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액션 드라마 모든걸 버무리고 신파 한숟갈 첨가하는 한국식 영화는 티켓값 1만원 시절에나 먹히던 공식입니다.
이제는 하나에 집중한 영화가 흥행하고, 그중에서도 집중한 요소가 특히 고품질이거나 이야기 진행이 빡빡하게 짜여있는 작품이 대박을 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의 나라]는 추천하기 힘듭니다. [서울의 봄]은 서울의 봄이라서 흥행했고 [변호인]은 변호인이라서 성공했지, [서울의 봄]에 [변호인]을 끼얹었다면 딱 [행복의 나라]만큼 억지 후반부가 루즈한 범작이 되었을 겁니다.
거기에 덤으로, 대사마저 너무 구립니다. 특히 한국영화 특유의 클라이막스 공식 파트에서 장인후(조정석)의 대사는, 조정석의 연기마저도 차마 살리지 못하는 처참함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의의는 "사람들은 이 사건에서 김영일(현실의 김재규) 부장 말고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던 장인후의 울분을 풀어줬다는 것 뿐입니다. 그동안 10.26 사태를 다룬 다른 작품들이 수없이 나왔지만 거의 동일한 인물들을 비슷하게 다뤄왔다는걸 생각하면,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온 것만으로도 박흥주 대령의 억울함이 재조명되길 바랍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의 관람까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2.0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