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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Luck to You, Leo Grande - IGN

 

일단, 이 글의 내용은 영화에 대한 저의 견해이고 짧은 감상일 뿐입니다. 다른 견해나 생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최근에 굿 럭 투유, 리오 그랜드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고 좋은 평가와 다양한 감상평을 남긴 것들을 여러 매체를 통해 읽고 공감하기도 했고, 의아한 면도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성별을 떠나 쾌락주의를 기존의 보수적인 사회 시스템이 과도하게 억압하고 있고, 따라서 해당 문화가 좀 더 자유롭게 논의되고 이야기가 오가야 한다는 측면의 주제의식에 매우 동감합니다.

성적 행위에 관해서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사회 분위기는 오히려 적절한 성교육, 바람직한 성문화를 왜곡시키고 오히려 기벽을 가지게 되거나 잘못된 성관념을 믿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사회적 체계나 주제를 떠나 영화적 방식과 설득력의 부분인데요. 기본적으로 낸시의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되다보니, 영화적 클라이맥스인 네번째 만남 전후로 갈등의 상황에서 리오의 부분이 설득력이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감정 고조의 상황에서 사생활을 건드리는 것이 리오를 극도로 분노하게 만들었다면, 바로 다음 만남에서 너무 손쉽게 만나는 영화적 방법을 택하지 말았어야겠죠. 적어도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거나, 한 번의 만남은 파투내거나, 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그러나 영화는 리오의 분노 행위를 어머니에 관한 트라우마에 기인한 것으로 선택하고 대사 몇 개로 간단히 처리합니다. 바로 이 부분이 손쉬운 선택이자, 영화적 구성과도 연결되는데, 바로 이것이 치유와 화해의 몸짓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이 무엇이냐 하면, 이 영화는 리오와 낸시 각자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상호적으로 치유하는 구성으로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낸시는 남편의 딱딱한 방식의 잠자리가 기억에 깊게 자리잡아서 성적 행위에 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리오는 앞서 말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받지 못해 모성애에 대한 갈구를 품고 살고 있습니다.(이 부분이 리오의 클라이맥스 분노와 연결되겠죠.) 그러나 이들은 우연히 만남을 가지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각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마치 유사 모자 관계를 만들어나갑니다. 나아가 화해의 상태로 영화가 마무리되는 측면이 있죠.

그러나 화해라는 모티프에 있어서 감독은 낸시의 과거 제자를 극으로 끌어들여 놓습니다. 이 제자 캐릭터는 단순히 젊은 세대를 대표할 뿐이고, 단 몇 개의 대사로 미안함을 전하죠. 이 부분이 약간은 걸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과도하게 설정된 캐릭터에 단순한 젊은 세대에게로의 화해의 제스처만 취할 뿐 영화 장면 자체가 기능적으로 존재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의 입장에서 중년 여성에의 성적 불합당성을 주장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주제적으로는 제자 캐릭터를 사용해 꼰대스러움을 지우려고 손쉬운 방식을 택하고 영화적으로는 리오라는 캐릭터를 낸시를 위해 존재시키고 갈등을 뭉개는 방식으로 관객에게 전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쾌락에의 억압을 벗어던지고, 스스로를 받아들여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자애감, 자애심을 고취시키는 엔딩은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이 부분이 화해와 치유라는 모티프와 맞닿아있다는 측면도 그렇구요.

 

+ 일부러 낸시와 리오 캐릭터의 성별을 뒤바꾼다는 가정하에 성매매를 옹호한다거나 사회적, 성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는 관객분들이라면 누구나 상상하거나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 이 부분에 대한 평가나 견해는 굳이 첨언하지 않겠습니다. 

 


profile BR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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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돼지 2022.08.15 21:33
    관심없던 영화였는데 무코님들 후기 읽다보니 갑자기 관심이ㅋㅋㅋㅋㅋ 네.. 극장 가서 보겠습니다😝 후기 잘 읽었어요~!!
  • profile
    첫눈오는날 2022.08.15 21:36

    주제가 신선하네요!

  • 미약해 2022.08.15 21:46
    리뷰 잘 읽었습니다. 건드리기 힘든 소재를 코미디의 힘을 빌어 잘 연출했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파고들면 짚고가야할 부분도 많은 영화인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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