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계속 열람 하시겠습니까?
아이맥스로 관람하고 온 뒤 후기입니다.
한줄 요약
포스트 엔드게임 마블 영화 중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서사적이나 캐릭터 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좋았던 점
1. 이상한 PC 사상이 없습니다. 정확히는 대놓고 교조적으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이것만 해도 크게 거슬리는 부분이 없어진 느낌입니다.
2. 좀 더 진중하게 가려는 시도가 보입니다. 아직도 유머가 여기저기 있긴 합니다만 유머 비중이 줄어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아마 윈터 솔져나 시빌 워 느낌을 내려고 한 것 같은데 저는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 볼만한 액션 신이 좀 있습니다. 중간의 비행 액션이나 최종장의 레드 헐크와의 싸움은 (여러가지 문제가 많지만) 볼거리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4. 해리슨 포드 옹이 꽤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잘 표현했다고 느꼈습니다. 연기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배우가 캐스팅 되었다면 이상하게 느껴질만한 캐릭터 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웠던 점
1. 저는 마블 영화는 거의 대부분, 드라마도 몇몇 작품은 본 편에 속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관객들에게는 이번 영화에 대해서 미리 알아야될 사항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영화의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 관객이 미리 알아야할 정보가 너무 많고, 이 때문인지 영화에 설명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 태생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제가 나열한 "미리 알아야 되는 정보" 전부가 영화 내에서 대사로 처리 됩니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가 언제나 맞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렇게까지 전부 설명으로 처리할 수 밖에 없는 영화가 된 건 아쉬웠습니다.
2. 캡틴 아메리카 영화인데 캡틴 아메리카의 캐릭터 서사가 부족합니다.
퍼스트 어벤저의 경우 "캡틴은 자신이 믿는 옳은 일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는가"라는 문제가,
윈터 솔져는 "캡틴은 자신이 믿는 옳은 일을 위해 명예도 포기하고 거대한 적을 상대로 싸울 각오가 되어 있는가",
시빌 워는 "캡틴은 자신이 믿는 옳은 일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싸울 각오가 되어 있는가"라는, 인간찬가에 대한 큰 서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각각의 영화는 이런 캡틴을 부각시키기 위해 캡틴에게 엄청나게 고통스럽고 어려운 문제들을 던져줍니다. 이 때문에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를 막기 위해 상대가 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맞붙는 장면, 엔드 게임에서 결국 토니를 설득하고, 홀로 타노스의 군대에 맞서는 장면들이 의미있게 캐릭터를 완성시켰다고 봅니다.
그런데 브레이브 뉴 월드는 말하자면 샘 윌슨 캡틴의 퍼스트 어벤저 같은 영화인데, 샘 윌슨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 가에 대한 설명이 잘 되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중간에 버키와의 대화에서 다른 이들에게 목표가 되어준다 라는 말을 하기는 하지만, 캐릭터의 내면적 서사와는 별개인 이야기이기도하고, 스티브 로저스도 브루클린의 약골이 옳은 일을 위해 싸운다 라는 서사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전 캡틴과 다른게 뭐지"라는 의문은, 제 개인적으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3. 가끔 나오는 말이 안되는 액션씬
오프닝 액션씬에서 초음속으로 다이빙해서 착지 후 쌓인 운동 에너지로 적들을 날려버리는 장면을 보고 "전신 비브라늄 슈트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맨 몸 초음속 운동을 버티는 것도 말이 안되고, 착지 하자마자 전신 골절로 사망해야 정상이니까요. 근데 바로 몇씬 뒤 그냥 칼에 옷이 찢어 지는걸 보고 머릿속에 물음표밖에 안 떠올랐고, 처음 착지 씬은 영화적 과장이거나 신발 정도만 비브라늄인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또 중간에 공중 액션 씬을 보면 거의 미사일에 딱 붙어서 폭파시키는데 별로 다치지도 않습니다. 이 부분은 화면에 나오진 않지만 날개로 충격을 다 막았다고 치고 넘어갔는데, 마지막 레드 헐크와의 싸움때는 레드 헐크가 휘두르는 깃발대를 그냥 손으로 잡아서 잠깐 막아냅니다. 헐크한테 맞고 날라갈때도 조금 아파하다가 벌떡벌떡 일어납니다. 날개로 막았다고 치더라도 땅바닥을 그렇게 부셔놓았으면 특별한 장비같은게 있지 않은 이상 죽는게 정상일 텐데요.
그냥 전신 비브라늄 슈트로 했으면 안됐던 걸까요?
4. 너무 느린 육박전
CG 싸움은 볼거리가 있었습니다만, 육탄전 액션 시퀸스는 캡틴 아메리카, 그 중에서도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을 키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 같은 샘 윌슨 캡틴치고는 너무 느릿하게 진행됩니다. 그러다보니 액션 영화 특유의 "주인공이 때릴땐 일대다 상황이더라도 안 건드린다", "총은 방패에만 쏜다"가 너무 눈에 띄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훅훅 넘어가면 뭘 생각해보기도 전에 액션 눈뽕(?)으로 "와 재밌다"하고 넘어가게 되는데 그런 점이 부족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5. 의미가 없는 조력자 캐릭터들과 보안 책임관 캐릭터
내부 조력자로 나오는 캐릭터는 사실상 하는게 없고, 군 쪽의 특수부대원들도 하는 일이 진짜 하나도 없습니다. 둘다 없애도 스토리 전개에 하등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리더한테 대사 한줄 더 넣어주면 될 것 같네요.
보안 책임관인 루스는 전 레드룸 (블랙 위도우 훈련소) 소속으로 나오는데도 딱히 존재감이 없습니다. 함대 시퀸스에서 전투복 풀착장 비슷하게 나오는걸 보면 아마 통편집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그걸 빼고 보더라도 배우의 신장이나 비주얼이 이전의 위도우들 (플로렌스 퓨나 스칼렛 요한슨 등)과 많이 다른 만큼 뭔가 본인만의 특별한 액션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6. 급 엔딩 느낌으로 끝난 싸움
일단 비브라늄 날개 두짝만 달고 베로니카 입은 아이언맨보다 헐크와 더 잘 싸우고 사실상 이긴 점은 주인공 보정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레드 헐크가 배너 헐크에 비해 엄청나게 약하다고 생각하면 되니까요. 저는 좀 클리셰스럽더라도 배경 세팅까지 완료한 만큼 마지막엔 베티가 와서 레드 헐크를 진정시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마지막 싸움의 엔딩은 좀 냉소적으로 표현하자면 "이봐 헐크, 좋은 사람이 되려고 했잖아 기억해봐" 소리 듣고 변신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7. 빌드업만큼 임팩트는 없었던 리더
모든걸 계산할 수 있게된 두뇌를 지닌 캐릭터라기에는 좀 엉성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더 리더가 나온다고 했으면 저는 마사토끼님의 단편 만화마냥 "그것도 예상했다" 무한 반복으로 끊임 없이 몰아치는 예상의 향연을 생각했는데요, 모든 확률을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에 비해, 캐릭터성은 테니스의 왕자 안경 선배보다 못 살린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그 외에도 자잘한 점들이 많지만, 최종적으로는 좀 아쉬운 영화였네요.
개인적으로는 6/10점 정도 주고 싶습니다.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 | 👍 |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