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 큰 장벽이 있다면 이 포스터가 아닐까 싶네요...)
포스터만을 보면 무얼 기대해야 할지 몰랐는데,
<당골>은 정말 괜찮은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였습니다.
다큐와 페이크 다큐를 결합한 형식의 영화로
페이크 다큐가 액자식으로 진도의 전통 문화 "당골"이 무엇인지 소개하는 다큐로 이어집니다.
영화 전개에 페이크 다큐 형식을 넣은 건 아마도 소재를 너무 딱딱하고 어렵게 느낄까봐 한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학원생 "명길"이 진도의 무속 전통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당골"이 무엇인지 취재하고,
사라져가는 당골의 현실에 대해 다루기도 하며,
영화 말미에는 페이크 다큐 영역에서 약간의 드라마가 얽히며 끝납니다.
"당골"은 신내림 받은 무당과는 다른 영역의 기예를 수행하며,
진도의 지역사회와 역사 및 문화적으로 독특하게 얽혀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무당 또는 기존의 무속 신앙에 대해 흥미가 덜하더라도
우리나라의 토속 문화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투리를 구사하는 인물들이 있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대사 자막이 나와 보기 편했고,
인터뷰 해주시는 분들이 설명할 때도 단순히 말로만 하는 설명으로 끝나지 않고
<역사스페셜> 같은 다큐에서 볼 법한 VFX 효과로 따로 시각적인 설명이 더해진 점이 기대 이상이었네요.
3류 재연드라마스러운 포스터와,
K-오컬트, 샤머니즘 등의 키워드를 내세우는 혼란스러운 마케팅이 영화 본연의 내용과 썩 맞는 것 같진 않지만...
영화 자체는 진도의 고유한 전통을 다루는 괜찮은 내용입니다.
"당골"이라는 우리 문화를 포착하고 소개해 준 영화 제작진 및 참여자들에게 고마움이 느껴지네요.
무대인사에 진도 문화 관계자 분들도 오실 뻔했지만, 급한 일정으로 불발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대신 이 영화를 준비하기 위한 배우 분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개봉 후에 혹여나 자리가 된다면, 진도 지역 문화 관련자 내지는 당골 분들이 직접 참여하는 GV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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