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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뉴 월드 오더>의 묘한 평가 후 3개월 만에 나온 마블의 신작 <썬더볼츠>입니다. 히어로가 아닌 이들의 히어로 활동이라는 점에서 DC의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 만큼, 매력적인 소재이고 장르 팬들이 구미가 당길 만한 영화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썬더볼츠>는 이런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을까요?
전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영화는 철저한 선택과 집중을 행합니다. 인물들의 비중이 제각각이죠. 몇몇 멤버(옐레나, 센트리, 발렌티나)는 충분한 묘사를 해주지만, 그 외 멤버들(버키, 고스트, 존 워커)에게는 제한적인 분량만 주어집니다. 심지어 어떤 인물은 그냥 초장부터 리타이어시킵니다.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보다 빨리 퇴장했죠.
제 주관으론 이런 점이 큰 약점이 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고스트같은 인물의 추가적인 서사를 기대하셨던 분들은 실망하셨겠지만, 액션 분량은 대부분의 멤버들이 비슷하게 챙겨가거든요. 오히려 옐레나의 시선을 철저히 따라간다는 측면에서 관객이 스토리를 발맞추기 쉽다는 장점을 흭득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제가 느낀 단점은 이야기의 뻔함입니다. 무리하게 이야기를 꼬려다가는 더 큰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너무 전형적입니다. 예고편만 한번씩 훑어보고 영화를 봤다면 “‘아~이 다음에 이렇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죠. 후반부에서 센트리에게서 밥을 해방하는 장면도 중간 설명이 부족해서 다소 당혹스럽게 느껴집니다.
이 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것은 결말입니다. 썬더볼츠가 뉴 어벤져스가 되죠. 내내 예상 가능하던 전개 덕인지 꽤 강력한 반전으로 여겨집니다. 이 결말로 인해 <썬더볼츠>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와 달리 세계관에 뚜렷한 결과를 남겼고 더 오랫동안 팬들이 씹고 뜯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또한 내내 직선적이기만 했던 발렌티나의 행보였는데, 이 결말로 더 입체적이고 교묘한 캐릭터성을 부여했다는 효과도 있습니다.
영화의 강점은 단연 캐릭터입니다. 비중이 치우쳐져 있지만 <블랙 위도우>부터 <호크아이>를 거쳐온 옐레나는 이 영화에서 제대로 활약합니다. 공허함, 상실감, 애환 등을 줄줄히 달고 살지만 가족과 동료를 곁에 두고 한 단계 성장합니다. 플로렌스 퓨의 출중한 연기력이 이를 선명하게 표현했죠. 또 다른 멤버들을 정신적으로 케어하는 멘토 역할까지 발전한 버키도 인상적이고, 내내 서툴고 모양 빠지지만 가장 결정적이고 좌절스러울 때 옐레나를 일으켜세우는 레드 가디언의 모습은 근래 마블 영화 중 가장 찡한 장면입니다.
정리하자면, <썬더볼츠>는 몇몇 아쉬움을 남기긴 했어도, 마블이 피드백을 어느 정도 수용하고 나름 차근차근 보완해나간다는 점을 증명한 작품입니다. 실제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장치가 작품 곳곳에 포진되어있고, 개그씬도 한결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고로 마블의 하이라이트가 코앞으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마블은 내구성 좋은 초석을 하나 쌓았고 썬더볼츠 팀을 성공적으로 결성시켰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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