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를 일반관에서 자막 버전으로 관람했습니다.
시사회부터 극찬 후기들만 보이길래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보고 왔습니다.
나름 괜찮았지만 역시 개인적으로 극찬 릴레이가 펼쳐질 만큼의 영화는 아니라 느꼈습니다.
우선 장점을 나열해보자면
1. 아리아나 그란데와 신시아 에리보
우선 두 배우 다 노래를 잘하다 보니 노래하는 씬에선 확실히 귀 호강을 시켜주더군요.
특히 엘파바 역의 신시아 에리보가 톤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좋았던 게 아리아나 그란데의 연기였습니다.
뮤지컬을 안 봐서 뮤지컬과 비교하면 어떤지 모르겠으나 얄미우면서도 귀엽고 영악하면서도 순수해 보이는 캐릭터의 매력을 정말 잘 살린다는생각이 들었네요.
2. 몰입감이 괜찮은 넘버 연출로 긴 러닝타임의 단점을 상쇄
위키드의 러닝타임은 무려 160분입니다. 그런데 중간중간 노래하는 씬들이 대체로 심심하지 않게 연출이 잘 되어있어서 몰입감이 괜찮더군요.
<The Wizard and I>는 신시아 에리보의 가창력이 폭발해서 이 넘버 들을 때 돌비로 볼 걸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What Is This Feeling?> (aka 밥맛), <Dancing Through Life>, <Popular> 등의 넘버에서 배우들의 톡톡 튀는 매력과 에너지 가득한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났을 때는 '벌써 끝난다고?'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이날 앞에 봤던 97분짜리 시달소와 체감 러닝타임이 비슷하게 느껴졌을 정도입니다.
3. 블랙코미디와 코미디 요소들
중간중간 글린다와 엘파바의 대조적인 캐릭터성 때문에 생기는 유머러스한 상황들,
두 캐릭터의 유대감이 높아지면서 나오는 블랙코미디적인 대사들이 꽤나 취향저격이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에선 아리아나 그란데의 글린다가 공이 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정도가 제가 위키드를 보면서 느낀 좋았던 점이고...
이제 단점을 나열해보자면,
1. 긴 러닝타임으로도 다 채우지 못한 서사와 감정선
이 부분은 장점 2번에서 나열한 부분과 좀 연관이 있습니다.
노래하는 씬에 공을 들이느라 감정적인 부분들을 몰빵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노래가 끝나고 일반 대사로 이루어진 씬들이 다음 노래하는 씬으로 넘어가기 전에 충분한 당위성과 감정선을 형성해야 한다고 보는데,
아무래도 이 부분에서 좀 휙휙 넘어가버려서 유기적이지 못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2.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진 엘파바 캐릭터
엘파바 캐릭터에 대한 묘사들이 이 캐릭터를 굉장히 단순한 캐릭터로 보이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이 캐릭터가 가진 능력과 성격을 활용하여 좀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뭔가 '나 전체관람가 영화 주인공이야'라는 게 느껴지는 듯한 모습들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이 부분은 파트2에서 좀 더 잘 다뤄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3. 자막 퀄리티
일단 오프닝 자막이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에서나 볼 법한 조잡한 자막 위치 선정과 가독성 떨어지는 폰트...
의역보단 직역이 나았을 거 같은 부분들,
또 반대로 너무 직설적으로 영어 발음만 적어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rare - medium rare 같은 언어유희들의 생략(이 부분은 언어의 차이 때문에 힘들었을 것 같긴 합니다)
전체적으로 뭔가 말맛이 살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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