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좀 타깃층이 명확하긴 합니다. 홍콩 액션 영화의 오버스러움이나 중국의 조금 촌스럽고 약간은 한국과 맞지 않는 정서를 적당히 눈감아주고 대신 그 액션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홍콩, 중국 영화하면 패왕별희, 화양연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엄밀히는 타깃층에서 좀 벗어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데 초반부터 무협 같은 초인적인 싸움이 조금은 유치해 보이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감정과 급작스런 전개 등이 어색하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예전에 본 소림축구와 해적왕이 되겠다는 섬나라 만화 컨텐츠를 생각해보니 그런 무협적인 요소는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설정이라고 생각하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삼합회라든가 의형제 같은 인물들의 구성이 잘 짜여져 있고 급작스러운 전개만큼 속도가 시원시원하게 흐르기 때문에 크게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구룡성채의 결말 만큼이나 시대 변화, 세대 교체적인 모습도 잘 보였습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악역의 맛깔나는 연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클라이막스 쯤 되니 제가 영화관에 온걸 까먹고 화면에 푹 빠져 있더군요. 장점을 확실하게 잘 살렸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본 골드핑거는 기대보다 아쉬웠는데 구룡성채는 기대보다 재밌게 봤습니다.
p.s. 오프닝에 나오는 로고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미국과는 다른 중국 감성이 느껴집니다.
엔딩크레딧 나올 때 영상과 음악이 꽤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