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극장에서 봐야지 

봐야지..

봐야지... 

 

이렇게 미루던 영화였는데 

포스터와 각본집, 사진을 준다는 것에 홀려 보게 되었습니다ㅎㅎ 

 

결론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고 

그전까지 보지 못했던 강렬한 영화였어요 

기존 영화들과 되게 다른데 한편으론 아주 평범한..? 

마지막엔 예상치못하게 눈물이 났던.. 엔딩이 진짜 압권이구나 싶었어요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말하게 되는건 

전반부는 그저 그랬는데 후반부는 너무 좋았기 때문인것 같아요

처음 캠코더로 보여지는 이미지들, 극타이트 이미지들의 나열만 보고있으니 

일단 흔들거려서 머리가 어지러웠고,, 

 

좀 있어보이려고 한다, 느낌있는 척 한다, 힙한 척 하는 미국 브이로그의 느낌이 제일 컸어요 

 

그렇다면 왜 있어보이는 이미지들만 보여주는지, 

왜 이야기가 구성되거나 흘러가지가 않는지 이성적으로 자꾸만 생각을 하게되고 

 

결국 보여주려는 건 이야기가 아니라 감각인건 아닐까 싶었어요 

카페트의 촉감, 냄새, 뜨거운 햇살, 끈적이는 썬크림, 까끌거림, 뜨거움, 아이스크림의 식감 이런 것들요 

 

설명없이 냅다 타이트만 갖다대니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들고 관객에 앞서는 연출방식이랄까요 그런게 납득이 안갔는데 

 

그때의 감각, 소피의 눈에 집중하며 초등학생의 눈에 들어왔을 

언니들의 관능적인 어깨, 지루한 발가락 같은 것들을 이해해보려 하다보니 점차 받아들여지더라구요 

과거를 기억하는 표현방식이었다고 생각해보면 수긍이 가는 지점이었던 것 같아요 

 

또 하나 의문이 들었던건 캠코더.. 

아니 갓난아이가 들고 흔든 수준으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카메라를 받아들이기가 조금 어려웠습니다.. 

지금 막 카메라를 사왔다고 해도 이러진 않겠다 싶을 정도로.. 

그리고 자기가 잘 못찍는다는 걸 알면서 

중요한 얘기를 줌 다땡겨서 팔랑팔랑 걸으면서 찍는다는게 납득이 안됐습니다..ㅌㅋㅋㅋ

 

너무 캠코더 갬성에 심취하신 거 아닌가.. 싶은 

캠코더의 활용이 좋았냐.. 그것은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ㅋㅋ큐ㅠㅠㅠ

 

 

초반에 부정적인 느낌이 많이 들긴했지만 

왜 이 휴가가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하는지, 

왜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이 아닌지

(서로 시종일관 어색하고 서로 각자 외로워보이고, 혹은 지나치게 다정해서 연인같고 실제 딸내미가 저런 낯간지러움을 받아들인다고..? 싶은 의아한 장면들, 마주보고 밥먹으며 웃고 떠드는 그런 일상적 풍경이 없는 것 등)

 

왜 지루한 그 호텔을 벗어나지 못하고 마치 숙제처럼 남은 휴가기간을 채우려했는가가 의문이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나니 이해가 됐고 

늘 갈 수 있을 것 같은 아빠와의 휴가가 이게 마지막이었고 

 

그렇기에 그때 무엇을 했는지, 어떤 스토리라인 같은 거 보다

파편화된, 드문드문 기록된 이미지로만 이루어졌구나 싶었어요 

 

어떤 물체를 잘 보려면 거리가 어느정도 떨어져 있어야 하고 그래야 전체를 볼 수 있는데 

 

과도하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왜곡되고 실체를 알 수 없고 부분적으로만 볼 수 있는데 

시종일관 그렇게 가까이서 그려낸건 그런 의도가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아빠와 소피가 조금씩 멀어지면서 오히려 영화가 눈에 들어왔고, 

그제서야 일반적인 이야기구조처럼 보이더라구요 

 

소피가 점점 평범하게 보일수록 아빠의 존재는 작아지고, 

마지막 부분에 찍은 폴라로이드를 보면서 

이 영화가 좋다는 생각을 갖게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흐릿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지는 폴라로이드처럼 

그땐 흐릿했던 아빠의 존재가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지고 어떤 실체가 받아들여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점점 이상하게 눈물이 나더니 

마지막 춤을 출때 파편같은 이미지들이 그제서야 모아지고 

정작 중요한 얘기, 거대한 얘기는 말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연에 너무 많은 생각과 고통이 있는 

나를, 아빠를, 누군가를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는데 

춤과 음악과 노래와 사진이 대신 그 역할을 해준 것 같아요 

 

음악 선정을 너무 잘한게 신의 한수였고 

우리는 결코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 라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각자의 몸을 갖고 태어난 인간이기에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가까이 있어도, 알고 싶어도 

 

다만 끊임없이 이해해보려 노력하고 다가갈뿐 

그 끝엔 결국 나만 있는, 어쩔수 없는 외로움 같은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만약 조금만 더 힘을 빼고 꾸밈없이, 

아니면 더 거칠고 정확한 목소리로 초반부 장면이 이루어졌다면 정말 두고두고 보고싶은 그런 영화였을 것 같아요 

 

조금의 아쉬움도 남았지만 그렇기에 더 할 얘기가 많았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ㅎㅎ

 

 

 

 

 

 

 

 

 

 

 

 

 

 

 

 

 

 

 

 

 

 

 

 


춥다아

예술영화관 좋아합니다 

켄로치, 에드워드양, 구스반산트, 오종 영화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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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Nashira 6시간 전
    아마 이런 방식?의 감각의 파편들 같은 영화는 10년, 20년 후에 보시면 또 다른 감상이 되실 듯 합니다.
    제가 어릴때 화양연화 봤을때랑 나이들어 봤을때랑 느낌이 완전히 달랐거든요. (어릴땐 걍 가오 잡네? 이렇게 받아들였던...ㅋ)
    개인적으론 애프터썬 속 아빠나 미래?/현재 딸의 나이대와 비슷한 생애주기인지라, 대단히 좋아하면서도 또 보기 힘겨운 작품이에요.
  • @Nashira님에게 보내는 답글
    춥다아 5시간 전
    왕가위 영화는 정말 좋아하지만 이 영화의 묘사는 그렇게 잘된건지는 모르겠네요ㅠ 정말 20년 후면 다르려나요ㅎㅎ
    개인적으로 바다 장면에서 비슷하게 키메라가 떠올랐는데 그쪽이 훨씬 더 좋았긴 했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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