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이 군대 내 부조리와 가혹행위를 비롯한 병사들 간 폭력의 대물림을 다뤘다면 시즌 2는 군대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들을 군 수뇌부가 축소 및 은폐하는 것에 대한 내용입니다. 시즌 1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대로 이어지며 잠깐이나마 분위기가 밝아졌던 시즌 1과는 다르게 6화 내내 분위기가 무거운 편입니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대에 온 젊은이들이 폭력속에 노출되어 부당한 대우를 받고 그것에 반발하면 관심병사, 고문관, 폐급 낙인을 찍고 감당할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나면 국가는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참으면 윤일병(2014년에 일어난 28사단 의무병 사망사건), 못 참으면 임병장(2014년에 일어난 22사단 총기난사 및 무장 탈영사건)", "부를 땐 국가의 아들, 다치면 남의 아들, 죽으면 누구세요?" 라는 말은 전혀 과언이 아니라는걸 군대에 다녀온 분들이라면 잘 아실겁니다. 시즌 1을 보는 내내 불편하고 머리가 아픈 느낌이 들었는데 시즌 2 또한 보면서 다른 이유 때문에 불편하고 머리가 아팠습니다.
시즌 2 공개 일주일 전, 저는 동원예비군 훈련에 입소하여 집에 가고싶다는 말을 몇 분에 한 번씩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같은 시각에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 1사단 소속 故 채수근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故 채 상병은 현역복무 중 상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희생당했는데 그깟 예비군 훈련이 뭐라고 그런 불평불만이나 털어놓는 제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현역시절에 봤던 탈영 및 자살 사건들이 하나도 언론에 나오지 않아 군 사건사고 은폐를 밥 먹듯이 봐서 무뎌진 감이 있었는데 이번 해병대원 사망사고와 D.P. 시즌 2 공개 이후론 군필자가 아닌 분들까지 꾸준히 관심을 가져 더 이상 군 사건사고 은폐가 당연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원작 웹툰 속 안준호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군대가 그런 이유로 사람이 죽어도 되는 곳은 아니잖아요?"
어쩔수없었다 라고 말하는게 저도 보면서 답답했네요 .. 시즌1보다 분위기는 더 어두워서 기대만큼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드라마가 말하려는걸 확실하게 보여줘서 나쁘진않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