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매년 이맘때쯤에 철도영화제가 열립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기차와 철도를 테마로 한 여러 영화들과 프로그램들이 상영이 되는데 그중에서도 오늘 박하사탕 상영에 이창동 감독님의 마스터 클래스 GV가 있다고 해서 사전에 예매를 하고 갔다왔습니다.
이창동 감독님의 장편 영화들을 다 봐왔고 평소에도 많이 좋아하는 감독님인데 제가 자주 찾아가는 독립•예술 영화관에 직접 와주신다니 절대 놓칠 수가 없었습니다
박하사탕은 저도 꽤나 오랜만에 봤는데 철도영화제라는 테마에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영화가 있을까 싶더라구요. 영화 내에서 철도가 단순하게 어떤 장소로써의 역할만 하는게 아니라 시간을 역행하면서 그를 시각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왜 기차를 활용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줘서 좋았습니다
영화에서 서사의 시간적 구조를 뒤집는 과정에서의 여러 이야기, 박하사탕이라는 영화를 만들게 된 개인적인 계기, 시대에 따른 철도가 영화에 쓰이는 방식과 정서, 초록 물고기에서의 철도 활용,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과 영화계의 사람들에게 해주는 조언, 최근 영화계 이야기, 자신의 영화철학 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진지하고 격조있는 대화들로 알차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GV는 1시간 반 정도 진행되었고 관객들에게 Q&A 4개를 받은 후에 소소하게 싸인회까지 하고 마무리되었습니다. 싸인은 전혀 기대안했는데 이름까지 써주시고 영광이었습니다
공식이 있고 메세지가 뚜렷한 영화보다는 다음 작품도 관객의 개인적인 경험과 해석에 기반하여 자유로운 생각을 하게끔 하고 관객의 몫에 맡기는, 마치 정답이 없는 맛의 영화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벌써부터 이창동 감독님의 차기작이 기대가 됩니다.
참고로 차기작에 대한 힌트나 정보는 전혀 안알려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