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필 감독은 작품이 새로나올때마다 재미보다는 의미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인장을 새겨가네요. <겟아웃>이 가장 대중적인 선에서 적절한 메타포에 큰 서사적 재미였다면, <어스>는 그보다는 조금 더 아트한 감성으로 적절한 서사적 재미+조금 더 많은 메타포, <높>은 서사적 재미보다는 메타포가 중심이된 영화였던 것 같아요. 장르적 재미나 쾌감보다는 메타포로서의 의미가 충만한 영화여서 약간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꽤나 재밌게 봤네요! 개인적으로는 <어스>가 가장 좋은 발란스로 재미를 줬던 것 같습니다.


메타포가 서사에 다 담기지 않을만큼 흘러넘칠정도로 많아 피곤할 정도였는데..많은 것들 중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찍는 행위, 영화의 역사를 가장 현대적인 CCTV > 디지털카메라 > 수동카메라 > 우물의 연속사진 > 그리고 마지막 에메랄드의 눈 깜박임으로 이어가는 역순으로 구성해 (마지막 눈 깜박임에 담기는 건 최초의 영화로 기록하기도 하는 머이브릿지의 활동사진 속 바로 그 말타는 기수의 장면이죠!) 영화 역사를 회기하고 최초의 탄생으로 복원하는 구성으로 가져간 부분은 꽤 인상적이었어요. 낯선 피사체를 보고, 담는 방식 자체의 기원을 찾아가는 여정이 꽤 즐거워서 기대했던 호러 장르적 쾌감이 덜했음에도 만족스러운 관람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아쉬운 점은, 이전 영화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더 메타적인 메타포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시선이 그 정도로 깊어진 방향성을 가지기보단, 역사 자체에 대한 해설(?) 혹은 관찰(?) 정도에 머물렀다는 점 이었던 것 같아요. 의도였겠으나, 그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네요.


한줄평으로 요약해보자면,


“영화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그리고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한 영화이지만, 막상 영화는 보는 순간 보다는 본 이후 나눌 대화에서 더 재미를 느낄만한 영화.”


인 것 같아요!


profile 스티븐스필버그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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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올드보이 2022.08.21 03:08
    '내가 저 영감 수동카메라 가져올 줄 알았어! '


    초회차에는 비유와 상징과 오마주 등을 찾으려고 너무 머리를 굴리며 보느라 여유가 없었는데, 두번째로 보니 음악도 더 잘 들리고 미감과 의외로 촘촘한 장르적 장치들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

    3회차 정도까지는 볼 때마다 새로운 걸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올드보이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스티븐스필버그 2022.08.21 04:23

    말씀하신 것처럼 N차관람의 매력은 분명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보이는 것도 나눌 수 있는 얘기도 늘어나구요! 다만, 전 첫관람에서의 경험이 가장 중요한데 첫관람에서의 만족은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이 남네요..! 탑건과는 다른 의미의 N차관람이 될테니까요! (물론 어느 영화가 더 낫다의 의미는 아닙니다!)

  • 미약해 2022.08.21 03:17
    메타포가 과하게 많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래도 그런것들 거의 찾지 않고 서사만 따라가도 장르적인 재미는 충분히 느낄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 @미약해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스티븐스필버그 2022.08.21 04:24
    서사만 따라가도 충분히 볼만한 영화긴 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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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스필버그 2022.08.21 04:24
    맞아요! 몇번 더 보면 훨씬 더 풍성하게 보일 것 같아서 저도 N차 관람 하려구용! ㅋㅋ
  • 로빈 2022.08.21 04:53
    저는 놉의 서사가 더 감동적이고 재미도 있었어요
    무서운 것도 놉이더 어스는 슬래셔 장르면
    놉은 크리처 장르인데 저는 후자가 더 취향인 것도 있네요
    어스는 심지어 보다가 잠들었어서요
  • @로빈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스티븐스필버그 2022.08.21 11:49
    맞아용 <겟아웃>,<어스>,<놉>이 발란스도 장르의 활용도 다르다보니 같은 감독임에도 셋 안에서 선호도가 취향에 따라 확연히 갈릴 것 같아요! <어스>는 노잼으로 보셨군용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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