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유튜브를 보다가 하도 어이없어 화까지 나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최근 들어 떠오르는 영화/시리즈 홍보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소위 말하는 '요약 유튜버'들에게 돈을 주고 홍보 콘텐츠를 만들도록 하는 거죠. 곧 개봉하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도 마찬가지인데 이렇게 돈을 받고 홍보 콘텐츠를 올린 유튜버들 중에는 '머프무비's 영화 뽀개기'도 있습니다. 마블코리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링크가 올라왔었습니다.
그리고 이 유튜버의 채널에는 이런 콘텐츠가 있습니다.
이게 뭐죠? 디즈니를 골로 보내려고 작정한 이 유튜버에게 디즈니가 돈을 주고 콘텐츠를 만들도록 했습니다. 위 콘텐츠에서 주장하는 내용에 동의하고 안 하고의 여부를 떠나 관객의 지갑을 열게 해야 하는 홍보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관객의 지갑을 닫게 하는 콘텐츠를 올린 유튜버와 손잡은 것은 디즈니코리아와 홍보사의 크나큰 패착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세 번째 디즈니 관련 콘텐츠는 아무리 봐도 선을 넘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물론 실사판 <인어공주>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건 사실이지만 제목에서는 '팬들을 인종차별자로 몰아가지 마라'면서 썸네일은 인종차별 그 자체입니다. 썸네일에 나온 두 배우가 명예훼손으로 이 유튜버에 소송을 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죠. 심지어 이 유튜버는 구독자들이 채널 페이지에 들어갔을 때 제일 먼저 보이는 자리에 이 콘텐츠를 아주 당당하게 내세우고 있습니다.
닉네임에서도 보다시피 디즈니를 운명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쯤 되니 디즈니코리아와 홍보사가 제정신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번 일은 구독자와 조횟수만 보고 이 유튜버가 어떤 콘텐츠를 올렸는지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디즈니코리아와 홍보사가 저지른 참사입니다. 이 사실을 디즈니 본사가 알게 된다면 디즈니코리아에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인기가 많다는 이유로 이렇게 말많고 탈많은 영화/시리즈 요약 유튜버들을 이용한 홍보를 계속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