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편 전쟁은 19세기 청나라와 영국간의 갈등을 두고 아편전쟁이 어캐 발생하였는지, 그리고 청나라가 왜 몰락했는지를 다룬 영화입니다. 소재가 아편 전쟁이라 장르가 전쟁물로 보이겠지만 실제로 전쟁 파트는 10분도 안되며 이 영화의 장르는 끝까지 역사로 드러내는게 이 영화의 특징입니다. 그때 당시엔 적지 않는 값인 1500만 달러로 제작비를 쓰였지만 앞서 말했듯이 전쟁씬에 많이 쓰이지는 않았으며 대신 아편전쟁의 스케일에 다 쏟아냈습니다. 작중 19세기의 피폐된 청나라뿐만 아니라 역시 19세기의 영국의 욕망 가득찬 상황을 드러낸다던지... 제작비 쏟아부운 것 중에서 수천명의 엑스트라들을 사용하면서까지 아편을 강에다 폐기시키는 씬(위의 포스터에 그려진 씬이 이것입니다.)이 압권이었습니다.
또한 거대한 스케일뿐만 아니라 아편전쟁으로서의 완성도에서도 꽤나 잘 보여줬습니다. 2시간 반이나 되는 역사물임에도 중반까지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들을 정도로 전쟁 직전 청나라를 정복시키고 싶은 영국의 묘사를 흥미롭게 다뤘으며 많지는 않지만 몇몇 대사들(예컨대 아주 잠깐 등장했음에도 치밀한 모습으로 각인시킨 빅토리아 여왕의 대화처럼)이 며칠지나도 잊지 않게 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역사로서 기대하고 본다면 만족스럽게 보실수 있겠지만 반대로 역사가 아닌 영화로 보신다면 실망하실 것입니다. 2시간 반이나 넘은 만큼 다양한 인간군상이 나오지만 다 아편 전쟁이 왜 되버렸는지에 대한 과정만 그릴뿐 플롯나 캐릭터의 개성엔 힘을 쏟지 않아서 설사 흥미로운 특징을 가진 인물이더라도 얼마 못가 흥미가 잃어버리는게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영화에 가장 필요한 캐릭터가 힘을 잃게된 중후반부터 몰입감이 서서히 감소되어 중국의 몰락을 대변하는 제 1차 아편전쟁이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결말 앞에서도 감정이 생기질 못합니다. 쉽게 말하면 전투신 중 20분이나 삭제된 한산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아편 전쟁의 과정을 끊임 없이 진하게 다룬 점에서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중국 영화는 막대한 대규모 영화를 그려대지만 실상은 프로파간다에 그쳐 실망하기 짝이 없는 반면 이 영화는(비록 막판에 조금 있긴 하지만) 프로파간다 대신 주제에 힘을 쏟아 부운 점을 바탕으로 이후로 -물론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상태로-아편 전쟁 같은 영화를 그려줬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별점: 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