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무코 여러분.
오늘 소개할 영화는 미야케 쇼 감독의 2024년작 <새벽의 모든>입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건 타이틀이 너무 맘에 들어서였는데요. ‘새벽의 모든’이라는 원작 소설도 나와있더군요.
그럼 영화로 바로 들어가볼까요?
영화는 여주인공 후지사와(카미시라이시 모네)가 월경전증후군(PMS)으로 고통받는 장면에서 시작해요. 그녀는 평소엔 친절하고 싹싹하지만 월경을 앞두고는 몸이 이상해지면서 난폭해지고 화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경찰서 신세를 지기도 하고 회사에서 문제를 일으키다가 결국 퇴직해요.
몇 년이 지난 후 후지사와는 학생용 과학 키트를 만드는 ‘쿠리타 과학’에 들어가요. 거기서는 이전 보다 비교적 적응을 잘하네요. 그런데 거기서 야마조에(마츠무라 호쿠토)라는 남직원을 만나요. 야마조에는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입니다.
월경전증후군(PMS)과 공황장애의 만남. 뭔가 불꽃이 튈 것 같지 않나요? 과연 그럴까요?
야마조에는 사실 좀 까칠한 사람입니다. 공황장애가 있어서가 아니라 호불호가 확실하고 정에 이끌리거나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원래 대기업에 다녔는데 공황장애가 생기면서 ‘쿠리타 과학’으로 옮겨온 듯 하고요. 이 회사는 규모도 작고 바닷가에 있는 시골 회사라 그렇게 스트레스풀하지 않나봐요.
여튼 후지사와와 야마조에는 병을 계기로 점차 친해지면서 서로를 알아가요.
야마조에는 공황장애가 심해서 지하철조차 탈 수 없어요. 지하철 역에 들어서는 연습부터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후지사와와 가까워진 야마조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다가 자기 병보다 PMS에 관심이 생겼는지 관련 책들을 의사로부터 빌려가기도 하고요.
새벽의 모든 夜明けのすべて, 2024
장르 | 드라마
국가 | 일본
상영시간 | 1시간 59분
등급 | 12세
감독 | 미야케 쇼
출연 | 카미시라이시 모네, 마츠무라 호쿠토, 미츠이시 켄 외
그런데 후지사와는 와중에 이직을 준비해요. 후지사와의 엄마가 요양병원 생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데 엄마를 돌보기 위해서 엄마가 사는 동네의 직장으로 옮기려는 거지요. 후지사와는 이직을 준비 중인데 야마조에는 오히려 대기업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이 회사에 그냥 머물기로 합니다.
파이널을 향해 가면서 둘이 마지막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는데 거대한 움막 같은 곳에 들어가서 천장에 별자리를 쏴서 소개라는 프로그램이에요.
그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해설 원고가 필요한데 둘은 아주 오래전 회사의 선배가 사용했던 녹음 테이프를 발견하고는 그 녹음 원고를 토대로 해설을 준비해요.
영화에 나왔던 온갖 출연자들(후지사와의 지인들, 야마조에의 지인들)이 다 모인 데서 이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고 이제 후지사와는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 어떤 애절함이나 이별의 정리 같은 건 없어요. 가야 하니까 가고, 보내야 하니까 보낸다는 정서입니다.
심지어 회사 사장도 후지사와의 사직서를 무슨 선물이라도 받는 마냥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고요. 다른 데 가서도 잘하라고 격려합니다.
이 영화에는 정말 천사 같은 사람들만 나와요. 빌런이라 할 만한 사람도 없고 약간의 심술기가 있는 사람조차 없어.
정말 사악한 것 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들 뿐이에요.
이 영화의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한데요.
여기서 어둠은 고난을 상징하고 새벽은 그 끝을 상징해요.
그러나 이 어둠은 고통만이 아니고 그 안에서 얻을 것도 많다는 대사가 나와요.
우리가 밤이 있어서 지구 밖 세계를 알게 되잖아요. 별도 있고 달도 있고 지구 밖 세상이요.
어둠은 그런 별세계를 열어주기도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실제로 후지사와와 야마조에도 병 때문에 여러 갈등을 겪고 잃는 것도 많지만 그만큼 그 병이 아니었으면 경험하지 못할 일들을 겪고 많을 것을 얻어가기도 해요.
영화의 결말부에 그런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데 설교나 훈장질 느낌은 아니고요.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내려가 자연스럽게 전달됩니다.
거기에 따른 별이나 별자리 얘기도 많이 나오고요. 로맨틱 합니다.
사실 저도 말 못할 심리적 병을 앓고 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살짝 깨달음을 얻은 것도 같아요.
왠지 제 병의 치유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 같은 영화였습니다.
이상 너무 편안하고 고요한 영화 <새벽의 모든>의 리뷰였어요.
출처: 제 블로그에 올린 글을 살짝 수정한 글입니다. 칼럼이라 하기도 그렇고 그냥 감상문 수준이네요.
첫글이라 그냥 올리고 다음 부턴 형식을 바꿔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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