죄심리학자와 전직 형사가 연쇄살인마에게 동화되어, 연쇄살인마가 행하지 못한 두 건의 살인을 저질러서 퍼즐을 완성한다는 부분은 "엥?😵‍💫" 싶었어요

 

그리고.. 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하는 씬이라던가.. 영화 시작전 감독님이 영상편지에서 "아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도게자 박은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IMG_5047.jpeg

 

2. 어둠속의 댄서 (Dancer in the Dark, 2000)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페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를 보는 듯한 영상과 편집, 액션영화가 아님에도 '제이슨 본 시리즈' 못지 않은 좀 어질어질한 핸드헬드 촬영이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음.. "라스 폰 트리에 감독님은 평소에 어떤 생각들을 하고 지내시나?" 생각이 들 정도로 암울했어요

 

제가 관람한 뮤지컬 영화중에선 독보적으로 암울한 영화였는데, 작중 뮤지컬 씬은 체코에서 이민 온 외노자 여주인공의 상상일 뿐.. 현실이 아니라는 부분이 뮤지컬 영화라고 하기에 애매했고, 영화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어요

 

냉전과 매카시즘의 시대를 살아가는 너무나도 착하고 순수한 공산권 국가 출신 외노자 여성.. 감독이 의도한 이 설정은 처절한 결말로 향해 무심하게 흘러가고.. 영화를 보고 남는 건 허무함이었어요

 

심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때 이영화를 보면.. "그래도 저 여주인공 보다는 내가 낫지!" 혹은 "아.. 기분 드럽게 꿀꿀하네 ㅠㅠ"가 될 것 같은데.. 아마도 후자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지 않을까 싶어요

 

IMG_5048.jpeg

 

3. 멜랑콜리아 (Melancholia, 2011)

 

미술관에서 우울증 소재의 전시회를 보는 것 같은 인상적인 오프닝에서 "응! 지구 멸망ㅋㅋ"을 셀프 스포하고 시작하는 영화였어요

 

지구로 돌진해오는 '수퍼 지구(Super Earth)'의 이름부터 노골적으로 '우울증'이고, 종말을 다룬 영화임에도 다가오는 종말에 패닉에 빠진 인간군상들을 보여주는 연출이 없고, 잠시라도 나올 법한 '뉴스속보!' 씬도 하나없이 한가족의 최후를 우울하게 보여줍니다

 

제목처럼 작중 모든 장치와 연출이 일절 예외없이 우울한 영화라서, 감독과 제작진 & 배우들이 집단 강박증에 걸린 게 아닌가 싶었고, 두 주연배우 커스틴 던스트와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신들린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주더군요

 

재난 영화임에도 전혀 재난 영화가 아닌.. 우울증에 관한 레포트 같은 영화였고, 주인공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는데.. 저역시 직장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몇번 있었고 "에이! 차라리 다 망해버려라!"하며 멘탈 산산히 부숴졌던 경험이 있었어요

 

많은 예산을 들인 영화가 아님에도 '코즈믹 호러' 엔딩은 심하게 공포스러웠는데, 고예산을 들여 전세계 곳곳의 랜드마크들이 시원하고 화끈하게 "BOOM!(feat. 롤랜드 에머리히 & 마이클 베이)"하지 않은 게 오히려 공포감을 증폭시켰던 것 같아요

 

 

*) 아쉽지만 다른 작품들은 극장에서 보기 힘들것 같은데, 어찌된게 OTT, VOD가 전혀 없네요😭

 

 

★★★★ 강박증과 광기의 예술가! 라스 폰 트리에!


profile Sierra

커뮤 활동은 가볍게..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존중합시다

 

 

Atachment
첨부 '3'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하빈 2024.07.30 00:48
    전 이번 기회에 못 봤던 초기작들 비롯해 봤던 것도 다시 보고 그랬는데, 확실히 뇌구조가 궁금한 감독임엔 틀림없습니다ㅋㅋ
    무코님이 보신 3편 중에 <어둠 속의 댄서>만 이번에 안 봤는데, 시간맞추기도 애매했고 정작 볼 수 있었던 날엔 왠지 나가기 싫더라고요. 예전에 봤을 때 무코님 말씀대로 꿀꿀하고 불편하고 뭐 그런...매력적이지 않았던 탓이 컸던 듯요ㅋ
    놀라웠던 건 <범죄의 요소>였어요. 거의 데뷔작으로 알고있는데 촬영과 연출이 지금 봐도 좀 놀라울 정도였어서...특히 그 배경설정과 미장센들이..😳
  • @하빈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ierra 2024.07.30 01:55 Files첨부 (1)

    시대를 뛰어넘는 미장센이 대단한 영화였어요👍
  • profile
    초코무스 2024.07.30 08:36
    저도 이번 기획전을 통해 극장에서 처음 본 작품 많은데 연출이랑 각본이랑 진짜 비범하단 생각밖에 안들더라고요.
  • @초코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ierra 2024.07.30 13:54
    이렇게 또 한명의 거장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 @Sierra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초코무스 2024.07.30 15:02
    그러게요! 요즘 cgv 아트하우스 기획전 라인업 마음에 들어요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689217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2] file Bob 2022.09.18 806977 148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8] file admin 2022.08.18 1139510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842678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521006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600170 173
더보기
칼럼 <보통의 가족> 양심의 기운 빠진 외침 [8] updatefile 카시모프 2024.10.17 36264 14
칼럼 <레드 룸스> T가 공감하는 방법 [28] file 카시모프 2024.10.10 154067 26
불판 10월 22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16] new 너의영화는 11:33 3328 16
불판 10월 2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60] update 아맞다 2024.10.18 45549 45
이벤트 U+tv 모아 10일이상 출석하면 커피가?! file 엘지유플러스 파트너 2024.10.02 134847 13
영화정보 <오후 네시>캐릭터 포스터 3종 newfile
image
17:47 150 0
후기/리뷰 [카사노바]를 보고(약스포) newfile
image
17:32 35 0
영화잡담 <베놈:라스트댄스> 빌런 널 관련 감독 인터뷰 (약스포O) [2] newfile
image
17:25 299 0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동대문점 리클라이너관 보러왔습니다 [5] newfile
image
16:59 269 4
영화관정보 아트하우스모모 페드로 알모도바르 기획전 [1] newfile
image
16:58 251 3
후기/리뷰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왓츠 인사이드> 추천합니다! newfile
image
16:53 227 1
영화잡담 아트하우스 20주년 기념 상영은 [2] new
16:48 439 2
영화잡담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10월 31일 넷플릭스 공개 (일부 아시아 국가 한정) new
16:15 264 1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수원AK 리뉴얼 안내 [9] newfile
image
16:10 651 5
영화정보 임윤찬 [크레센도] 재개봉 포스터 [7] newfile
image
16:01 604 1
영화잡담 아마존활명수 무대인사 확인문자왔네요 newfile
image
15:53 420 2
영화관잡담 서울아트시네마 파울페르후번 특별전 포스터 투표 [8] newfile
image
15:53 316 3
영화잡담 폭설 개봉이 되게 조용하네요. [8] new
15:15 961 2
영화정보 CGV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촬영현장 쿠키영상 상영회 [1] newfile
image
14:50 496 1
쏘핫 특별관 스크린 사이즈 비교하는 짤 왕아맥 업데이트 했습니다 [15] newfile
image
13:35 1524 22
영화잡담 아마존활명수차 이벤트 보고 왔습니다. [5] newfile
image
13:09 942 8
영화정보 <노트북>재개봉 스코어 11만 돌파! [6] newfile
image
12:48 457 1
영화정보 <너의 색> 3만 관객 돌파 [1] newfile
image
12:10 259 4
영화잡담 Cgv 이벤트 응모는 12시에는 못하겠네요~ [6] new
12:04 1357 4
영화관잡담 ttt커버 화이트 괜찮을까요..? [8] new
11:55 611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