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터스
정이삭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조금 놀라긴 했었습니다. '따뜻한 가족물을 찍으신 감독님의 다음 작품이 토네이도 재난...?' 하는 의문이 있었던건 사실인데, 직접 보고나니 기우였네요.
재난 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완급 조절이 정말 완벽합니다. 주인공 케이트의 과거부터 시작해 차곡차곡 서사를 쌓아나가면서 동시에 중간중간 재난 장면을 넣어주니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봤던 것 같습니다. 다만 2012나 여타 재난물처럼 러닝타임 내내 지구를 부수는 데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기대하신다면 예상보다 많은 드라마 장면들에 지루함을 느끼실 것 같기도 하네요. 이게 가장 큰 호불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데이지 에드가 존스를 필두로 글렌 파월과 엔소니 라모스 등 주연배우들도 크게 모난 부분 없이 좋은 연기를 보여준 것도 작품의 몰입도를 올리는 데에 큰 기여를 해줬네요. 여담이지만 글렌 파월 캐릭터의 성격이 영락없는 행맨이라 조금 웃음이...
재난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인데 장면 장면마다 스케일과 스펙타클함이 상당해서 적은 분량임에도 보고 나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인명피해보다 주택지 부수고 건물 날라가는 연출이 훨씬 많았던게 오히려 관객 입장에서 더욱 공포감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게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네요.
작품성이 뛰어나다라고 설명하기에는 뭐한 작품이지만 여타 재난 영화들과 다르게 서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게 매력적인 작품이였습니다. 4DX로 관람했는데 다른 익스트림 작품들과 다르게 재난물이라 그런가 몰입도가 훨씬 좋았어요. 추천드립니다. 스크린엑스도 궁금해지네요.
하나 그리고 둘
에드워드 양 감독전으로 감사히 첫 관람을 극장에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세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 동안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일상을 담아냅니다. 모두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가지 일들을 마주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기도, 좌절하기도, 깨우치기도 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며 진실의 절반만 볼 수 있다는 양양의 말처럼, 인물들은 되돌아 볼 시간도 없이 그저 앞을 향해 열심히 나아갑니다. 그리고 결말부에서 그 모든 감정과 상처들이 한데 모이고 나면 감독은 양양의 입을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영화를 통해서 진실의 절반을 볼 수 있다는 감독의 말에는 동감하지만, 러닝타임의 압박과 어느순간 흥미가 사라지는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제 삶을 되돌아보기도 전에 시계를 꺼내 시간을 보게 되네요. 연기처럼 피어나는 감정들에 매료되긴 했습니다만 아직 학생 신분인 저에게는 조금 버겁게 느껴진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이 먹으면 좋아진다는 후기들도 꽤 보여서... 몇 년 뒤에 다시 시도해보고 싶어지네요
이거는 넘을 수 없다 싶은 저에게 넘버원 영화인데
처음 볼때는 뒷모습이라든가 진실의 절반, 그런 개념들이 조금 아리송하기도 철학적이라 조금 어렵게 느껴졌는데
올해 극장에서 처음 봤을때
전체 내용을 알고 봐서 그런가 첫 장면에서부터 눈물이 나더라구요ㅠ 공원에서 사진 찍는 것 부터..
흔히 인생이 필름처럼 스쳐간다고 말할때 그 필름의 첫 장면 같아서ㅠㅠ
어김없이 마지막 장면에서 오열했는데 그냥 주저앉게되는 영화 같아요
서른 넘어서 한번 다시 보시면 또 다른 감정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