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 기일날 코돌비로 관람했던 소감 적어봅니다.
전에 구로스엑, 용산스엑 및 용산 일반관과 아트나인, 동네 롯시에서 관람했다가...,
돌비로는 한참 뒤에 겨우 봤네요. ㅎㅎㅎ
저음 덕후라 평소 구로랑 영등포CGV(1~5관)를 좋아하는데요. (코메박은 할인수단이 없...ㅠㅠ)
일반관에서 제일 아쉬워하는게 바로 우퍼가 꽤 빵빵한 관이라도 고음이 넘 부드럽게 뭉개진다는 거였습니다.
근데, 코엑스에서 본 돌비는 역시 다르군요. 🤩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그날 입장로를 엘비스로 셋팅 안해준거?? ㅠㅠ 히잉... 사진찍고 싶었는데...)
1. 풍부한 악기 세션
돌비로 볼때 가장 맘에 들었던 건 바로 악기 세션의 풍부함이었습니다.
의자에 진동이 울릴정도로 믿고듣는 저음의 드럼과 베이스는 물론이거니와,
관악기와 기타의 날카로움이 잘 살아있는듯요.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후반부 픽 쓰러지고난 뒤의...
북부군 전투가 Also Sprach Zarathustra / An American Trilogy를 스포하는데...
팀파니의 쿵쾅쿵쾅질에 이어서 호른 소리가 쨍하니 우와~ 했던...
이후로 기타소리가 유난히 샤프하게 들리더군요.
엘비스가 항상 기타를 끼고 다니고, 콘트라베이스가 인상적인 블루문 보이즈를 비롯하여...
악기가 많은 빅밴드 스타일(TCB⚡Band)로 공연하는데다, 나중엔 30인조 오케스트라까지 쓰니...
의외로 이 부분이 두드러지는 장점인 듯 합니다.
2. 정신사나운 현장감
그 다음 가장 맘에 들었던 건 바로 공연의 현장감!!
특히 사람 많은 부흥회와 헤이라이드, 트러블 공연 때 애트모스가 빛을 발합니다.
시끌벅적한 그 공연장 한가운데 있는 느낌을 제대로 가져다 주네요.
스엑보다도 더 한가운데 둘러싸인 느낌이었어요.
부흥회에서는 Spirit을 같이 느끼면서 흑인 소울음악의 세례를 받아...
졸지에 저도 성령충만?해지겠더란? ㅎㅎㅎㅎ
게다가 헤이라이드 공연에서도 자잘한 관객들 소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데...
와아... 같이 일어나서 위글위글하는 위글링 상영회가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ㅜㅜ
저도 같이 꺄아아아악!! 하고 싶거든요. ㅋㅋㅋ
3. 돌비에서 재발견한 곡-1 (Groove)
저음덕후라 코돌비로 볼때 의외로 미칠듯이 좋았던 곡들이 있는데요.
바로 Let It All Hang Out! 걍 다제끼고 놀으란 곡입니다.
Hound Dog으로 수모를 겪고 엄마랑 싸운 뒤 클럽 핸디에 가는 순간이지요.
근데 여긴 돌비로 들으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네요.
빡친 엘비스가 차에 시동걸때도 지렸지만,
라디오 돌리다 하운드독(사냥개)에서 타이거맨(정글의 왕 호랑이!)으로 잠깐 넘어갈 때....
(참고로 앞에서 '정글에 있는 짐승' 같단 신문기사가 있었던 게 킬포!)
치지직! 하고 스피커가 터지는 데 와아..........
힙합의 그루브함이 상영관을 찢어놓습니다!!
아아... 음알못이라 똥망인 제 어휘력의 한계가 답답한 정도로 뭐라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넘 좋았어요.
보라색 차량의 블링블링함과 빌 스트리트 밤거리의 반짝거리는 조명 또한 제대롭니다.
자기를 알아보는 인파에 휩싸여 인사하고 싸인하고 악수하며 이들을 헤쳐나갈 땐,
그 엄청나게 시끌시끌하고 정신없는 상황이 오롯이 느껴지네요.
게다가 껌씹으면서 지나가는 그 몸짓에 바이브가 한가득이라, 대스타의 간지쩌는 모습 그 자체더라는...
비비킹한테 슥 인사하는 것도 어쩜!!! 😍
진심 코돌비에서의 제 최애 순간이었습니다!!
4. 돌비에서 재발견한 곡-2 (Soul)
돌비에서는 흑인들의 소울이 담긴 곡의 구현이 엄청 잘 되어있는 듯 하더군요.
Trouble 공연씬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데... 어라?
눈알이 튀어나올 거 같은 Tutti Frutti에 이어...
메인 공연 직전에 깔리는 Strange Things Are Happening Every Day 이 노래 쥑여주네요.
베이스 둥가둥가로 시동걸기 시작해 시스터 로제타 타프가 부르는...
"아놔 이상한 일이 매일 일어나는 상황인데 뭐라도 쫌 해!!"라는 노래가 엄청 강렬하게 꽂힙니다.
이곡이 이렇게 멋있었나? 싶더라는...
나중에 HOLLYWOOD 간판으로 달려갈 때 엔진음과 함께 터져나오는
I Got A Feelin' In My Body 이노래도 참 좋았어요.
왜 엘비스가 흑인음악과 클럽 핸디를 고향처럼 느끼는지 확 와닿았던......
5. 돌비비전+돌비사운드의 전율
그리고 대망의 트러블 공연!!
이건 돌비사운드와 돌비비전이 다같이 쌍끌이 하며 엘비스의 미친 에너지를 담아낸 순간입니다.
도입부의 쾅! Looking for Trouble?! 할때 혹시 제가 펄쩍 튀어오르지 않았나 걱정이...ㅋㅋㅋㅋㅋ
조명도 조명이지만 카메라 플래쉬를 팡팡 터트리고, 흑백으로 편집된 컷 날라댕기고...(이거시 리얼 블랙?ㅋ)
아우... 완전 눈이 부시네요. 😎
전 중간중간 눈 찔끔씩 감았다는...ㅋㅋㅋㅋ
엘비스란 이~블의 똘끼가 아주그냥 돌비관을 헤집어놓습니다.
특히 컷컷이 잘릴때마다 펑펑 터지는 소리에 아드레날린이 계속 돋아지며 전율이........... (말잇못)
6. 디테일의 묘미
자잘하게 들렸던 사운드 중 재미났던건...
엄마가 보드카 마실때 냉장고 지잉~하는 소리와,
클럽 핸디에서 시스터 로제타가 빌딩에서 일해요~란 새벽감성 노래를 부를 때,
간판이 깜빡깜빡 거리는 소리였어요.
특히 HOLLYWOOD 간판에서 엘비스가 돌멩이를 던지고 TELEVISION으로 이동할 때는...
타다닥 탁!하고 밑으로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 실감나더군요. ㅋㅋㅋㅋ
간지쩌는 더티한 가죽자켓을 입고,
마치 복싱선수마냥 '68 컴백쇼 하러 천천히 링 위에 오를 때의 그 배경 사운드는...
뭔가 내리막길 걷던(커리어가 toilet에 빠진!) 히어로가 다시 라이즈 하는 느낌?? 🤩
(순간 아이언맨3와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떠오른...ㅋ)
그다음 지렸던 순간은 제가 요즘 콜라씬들을 눈여겨봐서 긍가...
대령한테 난 엘비스 프레슬리야! 그게 내 일이고!
하며 대기실 화장대를 퍽 칠때...
콜라가 치익.... 하고 김빠지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길래 굉장히 놀랬습니다.
7~8번을 봤는데 거품 뽀글뽀글한 느낌은 돌비에서 첨 제대로 들은거 같아요. 😲
7. 하나하나 쌓아가는 음악의 빌드업
제가 지렸던 부분은 당연히 제 최애곡인 라스베거스 공연 리허설때의 That's All Right, Mama였는데,
왼쪽에 앉았던게 운이 참 좋았군요.
호른의 빠라밤~ 바라밤~이랑 트럼보오~~ㄴ 보온~~보온~~이 바로 옆에서 확 들어오더라는...
악기가 하나씩 훅훅 들어오거나, 라스베가스 거리와 공연장 장면으로 화면이 확확 바뀔때마다...
제가 움찔움찔해서 왠지 옆사람은 저 딸꾹질하는 줄 알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ㅋㅋㅋ
솔찍히 꾹 참아보려했으나 저도 모르게 비트에 맞춰 어깨가 살짝 둠칫둠칫 했을지도...
(스위트 인스퍼레이션스 그 코러스 여자분의 흥겨움이 제 안에 가득했거든요. ㅋㅋㅋ)
과거의 두 버전(빅보이 크루덥과 청년 엘비스)이 오버랩 된 뒤, 기타가 한바퀴 도는 씬은...
이 곡의 기원이 흑인의 리듬&블루스에도 있지만,
백인의 컨트리 음악에도 있음을 기타음색으로 명확하게 들려주는군요.
무엇보다... 본격 공연모드로 들어갈 땐, 의자의 진동을 잘 느껴보시길...
드럼의 강렬한 울림이 엘비스의 말대로 그의 고향, 즉 음악의 세계로 안내하는 기분이 든답니다.
8. 눈부시게 타오르는 황금감옥의 색감
바즈 루어만 감독은 워낙 색깔을 화려하게 쓰기땜에 돌비비전의 눈뽕도 작렬합니다.
평소 그닥 안좋아하던 색깔이 핑크인데, 엘비스 덕에 핑크색을 사랑하게 된...ㅋㅋㅋㅋㅋ
오프닝부터 끊임없이 등장하는 라스베가스 황금감옥 인터내셔널(하지못한) 호텔의 전경과...
건물의 반짝이는 골드빛 창문의 색감 또한 돌비비전의 가장 큰 장점인 듯 합니다.
제가 돌비비전에서 가장 지렸던 순간은 바로 Suspicious Minds를 부르고 난 뒤,
황금색 커튼 뒤 주황빛 조명 안에서 냅킨을 든 대령을 와락 안을 때였습니다. ㅜㅜ
대령에게 위대한 승리(Tremendous Triumph)란 엘비스의 공연이 아니라 냅킨-딜이지 않을런지!!
(참고로 스노우맨시키는 지가 쥔공인마냥 관객들한테 인사한데다,
돈줄 제대로 잡은거에 감격스러워 이걸 본인이 이뤄낸거 마냥...
진심으로 북받쳐 올랐다는게 더욱 가증스럽습니다. )
엄마 죽고난 다음 두번째로 껴안은 씬인 거 같은데,
그땐 애기였지만 지금은 거물이 됐음에도, 뭣모르고 대령과 감격스럽게 포옹하는 게 너무 속이 탑니다.
아아... 황금빛이 이렇게 처연한 색깔이었나요? ㅜㅜ
마치 모든걸 불태우고 난 석양빛 같은 어스름하면서도 환~한 그 느낌에...
감정적으로 굉장히 올라오더라구요.
여기가 이런 분위기였나?!! 놀랄 정도로... 유난히 눈부시고 서글프게 느껴진 부분이었습니다. ㅜㅜ
9. 저음 덕후는 심장마비 조심하길!
트러블과 댓쪼롸잇 마마의 리허설 때도 죽는 줄 알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Polk Salad Annie 또한 드럼과 베이스가 심장을 때려버리는 군요.
부웅~~하고 마무리할 때 울림은 진심 미쳤어요. (와웅)
타이거맨 부를 때인지 가슴에 호랑이 그려진 의상 입고 공연할 때,
어흥~하는 소리가 귀에 더 잘꽂히기도... ㅋㅋ
솔직히 이 이후로는 정신없이 버닝러브 하는 씬이기도 하고,
완전히 엘비스 서사에 몰입해 물아일체가 되었는지... 기일(8/16)에 본거라 좀 울컥해서인지...
세세하게 기억이 안나는군요. ㅠㅠ
(모르핀을 내가 맞은것인가...ㄷㄷㄷ)
10. 감정씬/모략씬에 깔리는 배경음
참고로 애트모스가 가장 명확하게 들리는 배경음은 의외로 슬롯 머신 땡기는 소리였습니다.
대령의 병실(+준비중이던 호텔)과 엘비스의 병실에서 스노우맨이 머리굴릴 때 들려오는데요.
거의 뭐 이거시 돌비 애트모스의 방향감?!하는 영업영상 CF 수준이군요. ㅋㅋㅋㅋ
그 외에 지렸던 배경음은 엘비스가 약에 쩔어 총질할 때였고,
(마틴루터킹, 케네디의원 죽을 때도 그렇고 돌비관에서 들으면 총소리가 무슨 포탄소리 같......)
당연히? 이 개새끼야!!! You're FIRED!!! 하고 마이크에 소리지르는 씬은 귀청 떨어집니다!!
막판에 대령과 갈라선 뒤... 찬란한 태양빛에 비행기 리사마리가 움직이는 사운드가 들려오는데,
호텔방에 아빠 찾으러 올라갔을 때, 그레이스랜드를 건드린 데 빡친 분노 대폭발의 순간!
이 때 깔리는 배경음 또한 강렬하지요. ㅜㅜ
이후론 론썸 투나잇 때부턴 눈물이 계속 차오르면서 모르핀 맞은거마냥 거의 정신줄을 놓았.......
(아참... 돌비로 보면, 오스틴 버틀러의 그 속눈썹이랑 땀방울+눈물방울 잘보이는 것도 킬포!)
여튼 뒤늦게 코돌비로 봤는데, 미리미리 걍 여기서 볼걸... 하고 쪼꼼 후회가 되었습니다. ㅜㅜ
음악영화는 진짜 돌비가 진리인 거 같아요.
+ 기일날(8/16)의 감동
무엇보다 그날 가장 감격스러웠던 건,
기일이라 정말 엘친자분들만 와계신건지...
끝나고 쪼꼬맣게라도 박수쳐야지! 하고 있었는데,
세상에...?!! 다같이 박수가 터져나오더라는...ㅜㅜ
게다가 거의 대부분의 관객분들이 엔딩크레딧 끝날 때까지 안나가시더라구요.
아마도 기일이니만큼 마지막 엘비스의 인사를 듣기 위해서였겠죠?
엔딩 크레딧 끝나고 또한번 다같이 박수를 치는데...
정말 평생 잊지못할 감동적인 상영회차가 되었습니다. ㅜㅜ
아아...... 그날 코엑스에서 같이 관람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자아... 그러니 메박 매니저님들아~!! 엘비스 돌비에 계속 걸어주세요오오~!!!
Oh, let our love survive.
Or dry the tears from your eyes.
Let's don't let a good thing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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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면 극장에서만 보고 이렇게 세세하고 적재적소 자료화면까지 붙일수가 없을텐데 님의 리뷰보다보면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힙니다.
이게 사람이 쓴 리뷰인가 AI인가?ㄷㄷㄷㄷㄷ
그리고 이런 소장각 리뷰는 한밤중 말고 낮에 좀 올려주세요.
HOT글에 박히는것도 아니라서 엘비스 검색해서야 알게됐네요.😭😭
코돌비에서 여러번 봤더니 그게 그런갑다싶었는데 님 리뷰덕분에 엘비스가 얼마나 사운드 믹싱 잘됐고 음악 잘뽑았는지 실감합니다.
그런 의미로 코돌비 다시 가서 보고싶은데 아무래도 26일이 끝일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
16일 엘비스 기일에 엘친자들 가득한 곳에서 박수가 터져나온 회차 보신거 만으로도 너무너무너무 부럽습니다.
그리고 멋진 리뷰 올려주신 덕에 스크랩할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