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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15년 작품입니다. 작품이 워낙 호평도 많고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라 봐야지 봐야지 하고 미루다가 이번에 맘 먹고 집에서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남매의 여름밤이나 미나리같이 가족의 이야기가 나오는 작품들을 참 좋아합니다.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가족의 이야기야말로 우리가 겪어보지 못하는 누군가의 삶이라고 생각해서요. 그래서 타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영화라는 예술에 가장 잘 맞는 장르라고도 생각합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앞서 언급한 작품들과 다르게 가족 사이에 조금은 복잡한 관계가 얽혀있지만, 그 매듭을 천천히 풀어가면서 전달하는 감정들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스토리에 위기도, 절정도 없지만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없이 틀었다가 새벽에 펑펑 울었습니다... 🥲 최근에 너무 자극적인 영화들을 봐서 그런가 유독 마음에 더 와닿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좋은 시간이였네요


profile 박재난

세미는 뽀미에게 물린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손을 높게 들어 올리고는 샤워를 한다. 엄마는 예의도 없이 불쑥 들어와 다 큰 딸의 상처에 주방용 랩을 대충 감아주었다. 세미는 그게 나쁘지 않았다.

 

세미는 조이와 단둘이 마주보고는 '사랑해'라는 말을 가르친다. 세미는 그 말을 또렷이, 아주 정확하게 반복했다. 눈치 없는 아빠는 세미의 방으로 쳐들어와 조이에게 아빠 해봐, 아빠 잘생겼다! 같은 말들을 던지며 장난을 쳤다. 세미는 아빠를 내쫓고는 조이에게 다시 속삭인다. '사랑해."

 

우리는 세미가 잠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조금씩 아주 서서히 주변의 소리도 시야도 사라지는 그 모습을. 오늘 하루 세미에게 좀처럼 찾아오지 않던 평화가 드디어 찾아오고 있음을. 설레는 마음도, 슬픔도, 사랑도, 모두 뒤로 한 채로, 아주 천천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너는

 

잠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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