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트위스터스>는 90년대 말 개봉했던 얀 드봉의 <트위스터>의 속편격의 작품입니다.
기상청 직원인 케이트(데이지 에드가 존스)는 몇 년 전 토네이도의 소멸을 시도하다가 연인과 친구들을 잃고 더 이상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기 꺼려합니다. 하지만 그 때 함께 했던 생존자인 하비(안소니 라모스)가 직접 케이트를 찾아와 새로운 프로젝트를 함께 하자고 합니다. 본능적으로 토네이도에게 다시 끌리게 된 케이트를 하비와 함께 길을 나섭니다.
한편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오클라호마에 집결한 토네이도 소멸 전문가들은 서로 경쟁하듯이 생성되는 토네이도가 있는 곳을 먼저 선점해 소멸하려고 합니다. 하비와 케이트 앞에 유명 유투버인 타일러(글렌 파웰)이 등장하고 케이트와 전혀 방식으로 토네이도에게 접근합니다. 그의 방식이 맘에 들지 않은 케이트는 그와 가깝게 지낼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떤 계기를 통해 오해가 풀리게 되고 그와 함께 토네이도 소멸을 시도해봅니다.
1996년 얀 드봉의 작품은 5억불의 가까운 히트를 합니다. 그리고 거의 30년이 지나 제작된 이 작품은 <미나리>를 통해 주목을 받은 정이삭 감독이 연출을 하게 됩니다. 사실 예전 같으면 이런 연출 제안에 의아해했지만 요즈음은 <노매드랜드>를 연출했던 클로이 자오가 <이터널스>와 같은 마블 영화를 연출하기 때문에 크게 놀랄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연출력만 좋으면 전작과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도 제작사엔 연출 의뢰를 하는 것이죠. 다만 클로이 자오와 같은 경우 성공적이라고 볼 순 없을 것 같지만요.
정이삭 감독의 <트위스터스>는 장르법칙에 충분하게 잘 연출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토네이도를 대하는 메인 캐릭터의 설계도 잘 되어있고 경쟁자과 우군이 되는 디테일도 좋습니다. 그리고 멜로라인으로 급속히 이어지지 않는 점도 나쁘지 않았지만 다만 흥행코드를 생각해보면 이어져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거의 30년 전 영화와 비교하기가 힘들긴 하지만 당시 보단 비주얼 쇼크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점은 이번엔 없지만 토네이도 발생과 소멸 그리고 이것이 캐릭터에 미치지 영향들은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부분의 연출도 좋았고요. <미나리>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도 잘 소화해낸 정이삭 감독이 다음 작품에선 자신의 색깔을 좀 더 드러낼 수 있는 작품으로 다시 돌아오면 어떤 결과를 낼지도 한편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