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지난 2월 <오펜하이머> 관람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용산에 이어 준 플래그십 스토어에 해당하는 사이트죠. 국내 유일의 THX, SCREENX PLF 등 다양한 특별관을 보유하고 있고 접근성도 좋아 방문객이 많은 곳입니다. 기존 스피어엑스관을 허물고, 아이맥스로 리뉴얼 했다는 소식에 찾아가 봤습니다.
상영관은 타임스퀘어 건물 7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외에 프라이빗 박스가 있는데, 넓고 쾌적했어요.
대기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좋았습니다.
영사 품질은 훌륭했습니다. 광교, 대구에 이어 3번째로 보급형 싱글 레이저(IMAX CoLa)를 도입했는데요. 영사기는 자사의 독자 모델을 사용하며 기존 제논램프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밝기와 색감, 명암비를 보여주었습니다. 스크린 크기는 광교 아이맥스(20x12m)보다 작은 수준이었고, 스펙클 현상도 적을뿐더러 키스톤 왜곡도 잘 조정되어 있었네요.
영아맥 사운드가 뛰어나다고 해서 반신반의했는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프런트 스피커의 출력이 좋아 아이맥스 특유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우퍼 베이스의 저음도 탁월했고, 각 음역대의 밸런스도 잘 잡혀있었습니다. 영등포의 경우 상대적으로 큰 면적이 아님에도 GT 급 규모에서 사용하는 12-TRACK(12채널 사운드)을 도입한 것이 이러한 장점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 것 같네요. 방향성과 공간감 또한 준수했습니다.
좌석은 가죽형이었고, 거리와 단차 모두 좋았습니다.
추천 좌석으로는 F~H 열 12~16번이 되겠네요.
여기까지 영등포 아이맥스에 대한 후기였습니다.
하기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인 점 참고해 주세요.
(이미지 출처: AVS Forum)
결론부터 말하면 영등포는 ‘가짜 아이맥스’ 그 이상과 이하도 아니라고 봅니다. 빌트인이 아닌, 리뉴얼이라는 이유로 평가 절하하는 게 아니고요. 아이맥스 본래의 지향점과 그 취지에도 크게 어긋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맥스는 말 그대로 최대 시야각의 확보를 통해 영상에 압도되고, 몰입하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자연스레 스크린 크기는 척도가 되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용산급의 크기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좌석이 존재하지 않거나, 정말 극소수라는 게 문제입니다. 영등포의 경우 스크린의 높이부터 적절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단상이 있는 아이맥스가 무슨 경우인가요. 나아가 좌석과의 거리가 멀어 이게 아이맥스로 보는 것인지, 그저 화면이 선명하고 사운드 좋은 대형관에서 영상물을 보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영등포 아이맥스만의 문제도 아니지만요.
결국 아이맥스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에 의문이 남습니다. 이미 지점별로 성능 편차가 너무 크고, 주력으로 내세우는 스크린 크기에 있어서도 일부를 제외하면 더 이상 차별성이 없어요. 결정적으로 아이맥스는 독자적인 영상, 음향 기술을 갖추고 있지도 않죠. 이러한 기조는 돌비시네마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인식의 변화만 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안일했던 1강 체제에 균열이 생긴 거죠.
(이미지 출처: The Board of Trustees of the Science Museum)
아이맥스에 대한 대중들의 수요는 여전히 높습니다. 눈앞에서 거대한 스크린을 마주하니 직관적으로 강한 인상을 받겠죠. 과연 이것이 언제까지나 유효할까요. 추세를 보면 영사기와 스크린, 스피커만 교체하고 생색을 내는 것인지, 본래의 목적을 망각하고 그에 걸맞은 경험 자체를 박탈시키는 것은 아닌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발전에 대한 고민 없이 구색만 갖춘 미니 맥스와 다를 바 없어 보이네요.
p.s 주말에는 필히 대중교통 타세요, 입차만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