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엔드>는 멀지 않은 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고등학교 3학년과 그 학교 측과의 대립을 그리는 영화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 오퍼스>를 연출했던 소라 네오 감독의 첫 장편영화인데 여러 영화제에 초청되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영화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방황하고 혼란스러운 청춘을 소재로 한 성장 영화는 여태 많이 봤지만 이렇게 독창적이면서 비범하게 만드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네요
안전을 빌미로 학생들의 기본권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억압하는 국가와 시스템, 순응과 복종의 태도를 강요하는 관료제, 차별적인 시선들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지니면서 곧 졸업하는 고등학생들의 여러 인간 군상과 갈등, 우정을 입체적이고 매력있게 그려냈다고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서의 지진의 메타포적 활용도 그렇고 전반적인 연출력과 미장센, 음악과 젊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분위기, 오프닝과 엔딩씬 등 많은 요소들이 기품있고 감각적으로 느껴졌네요. (심지어 EDM 음악이랑 다양성까지) 보면서도 이게 첫 장편영화 맞나 싶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각본을 창의적으로 잘쓰긴 했지만 조금 처지는 느낌이 들었고 사실 영화가 대중성이나 재미가 그렇게 좋다고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가끔씩 영리하고 타율 좋게 넣은 유머코드들이 있지만 정치적이고 민감할만한 주제를 계속적으로 다루고 있기에 대체로 심도깊게 보게 된달까요...그렇다고 우울한 톤은 아니고 캐릭터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놓치지 않습니다
소라 네오라는 좋은 원석을 잘 깎아낸다면 앞으로도 이 감독의 작품을 다양한 영화제에서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진진에서 수입했던데 나중에 정식개봉하고 관심있으면 한번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끝나고 GV가 듣고 싶었는데 제가 본 회차에는 그게 없어서 조금 아쉬웠네요
영화 다보고 숙소로 가면서 곰씹어 볼만한게 많아서 기분 좋았습니다
별점 : 4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