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1313715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M3GAN-Trailer-novas-cenas-terror-de-ficcao-cieniifica-de-James-Wan-com-Allis.jpg

 

 

안녕하세요, 저는 런던에서 영화 블로그를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곧 개봉 예정이며 속편 제작까지 확정된 <메간>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현지에서 미리 관람한 후기를 무코에 공유합니다. (원문: https://blog.naver.com/movieinlondon/222985355456)

 

 

 

 

전체적 인상

 

 

M3GAN-5.jpg

 

 

<메간>은 호러 영화이지만 실제 장르가 블랙 코미디에 가까운데다 특히 제작사 측에서 관람 등급을 PG-13으로 낮춘 바람에 극장판의 경우 요즘 공포 영화들에 비해 호러 묘사가 상당히 약한 편으로, 이 점이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그 대신 <메간>은 새로운 악당 캐릭터의 기원을 나름 흥미있게 다루면서, 이제는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가 호러 시리즈의 본격적인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기획된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서막을 여는 작품이다. 더불어 현대인들이 인공지능에 일상생활을 (특히 신세대 부모가 유아교육을 IT기술에) 과하게 의존했을 때 발생할 만한 문제들 또한 풍자를 통해 적당히 지적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통 호러보다는 기계의 반란 장르에 속하는 영화 <메간>은 그 자체로는 기존의 호러 마니아층보다는 일반 관객, 특히 십대를 포함한 젊은 Z세대 일반인들을 타켓으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이고, 특히 영화의 주인공인 메간은 2023년 현재 시점에 매우 잘 어울리는 신세대 스타일의 호러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흥미로운 설정이나 악당 캐릭터에 비해 영화 자체는 상당히 가볍고 밍밍한 편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금물이고, <메간>의 로튼 수치가 95%로 높게 나온 것은 작품성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메간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잘 뽑힌 것에 대한 호평임을 염두에 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해야 덜 실망할 작품이다.

 

 

 

장점

 

1672880114402.jpg

 

 

<메간>의 가장 큰 장점은 주인공 메간의 캐릭터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저주받은 인형의 경우 꼭 사악한 표정이나 분위기가 묘사되었고 인공지능의 배반을 다룬 작품의 경우 주인공 로봇의 상태가 인간에 적대적으로 변하면 눈빛이나 LED 등이 빨개지는 식의 묘사가 늘 있었는데, 메간의 경우에는 그런 묘사 없이도 인간처럼 오로지 다양한 표정과 대사만으로 선과 악을 슬며시 넘나드는 연출이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실사 바비처럼 디자인된 메간의 얼굴과 소녀같은 세련되고 사실적 외형을 포함해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법한 첨단적 요소들 때문에 기존의 로봇이나 인형 캐릭터들보다 한층 더 와닿는 부분이 있고, 호러 + SF + 가족 드라마 세 가지 장르의 크로스오버를 현시대에 맞게 한층 진일보시키며 이 분야의 새 지평을 여는 측면이 있다.

 

똑똑하고 재능 넘치는 킬러 인형 로봇과 블랙 코미디가 결합된 것도 <메간>이 기존의 미디어 작품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지점이다. 영화의 서두에 메간의 얼굴이 작동 불량으로 우연히 썩소를 짓는 장면이 나오는데, 자신 외의 모든 인간들을 우습게 쳐다보는 듯한 메간의 이 시니컬한 표정부터가 벌써 코믹하고 인상적이다. 이는 영화 전체를 놓고 보면 모든 것이 첨단화되고 상업화되는 현시대와 그 인간들에 대해 작은 소녀 로봇이 날리는 조소일 뿐만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불과 얼마 전 새로운 희망으로 2023년을 맞이하며 해피 뉴 이어를 외쳤지만 실은 암울한 전망으로 가득한 새해를 맞이한 관객들에게 <메간>이 날리는 썩소이기도 하다. 또한 메간이 어린 주인공 케이디에게 자장가로 다비드 게타의 'Titanium'을 직접 노래하며 의식적으로 본인 개그를 하는 장면(노래 가사가 "날 총으로 쏘아도 난 쓰러지지 않아, 내 몸은 타이타늄이니까")이나 부도덕한 등장 인물들을 남녀 가리지 않고 소녀 로봇다운 순진한 논리를 통해 죽음으로 심판하는 것에도 어두운 유머들이 적절히 섞여 있다.

 

 

28971c7b82.jpg

 

 

물론 <메간>의 소재나 주제는 한 마디로 구식으로, 사탄의 인형 리부트작이나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비롯하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아이, 로봇>, <채피>, <엑스 마키나>와 같은 작품에서도 이미 비슷하게 건드렸던 것이고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같은 게임도 있으며, AI 알고리즘의 학습 능력은 현실에서 알파고와 이세돌 간의 바둑 대전을 통해 목격된 바 있다. 그렇지만 <메간>은 그 소재를 지금 시점에 맞게 현대적 감성으로 묘사했고, 더군다나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메간처럼 현대인의 사생활과 밀접한 존재인 동시에 살아있는 바비인형 같은 모습으로 '불쾌한 골짜기'의 정곡을 정확히 찌르는 실사 영화 캐릭터는 흔치 않았다. <메간>은 그간 인형 호러 장르에서 관객이 느꼈던 공포심의 근원을 미스터리한 악령에서 현대와 미래의 세상과 매우 밀접한 최첨단 기술로 대체하면서 장르 자체를 현대적으로 진화시킨다.

 

 

 

단점

 

yj.jpg

 

 

<메간>의 문제는 일단 흥행을 위해 원래의 R등급에서 PG-13 등급으로 수위를 낮추고 재촬영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너무 공포가 없는 (정확히는 피가 실종된) 공포 영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심지어는 예고편에서 등장했던 일부 주요 장면들조차 본편에서는 다르게 수정되어 나왔다. 이 영화와 가장 비슷한 2019년 버전의 사탄의 인형 리부트작도 그렇고 작년 2022년의 공포 영화들을 돌아보아도 <바바리안>, <스마일> 등 영화마다 상당히 강렬한 이미지의 호러씬들이 등장한 바 있는데, 이에 비하면 <메간>은 한 번씩 오싹한 정도에 그치는 매우 순한 맛 카레다. 물론 이 덕분에 관람층은 넓어졌겠지만, 예고편 이상의 호러를 기대했을 이들은 정작 메간이 자신이나 케이디를 괴롭힌 이들에게 통쾌하게 복수를 하거나 살인을 하는 순간에도 예상보다 카타르시스가 현저히 적고 너무 밋밋하다는 인상을 받기 쉽다.

 

또한 <메간>은 거의 OTT 영화로 봐야 할 만큼 모든 면에서 너무 가볍다. 특히 최근에 <아바타: 물의 길>과 같은 초대작을 관람한 관객들에게 <메간>은 굳이 짬을 내어 극장까지 가서 적지 않은 티켓값을 내고 보기에는 다소 시시할 가능성이 있으며, 꼭 대형 스크린으로 보지 않아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서사적으로는 이미 익숙한 소재와 클리셰들을 그대로 버무려 활용하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 전개 예측이 쉽고,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그리 어색하지는 않으나 러닝 타임이 한 시간 반이 조금 넘게 짧은 만큼 스토리 전개에서 개연성을 아예 갖다버린 부분들이 즐비하다. 이러한 단점들은 영화 초중반보다 특히 3막 부분에서 더 부각되고, 안그래도 호러 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재미까지 떨어뜨리는 면이 있다. 물론 애초에 이렇게 가볍게 즐기는 작품으로 의도된 것도 있지만, 여러 캐릭터들의 내막이나 설정, 동기를 조금 더 세밀하게 묘사하지 않고 메간의 기원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포 수위를 더 높여서 이러한 단점을 상쇄했어야 했는데 <메간>은 시리즈화를 위한 캐릭터 확립에 더 치중하는 느낌을 준다.

 

 

review-m3gan-is-an-incredibly-fun-horror-movie-that-delivers-creepiness-and-laughs.jpg

 

 

이번 <메간>에서 보너스 역할을 하는 여러 요소들도 약간씩 아쉬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예고편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춤 장면이 정작 본작에서는 너무 뜬금없고 짧으며 임팩트가 없다는 점이다. 이 장면은 2019년 영화 <조커>의 춤을 떠올리게 하지만, <메간>의 경우 예고편에서 이 춤을 미리 다 보여준 것이 입소문과 흥행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본편을 감상할 때는 역효과를 낸다. 또한 터미네이터 1편이나 제임스 완의 컨저링 2편에 대한 오마주 또는 패러디도 조금씩 포함되어 있지만, 똑같이 다시 가져다 쓴 느낌이 강하여 순간적으로 주인공 메간에 대한 몰입감이나 스토리의 개연성을 잠시 방해하기도 한다.

 

 

 

 

<메간>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TAG •
profile joon3523

https://blog.naver.com/movieinlondon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서래씨 2023.01.19 14:03
    춤 장면이 생각보다 별거없군요 ㅎㅎ 리뷰 잘봤습니다
  • @서래씨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joon3523 2023.01.19 14:11
    춤은 예고편에 나온게 다입니다 ㅎㅎ
  • 일단은 2023.01.19 14:28
    공포가 아니라 코미디에 가깝다는 리뷰도 봤고,
    공포영화 좋아하시는 분은 영화보러 가는 시간이 아깝다고 하시더라구요 ㅠ
    그런데도 기대가 되어서 큰일입니다 ㅎㅎ..
    장르적으로 드라마같은 느낌으로 접근하면 재밌게 볼 수 있을까요?
    저한테는 예전 영화인 할로우맨(2000) 같은 느낌이면 괜찮게 볼거 같거든요.
  • @일단은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joon3523 2023.01.19 14:49

    블랙 코미디 요소가 있지만 <더 메뉴>처럼 아예 장르 자체가 그런 것도 아니고,
    드라마적으로 접근하기에도 주인공인 이모와 조카 간의 드라마 자체가 좀 약합니다.
    확실히 공포 영화를 조금이라도 보시는 분들은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볼 경우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도 기대를 접기 어려워서 봤는데 여러모로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작가진이 <말리그넌트>를 쓴 제임스 완 + 아켈라 쿠퍼 조합이기 때문에 속편이 R등급으로 나온다면 좀 더 볼만할 것 같은데, 이번 영화는 메간의 소개 정도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메간은 할로우맨보다는 재미가 떨어지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 @joon3523님에게 보내는 답글
    일단은 2023.01.19 15:17
    답변 감사합니다. 결국 실관은 할거 같은데 기대를 살짝 내려놓고 가야겠네요 :)
  • 스턴트맨마이크 2023.01.19 14:32
    후기 감사합니다. 최대한 스스로 스포 부분은 내리면서 봤는데 관람 뒤에 다시 읽으면 더 재밌을 글이네요 ㅎ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31672 95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0] file Bob 2022.09.18 435954 139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69238 203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4] admin 2022.08.17 518991 149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73912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392612 173
더보기
칼럼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교육이란 무엇인가 [19] file 카시모프 2023.04.26 5030 30
칼럼 <엘비스> 심장을 내어주고 사랑을 가져간 남자 [8] file 카시모프 2022.08.24 3976 22
현황판 파일럿 굿즈 소진 현황판 [1]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7.10 6498 4
현황판 슈퍼배드4 굿즈 소진 현황판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7.10 4327 9
불판 8월 7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7] update 너의영화는 12:01 5262 26
불판 8월 6일(화) 선착순 이벤트 불판 [47] update 아맞다 2024.08.05 12676 45
쏘핫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4]
2022.08.17 518991 149
쏘핫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0] file
image
profile Bob
2022.09.18 435954 139
쏘핫 메박 이시아서 크리스마스 기적이 일어났네요 [29] file
image
2023.12.21 6292 123
쏘핫 개그맨 박성광 영화에 한줄평 남긴 평론가 논란.JPG [54] file
image
2023.03.17 8377 112
쏘핫 신작 소식과 함께 [41] file
image
2023.12.31 3866 111
쏘핫 김준수 콘서트 실황 영화 개봉 예정 [7] file
image
2024.05.14 5221 109
쏘핫 <듄: 파트 2> 글로벌 내한 확정 [39] file
image
2024.01.25 11409 106
쏘핫 8/16(화) 선착순 쿠폰 정리 [55]
2022.08.16 3129 105
쏘핫 레카 때 싸인 훔쳐 가신 여성 분 이거 보시면 쪽지 주세요 [43]
2024.02.23 10183 103
쏘핫 티모시 인기많은건 알겠는데요 [67]
2024.02.22 8255 103
쏘핫 [영화관 길찾기] 용산CGV, 코엑스메가박스, 영등포CGV 가는 법 (+지도) [45] file
image
2023.08.01 8546 98
쏘핫 산책하다가 마블 주연 배우 만날 확률 [31] file
image
2023.08.30 3162 97
쏘핫 최동훈 감독 : 티켓 가격 내려야한다 [36] file
image
2023.03.05 3008 97
쏘핫 이렇게 한국영화 꼬꾸라지는 걸 누굴 탓하리 [10]
2023.03.21 3998 93
쏘핫 역대급 태도였다는 영화 '바비' 마고 로비 내한..jpg (펌) [17] file
image
2023.07.02 3190 92
쏘핫 (스포/극극극불호) 난 강의들으러 온게 아닌데..( 바비 후기) [26]
2023.07.23 2633 91
쏘핫 상호간 존중을 부탁드립니다. [11]
2022.11.26 2444 90
쏘핫 마고 로비 톰 애커리 부부 인성은 최고입니다 (경험담) [12] file
image
2023.07.04 5999 88
쏘핫 제가 싸인지 훔쳐갔다고 하신 분 허위사실로 고소하겠습니다 [42] file
image
2024.02.24 11232 85
쏘핫 혼영족 객단가 이야기는 상처긴하네요 [76]
2023.08.14 4408 8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