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파일럿은 400만 이상으로 가고 행복의 나라나 빅토리는 50만도 겨우겨우 가고 있는걸 보면 참 놀랍습니다.
이 세 영화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사실 전 영화를 본 후에 주는 만족감에 있어서 이 세 영화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점에서 왜 사람들은 파일럿만 볼까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내린 결론은 파일럿이 나머지 두 영화보다 더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라는게 크게 작용했다 생각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갈때 그 영화를 볼지말지 선택하는건 영화의 소재, 배우, 관람후기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주위에 영화를 가끔보는 지인들도 3가지 사안은 거의 필수적으로 체크하죠.
그런 점에서 봤을때 행복의 나라는 영화의 소재부분에 있어서 힘이 떨어집니다. 행복의 나라 예고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형적으로 한국영화에서 많이볼만한 소재입니다. 예고편만 봐도 줄거리와 결말이 예측될 정도니까요.
빅토리는 배우진에서 밀립니다. 혜리 제외하고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배우가 나오지 않기때문에 일반인들이 빅토리를 선택하기는 꺼려지죠. 요즘은 탑급배우를 써도 잘되지 않는경우가 많다보니 배우진의 힘이 빠지면 사람들이 영화를 시도하기가 꺼려집니다.
반면 파일럿은 배우진은 평범하지만 다른 경쟁영화에 밀리진 않고 영화의 소재는 여장남자를 소재로한 코미디 영화라는 점에서 한국영화계에서는 신선한 소재죠. 여기에 평도 준수하니까 세 영화 중에 파일럿 선택이 압도적으로 많은거 같습니다.
영화의 소재나 배우진, 관람평을 따지고 영화를 선택하는건 어느때나 항상 그래왔지만 영화값 상승으로 인해 사람들의 눈이 높아져서 이러한 현상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15000원이라는 가격에 사람들은 부담을 느끼고 영화관람을 줄이거나 포기하고 있고 영화를 보더라도 눈이 많이 높아졌죠. 영화관에 팝콘까지 하면 상당히 돈을 쓰는데 아무영화나 편히 보는건 사람들에게는 값어치를 못합니다. 그렇지만 영화자체가 내용물이 뭔지 모르는 선물박스를 열어보는 것이기에 이러한 상황이 맞물려서 '재밌어보이는 영화'가 힘을 얻는거 같습니다. 물론 이런거 다 제외하고 서울의 봄이나 극한직업같이 입소문이 날 정도의 퀄리티 있는 영화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그런 영화를 만들어내는게 쉽지 않습니다. 거의 몇십 작품중에 하나 나올까 말까하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한국영화의 흥행면에서는 얼만큼 재밌어보이게 영화를 만드는지도 중요도가 많이 높아진거 같습니다.
유명 배우가 나오거나 흥행 감독이 만들거나 한창 인기 있는 장르로 만든다고 흥행 하는 것도 아니고 영화 자체도 왠만큼 잘 만들어야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과 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라...
파일럿의 여장 남자는 신선하다기 보다는 너무 식상한 소재고 내용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만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워낙 재미있고 개봉 시기를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공개됐을 때는 큰 관심도 없고 별 기대도 안되던 작품이었는데 결국 이번 여름 시즌 승자가 되었네요.
행복의 나라는 서울의 봄 못지 않게 괜찮게 나온 영화인데도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고 보고 나면 기분이 우울해지는 영화라 예상보다 꽤 저조한 듯 합니다. 요즘 같은 세상엔 우울한 영화보다는 밝은 영화가 더 보고 싶은 게 당연하기도 합니다만...
빅토리는 예전 응답하라 분위기인데 못 만든 건 아닌데 한 방이 없고 대진운도 좋지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