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동안 여행을 다녀와서 어제 장손이랑 오늘 베테랑2 뒤늦게 봤는데요,
여행 내내 커뮤니티마다 시끄러웠던 베테랑2가 특히 궁금하더라고요ㅋㅋㅋ
오늘 보고 나니 사람들 기대와 많이 다른 것이 나오기는 한것 같은데, 장점도 확실하고 오락영화로서 아주 낙제점인가 하면 그건 아닌것 같거든요.
오히려 베테랑2가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전편 사이다 요소들을 답습했으면 개인적으로는 좀 김이 샜을 것 같은데, 다소 엉성하더라도 방향 틀어버린 선택은 지지하고 싶습니다.
속편에서 판을 키우는 대신, 액션영화로서 전편이 취했던 마초스런 스탠스를 오랜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고 성찰한다는 것이 제게는 꽤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뜬금없다 싶었던 주인공의 가정 파트와 학교폭력 이야기도 결국은 그 주제로 어찌어찌 묶여지는거 보고 각본을 쉽게 쓰진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악역이 매력 없다, 설명이 없다는 지적도 개인적으로는 공감은 안되고 그냥 1편 조태오와 다른 방향으로 카리스마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원래 잔혹했던 소시오패스가 정의구현이란 명분에 도취된 인물로 상정하고 영화를 봤습니다ㅋㅋ 사적 제재 말은 쉽게들 해도 맨정신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 그렇게 못 죽이고 다닌다고 생각을 해서요.
아쉬웠던 건 유머 코드... 심각한 중반부 전개를 환기하기 위해서인지 유머가 좀 관습적으로 뿌려져있는데 타율이 높지 않았습니다.
오프닝씬 엄청 욕먹은 것도 이해가 가더군요. 경쾌한 올드팝이 흐르며 판이 깔리는 것까진 좋았는데, 갑자기 십수년전 '다찌마와 리' 찐한 B급 향내가 물씬 풍겨서 당황스러웠어요... ㅋㅋ 후반부 전개도 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스무스하게 흘러간 느낌이었구요.
그리고 위에서 학교폭력 씬도 주제와 연결된다고 호평 비슷하게 하긴 했지만, 역시 전체 분량과 썩 잘 어울리진 않은 것도 있구요. 여러가지 이야기를 보다 매끄럽게 엮어냈다면 진짜 고평가받았을텐데 아쉬운 부분도 분명 적지는 않습니다.
저는 쿠키 있는 줄을 모르고 화장실이 급해서 그냥 안보고 나왔는데, 찾아보니 빌런이 또 탈출을 했다더라구요? 이 소재로 더 깊이있고 좋은 이야기 한번 더 보고 싶습니다.
베테랑 3 나오면 역시 보러 갈 것 같습니다. 적어도 공업용 사이다 같은 범죄도시 시리즈보다는 애착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