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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우 캐릭터가 서사가 없다, 마지막에 죄없는 사람들까지 살인트랩에 엮는 캐릭터 붕괴를 보여줬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에서 많이 보이네요. 저는 이게 상당수의 관객들이 박선우에 대한 캐릭터 해석을 실패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박선우는 비질란테가 아닙니다. 본인이 수차례 언급하듯이, 박선우는 본인을 해치(비질란테)라고 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박선우가 영화 초반부의 살인에서 얼굴을 보여줄 때, 그 얼굴은 정의감에 불타는 다크히어로가 아니에요. 그냥 살인을 즐기는 싸이코패스 그 자체였지요.
다시 말해, 박선우는 영화 시작부터 반드시 얼굴을 보여줬어야했습니다. 이 영화의 정체성은 범인의 정체가 누굴지 추리하는 미스터리 수사물이 아니라는 것을 선언하고, 범인은 그냥 싸이코패스임을 선언해야했으니까요.
싸이코패스가 왜 싸이코패스가 됐는지에 대한 서사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가 왜 싸이코패스 살인마가 됐는지에 대한 서사가 없는 것처럼요. 그냥 이유 없이 부닥치는 자연재해인겁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박선우와 가장 유사한 캐릭터는 웹툰이자 드라마인 [비질란테]에 나오는 조강옥입니다. 김지용(비질란테)이 아니라 조강옥(짭질란테)이라고요. 정의감 때문에 사적제재를 가하는 다크히어로가 아니라, 살인에 대한 욕구가 있는데 마침 그 대상이 사람들의 열광을 받으며 합리적(?)으로 죽여도 되는 범죄자였던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후반부에 무고한 피해자들이 발생하는 것도 상관이 없지요. 그냥 싸이코패스니까 그런거고, 오프닝에서도 남산에서도 약쟁이 소굴에서도 박선우는 살인의 욕망과 필요성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정해인의 연기로, 류승완 감독의 각본과 연출로 대놓고 알려줬는데도 헷갈리는 관객들이 있다는건, 어쨌든 캐릭터성을 헷갈리게 표현한 류승완 감독의 실책이라고 봅니다. 그래도 어쨌든 2편에서 박선우가 어떤 인물인지 사전정보를 제공했으니 3편에서는 캐릭터성을 풀어내기가 한결 수월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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