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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이 영화가 개봉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제가 따로 찾아보니까 이 작품은 따로 극장 개봉은 예정에 없고 이미 2월에 France.tv에 방영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방송국 사이트에 무료로 공개가 되어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 기자들이 우크라이나 동쪽의 중요 항구 도시인 마리우폴로 향합니다. 그리고 마리우폴에서 20일 동안 머무르면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되어 가는 도시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낸 다큐멘터리입니다

 

보는 내내 긴장과 공포였습니다. 아마 이 작품을 언젠가 보시게 되면 다들 그렇게 느끼실 것 같은데요. 러시아군의 공습이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쟁의 공포를 피부로 직접 느끼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기가 고통스럽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민간인들이 죽어나가고 그들의 삶이 파괴되는 현장을 이렇게까지 밀착해서 본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카메라를 든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보기에 고통스러울 것이다. 고통스러워도 봐야한다. 고통스러우기에 봐야한다."

 

이 영화의 카메라는 오로지 '전쟁의 참상을 알려야 한다'는 윤리로 작동합니다. 이 영화에서 카메라를 든 기자들은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서 찍은 영상과 사진들을 뉴스에 내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전선이 가까워지자 다른 기자들은 도시를 떠나고 죽음의 위협은 더 커져가고 며칠 후에 도시에 인터넷마저 끊겨버리는 와중에도 이 기자들은 이 도시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카메라에는 무력감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카메라를 들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려는 그들의 의지는 분명하지만 바로 눈앞에 펼쳐진 전쟁의 참상 앞에서 카메라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이 작품 전체에서 느껴집니다. 또한, 이 전쟁의 참상을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겨우겨우 전세계 뉴스에 내보내도 러시아는 그것이 조작된 이미지라고 여론을 호도합니다. 마리우폴 주민들은 기자들에게 "이것들을 찍어서 참상을 알려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카메라가 비록 진실을 촬영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지금 당장의 참상을 바꾸지는 못할 뿐더러 진실의 이미지는 정치적인 의도에 따라 진위여부의 논쟁에 휩싸일 위험이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 기자들은 카메라 든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끝까지 버리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나오지 않았겠죠. 이 영화를 만든 기자들은 여론을 호도하는 거짓의 말보다 진실을 촬영한 이미지의 힘을 그래도 믿는 듯합니다. 사람들을 행동하게 함으로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그런 힘 말이죠. 21세기가 된 후 20년도 넘게 지난 지금 이 시대에서 진실의 이미지가 그 힘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지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힘이 모일 수 있기를 소망하는 바램이 이 영화의 고통스러운 진실의 이미지에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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