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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좋아하세요?"

90년대를 살아온 분들에게 슬램덩크는 전설이죠.

슬램덩크를 보신 분들이라면 정말 기대하실 작품이고 기대만큼의 감동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일단 연출이 슬램덩크 근본 그 자체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이 원작감성을 그대로 살려내는데 집중한 듯합니다. 특히나 원작 만화중 작화와 연출이 절정인 최후반부 산왕전을 다루는데 만화책에서 느꼈던 감정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 놀랍습니다. 보통 만화 원작이 애니화되는 과정에서 열화 되거나 초월하는 경우(귀멸의 칼날)가 많은데 이 작품은 원작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이죠. 그러한 점이 슬램덩크 올드팬들에게는 더 반가운 점입니다.

사실적이고 가슴 뛰는 농구플레이 연출도 연출이지만 감정표현 역시 깊이 와닿습니다. 쥐어짜는 신파가 아닌 세련되고 절재된 연출만으로 울컥하는 기분을 느끼실 겁니다. 과연 만신에 걸맞은 연출이라 하겠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일본판 2차 예고편.mp4_20230109_151623.843.png료타 미야기 (송태섭)

 

 

저는 이 영화를 두 번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자막으로 보았고 기대 이상의 작품이라 한국더빙으로 두 번째 관람했습니다.

어느 것이 더 좋냐?라고 물으신다면 '강백호'라는 이름이 '사쿠라기'로 들리는 게 얼마나 신경이 쓰이는지에 따라 정할 수 있겠네요.


성우 퀄리티는 확실히 일본판(자막)이 좋습니다. 성우의 감정이 잘 드러나고 일본어임에도 발음이 정확히 들립니다. 다만 한국팬들에게 익숙한 '강백호, 송태섭, 서태웅' 등 한국어 이름이 '사쿠라기, 료타, 루가와' 등 일본원작 이름으로 들려 정서상 매우 낯설게 느껴집니다. 한국인으로서 예전에 알고 느꼈던 슬램덩크와는 다른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한국더빙의 경우는 반가운 한국식 이름들과 그에 맞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하겠네요. 하지만 한국식 전형적 주인공 목소리(성우 몇 분이 모든 주연은 다 하시는)라는 점에서는 일본성우들에 비해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일본판과 비교하면 한국어인데도 무슨 대사인지 잘 안 들리는 경우도 꽤 많았습니다. 경기장면 속 상대팀 산왕과 주인공들의 대사가 빠르게 교차할 때도 누가 누구의 대사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전형적 주인공 목소리의 난립 2)

 

다운로드 (2).jpg


원작을 안 봐도 이해가 되냐?

가능하면 원작만화를 보시고 영화를 보아야 합니다. 마블 영화를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인피니티워 : 앤드게임>을 첫 영화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일 겁니다. "오 액션은 정말 쩐다.. 근데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유명하다고 하던데 검은색 표범 같은 거 나올 때 왜 사람들이 환호하는 거지?"라는 상황으로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극장분위기도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특정 장면이 나오기 5초 전부터 감탄사가 들리기 시작하죠, 영화가 끝난 후 원작을 안 본 관객이 인물들의 대사에 공감이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만화에 크게 의지하고 있기에 반드시 원작만화를 보고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1차 예고편.mkv_20230109_151815.579.png아바타2를 압도하는 일본내수 성적 또한 후속편의 가능성을.. (달달합니다)

 


제 예상으로는 후속편이 반드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제목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퍼스트라는 것이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원작 만화 마지막 경기인 산왕전을 두고 더 퍼스트라 칭한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산왕전을 퍼스트로 선보임으로써 20년 전 원작 팬들 가슴 속 슬램덩크를 현시대에 소환하는 것이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목표일 것입니다. 또한 원작에서 소홀하게 묘사하였던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하는 점 역시 원작자가 슬램덩크에 못다 한 이야기가 있으며 주인공들의 내면을 심도 있게 풀어가고 싶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내용이 무엇일지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저의 예상으로는 산왕전 이후의 이야기가 리부트 되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합니다. 그 이유는 산왕전이 끝났음에도 원작의 '그 앤딩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단편으로 끝날 작품이었다면 원작의 앤딩 또한 함께 등장했어야 합니다. 우승의 결말이 아니더라도 산왕을 꺾고 3차전, 준결승, 결승까지 가는 여정을 새롭게 펼치는 것이 행복회로의 끝판왕이겠죠. 후속작이 나온다면 [기-송태섭 중심 / 승-정대만과 서태웅 / 전-채치수와 안경선배 / 결-강백호의 부활]으로 구성되는 것이 이상적인 행복회로일 것입니다.


다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 종반부 송태섭이 집으로 돌아온 장면에서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사흘 만에 키가 컸을 리 없다"라는 대사가 저의 뇌피셜 가설에 혼동을 주고 있습니다. 사흘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는 시점은 이전의 "내일 산왕전은 몇 시 출발이야?"라는 대사로 미루어 보아 산왕전을 치르던 날로부터 3일 뒤를 말할 것입니다. 원작대로 산왕전 후 광탈하여 집으로 돌아온 시점이 3일 뒤일 가능성이 있죠. 그럼에도 행복회로를 돌리자면 3, 4차전 까지 치르는 3부작일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아무튼 산왕전 후 3일이라는 단서가 후속 편 향방에 큰 걸림돌이 되겠네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 1차 예고편.mkv_20230109_151900.524.png

후속편이 나오려면 일단 강백호가..


두 번째 가설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마지막 장면처럼 완전히 새로운 무대가 펼쳐지는 이야기 일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말 그대로 <세컨드 슬램덩크>가 될 수도 있겠죠. 물론 이 가설도 흥미롭긴 합니다만 현실적으로 너무 큰 변화가 야기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원작 슬램덩크와 너무나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죠. 작가의 역량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엄청나게 큰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이쯤에서 야심 차게 시작해 대차게 망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의 사례가 떠오르는군요. 전설적인 명작이라면 무리한 설정, 환경 변화 없이 원작의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안전하게 착륙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봅니다.


세 번째 가설은 만화책 스토리의 역순으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단지 원작만화의 애니화, TVA의 리뉴얼에 그칠 뿐이고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작중에서도 플레쉬백을 통해 원작의 주요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구태여 다시 등장할 이유도 없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단편으로 끝나기는 너무나 아깝고 잘 만든 영화이기에 쭉 시리즈가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에 뇌피셜을 곁들여보았습니다. 강추! (+의외로 사운드가 중요한 영화입니다.)

 


profile 구스타프

익무운영자 비판으로 2번 강퇴된 구스타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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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퍼스트의 퍼스트 뜻은....
    영화가 첫번째라서 퍼스트가 아니구요...
    모두들 한번도 본적이 없는
    슬램덩크의 사각지대의 이야기를 끌고 나왔기 때문에 퍼스트슬램덩크인것입니다.

    그 다음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고
    세컨드를 붙인다는건 제목의 의도를 아직 이해를 못하신거 아닌가 생각이 들구요

    아래 사진은 이노우에가 직접 한국팬들에게 보낸 메세지입니다.
    그것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죠.




    그리고 후속 안나올 확률이 90프로 이상이라 생각합니다.

    1. 일본 커뮤니티를 매일 같이 보고 있는데 이렇게 끝나는게 좋다는 의견이 대부분이고,

    2. 이노우에 자체가 이렇게 끝내는것을 좋아합니다.
    슬램덩크를 비롯한 다른 만화들도 다 끝이 그래요.. 뭔가 크게 남겨 놓고 여운을 주죠.

    3. 2014년 부터 이 프로젝트를 했는데 코로나로 2년정도 쉬었다고 해도 6년이 걸렸습니다.
    6년이 걸린 이유는 3d로 만들고 그 3d느낌을 싫어한 이노우에가 

    만화적 색감과 느낌을 좋아해서 일일이 다 전부 리터치해서
    2d처럼 보이게 작업을했는데 그게 말도 안되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티비판 애니메이션도 도내 대회 이후로 만든적이 없어요.

    한마디로 능남전까지만 존재하고

    전국대회 이후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것도 이번이 처음인것입니다.

     

  • 꿈극장 2023.01.09 16:00
    후속편 가능성은 윗분과 의견이 같고~
    (추가로 베가본드와 리얼부터 끝내줬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져 있습니다 ㅠ.ㅠ)

    원작을 안보신 분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반응이 먼저 나오지 않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 적어도 제 주변에서는 많았거든요
    다만 원작을 본 분들도 안본 분들도 공통적인 건 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만화책을 찾는다는 거죠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profile
    anthony09 2023.01.09 16:01
    감독 인터뷰를 어디선가 봤는데 다른 캐릭터들 내용으로 만들기엔 너무 뻔하다고 안할거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나마 정대만 이야기정도가 해볼만 할 거 같다는 내용은 봤습니다
  • 약골 2023.01.09 16:04
    저도 안나올것 같아요.....
  • profile
    라이오 2023.01.09 16:05
    송태섭 이야기는 외전인 피어스라는 작품을 이번에 추가했고요
  • 스턴트맨마이크 2023.01.09 16:51
    후속은… 안나올거같아요. 이거만 제작기간이 7-8년 걸렸다는데 ㅎ 아마 오래된 팬들을 위한 거대한 팬서비스이자 피날레 라고 생각합니다
  • profile
    인생은아름다워 2023.01.09 16:59
    저도 안나온다에 한표~
    감독 본인이 후속편에 대해 부정적 입장.
  • profile
    EthanHunt 2023.01.09 17:33
    슬램덩크 전에피중 최고의 에피소드였던 산왕전이여서 이이상의 작품이 나오기는 어려울듯 합니다.
    원작 만화책을봐도 불타오르는 경기내용에 작화에 대사들 최고였죠.그리고 바로 만화책 엔딩을 때려서
    벙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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