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리미어 상영회로 <스즈메의 문단속>을 아이맥스로 먼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간단한 후기는 어제 썼으니 오늘은 본격적으로 무엇이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정리한 리뷰를 쓰겠습니다.
아쉬웠던 점부터 먼저 쓰겠습니다.
이 영화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말했던대로 로드무비입니다. 주인공 스즈메랑 소타가 만나면서 '미미즈'라는 재앙을 막기 위해 문을 닫으러 일본 열도를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같이 시간을 보냅니다.
(위 사진의 남자, <너의 이름은>의 타키 성우더라고여!)
개인적으로 스즈메의 캐릭터성도 쌓고 소타가 스즈메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스즈메가 어떻게 도움받는지 등등 많은 시간을 이쪽에 할애하다 보니 중간에 살짝 늘어져서 지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중간에 살짝 지루할 뻔했지만 다행히 지루할 즈음에 바로 재앙이 일어나 그걸 막으러 가는 전개가 나와서 좋았네요. 아마도 사람에 따라서 이 영화의 템포가 느리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올린 간단 후기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제 옆에 앉았던 일본인 커플 중 남자친구분이 영화 끝나고 "졸렸다."라고 한걸 보면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좀 갈릴듯 합니다.
그리고 또다른 아쉬웠던 점은 재앙을 막는 과정은 흥미진진한데 그 결과가 살짝 갑작스럽고 조금 허무하다고 느껴진다는 것? 특히 중반부의 어떤 장면에서는 "어? 이렇게 갑자기 끝낸다고?"하는 장면이 있었고 후반부 하이라이트도 개인적으로 조금만 더 박진감 있게 늘렸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네요. 재앙을 막는 이 부분에서 제가 기대감이 좀 컸는데 이 부분 때문에 이 영화에 건 기대치에 비해 좀 아쉬웠네요.
그리고 <너의 이름은>이랑 <날씨의 아이>가 여운이 남았던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후반부에 빵!!! 터뜨려서 소름 돋게 만드는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인데 이번에는 빵!!!! 터뜨리면서 소름 돋는 장면이 딱히 없었던 같네요. 이런거는 신카이 마코토가 굉장히 잘하는 부분 중 하나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전작들에 비해 다소 약한게 아쉬웠네요.
그래도 스즈메가 각성하는 이 장면의 연출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간단 후기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에 있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랑 싫어하는 사람이 갈릴 것 같은데, 왜냐하면 초중반부까지는 로드무비랑 액션으로 담겨졌다면, 후반부는 판타지적 설정이 잔뜩 가미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브리 향기가 나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보다보면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느낌이 나긴 합니다(물론 <스즈메의 문단속>은 이 영화들이랑 명백히 다른 영화입니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하지만 아무리 이 영화가 아쉬웠다고 말한들, 언제나 '제 기대치'에 비해 좀 아쉬웠을 뿐이지, 저는 이 영화를 재밌게 봤고 완성도면에서는 <날씨의 아이>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더욱더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을 뿐😅)
아마도 제 기준으로,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에서 <초속 5센티미터>, <너의 이름은> , <스즈메의 문단속> 이 세 작품이 가장 완성도가 좋았던 작품 같습니다.
그럼 어디가 좋았는지 한번 얘기해보겠습니다!
작화부터 말하자면 뭐............신카이 마코토 하면 당연히 엄청난 퀄리티의 작화 아니겠습니까?? 이번 영화는 코로나라는 악재, 그리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예전에 이 영화를 만드는데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고 했는데 그것을 극복한 결과는 그야말로 👍👍👍👍👍👍👍👍
특히 이번에는 이펙트 효과가 굉장히 많았는데 웬만한 소년만화 극장판 애니에 꿀리지 않는 퀄리티의 이펙트 효과들이 다수 나옵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의 주인공, 스즈메랑 소타의 연기..................와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스즈메 역을 맡은 하라 나노카는 말할것도 없고 소타 역을 맡은 마츠무라 호쿠토는 아이돌 출신이라 불안함이 많았던 것을 아예 뒤집을 정도로 좋은 목소리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외 다른 캐릭터들의 연기도 매우 좋았습니다!
그리고 '다이진'이라고 불리는 이 고양이는 초중반부까지는 악질처럼 보이지만 막상 후반부에 가면 굉장히 정이 가는 캐릭터이기도 했네요.
또한, 간단 후기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영화에는 <너의 이름은>이랑 <날씨의 아이>와 달리 영화 중간중간에 음악을 넣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연출이 전혀 없습니다. 아무래도 재앙이라는 주제가 가벼운 주제가 아닌지라 저는 이 선택이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바로 전작들에 비해 훨씬 역동적인 촬영이랑 움직임들입니다! 예전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귀멸의 칼날극장판이랑 주술회전을 보고 나서 액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거기에 영향을 받은 덕분인지 이번 영화에 역동적인 샷들이 많이 들어가있습니다.
특히 다이진이랑 의자의 추격씬은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에서 가장 역동적인 장면으로, 귀멸의 칼날이랑 주술회전의 향기가 많이 납니다. 거기다가 열쇠를 잠구는 장면도 카메라를 돌리면서 잠구는 등 여러 구도로 찍는걸 보니 대중성을 더 키우려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힘이 보이더군요.
연출적인 면에서도 이를 갈고 만든 흔적들이 많이 보입니다. 영화의 제목이 나타나는 연출은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주제랑 알맞게 굉장히 잘 연출했고, 후반부에 소타가 나오는 장면 중 하나는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 최고의 연출 장면 중 하나였다고 생각할 정도였네요! 그외에도 연출적으로 전작들보다 굉장히 향상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약간 감정적인 장면도 있어서 보다보면 눈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울컥하는 장면도 있었네요.
이러한 장점들을 고려해서 저는 특별관에서 관람하시는걸 추천합니다! 특히 열쇠를 잠구는 사운드나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은 꼭 아이맥스로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제 생각에는 조만간 돌비시네마 상영도 할것 같은데 아이맥스 관람은 당연히 N차 확정이고, 돌비시네마 상영이 결정되면 꼭 돌비시네마로도 볼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이맥스 상영은 거의 100% 할것 같고(너의 이름은이랑 날씨의 아이 아맥 상영을 했는데 설마 아번 작품을 안 할리가😅), 일본에서 돌비시네마 상영을 하면 한국에서도 돌비 상영은 거의 확정일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했던 말이 있었죠, "PTSD를 유발할 수 있다." 도쿄 대지진처럼 일본에서 큰 지진을 겪었던 분들은 아마도 영화의 오프닝부터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더라고여. 하지만 이 영화는 재앙을 막는 영화이기에,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음에도 어쩌면 재앙을 겪은 분들에게 이 영화가 심심한 위로를 보내주는게 이 영화의 목적 중 하나이지 않나 싶네요.
결론적으로 제 기대치에 살짝 못 미쳤지만 그럼에도 저는 이 영화를 재밌게 잘 봤습니다! 만족스럽게 봤지만 많은걸 담으려다가 아쉬움이 좀 많았던 <날씨의 아이>에 비해서 메세지보다 캐릭터에 집중한 이번 영화의 완성도는 전작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일본에 와서 영화를 보시는 분들은 부디 재밌게 보시길 바라고 저는 이번주 주말에 블팬2랑 같이 N차 관람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