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일럿은 한때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장할 정도로 유명세를 탄 조종사가 어느 사건에 의해 해고되자, 다시 조종사가 되기 위해 여장한다는 웃긴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의 코미디 영화인 데드풀&울버린이나 핸섬 가이즈와 비교해서, 잔혹한 묘사가 적지 않은 두편과 달리 약간 야한(?) 장면이 있어도 잔혹하긴 커녕 피가 일절 없기에 남녀노소 다 볼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다만 이야기의 시작이 사기, 그것도 여장남자이다 보니 민망한 걸 싫어하시다면 비추천합니다. 다만 그런 저조차 가끔 조정석의 명연기에 웃음이 터지는 걸 감안하면, 결국 민망해도 조정석의 연기력을 기대하셨다면 보셔도 됩니다.
조정석의 코미디 영화에 7월에 개봉한 점이 있다 보니 2019년작의 엑시트가 떠올랐는데 엑시트와의 공통점이 꽤 많아(청춘들을 위한 주제, 신파인 척하는 개그 드리프트 등)철봉남의 후속 이야기로 느껴지기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개그만은 파일럿이 높아도 중반부까지의 완성도는 엑시트가 압승이라 생각될 만큼 낮았습니다. 그러나 후반부만은 신파로 미약하게 끝나지 않고 주제와 코미디, 심지어 반전까지를 잡아내 성공하는 점은 칭찬할만 합니다.
성별 갈등이 주제인 점에서 걸캅스가 떠올라 불안했지만 중반부까지도 걸캅스보다 훨씬 낫기에 그런 점은 불안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버킷 리스트가 극장으로나마 유재석을 보는 것인데 마침내 실현되어 좋았습니다. 오죽하면 출연하자마자 아쉬움이 보길 잘했다고 바꿔질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