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20994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Good Luck to You, Leo Grande - IGN

 

일단, 이 글의 내용은 영화에 대한 저의 견해이고 짧은 감상일 뿐입니다. 다른 견해나 생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최근에 굿 럭 투유, 리오 그랜드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고 좋은 평가와 다양한 감상평을 남긴 것들을 여러 매체를 통해 읽고 공감하기도 했고, 의아한 면도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성별을 떠나 쾌락주의를 기존의 보수적인 사회 시스템이 과도하게 억압하고 있고, 따라서 해당 문화가 좀 더 자유롭게 논의되고 이야기가 오가야 한다는 측면의 주제의식에 매우 동감합니다.

성적 행위에 관해서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사회 분위기는 오히려 적절한 성교육, 바람직한 성문화를 왜곡시키고 오히려 기벽을 가지게 되거나 잘못된 성관념을 믿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사회적 체계나 주제를 떠나 영화적 방식과 설득력의 부분인데요. 기본적으로 낸시의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되다보니, 영화적 클라이맥스인 네번째 만남 전후로 갈등의 상황에서 리오의 부분이 설득력이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감정 고조의 상황에서 사생활을 건드리는 것이 리오를 극도로 분노하게 만들었다면, 바로 다음 만남에서 너무 손쉽게 만나는 영화적 방법을 택하지 말았어야겠죠. 적어도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거나, 한 번의 만남은 파투내거나, 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그러나 영화는 리오의 분노 행위를 어머니에 관한 트라우마에 기인한 것으로 선택하고 대사 몇 개로 간단히 처리합니다. 바로 이 부분이 손쉬운 선택이자, 영화적 구성과도 연결되는데, 바로 이것이 치유와 화해의 몸짓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이 무엇이냐 하면, 이 영화는 리오와 낸시 각자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상호적으로 치유하는 구성으로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낸시는 남편의 딱딱한 방식의 잠자리가 기억에 깊게 자리잡아서 성적 행위에 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리오는 앞서 말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받지 못해 모성애에 대한 갈구를 품고 살고 있습니다.(이 부분이 리오의 클라이맥스 분노와 연결되겠죠.) 그러나 이들은 우연히 만남을 가지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각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마치 유사 모자 관계를 만들어나갑니다. 나아가 화해의 상태로 영화가 마무리되는 측면이 있죠.

그러나 화해라는 모티프에 있어서 감독은 낸시의 과거 제자를 극으로 끌어들여 놓습니다. 이 제자 캐릭터는 단순히 젊은 세대를 대표할 뿐이고, 단 몇 개의 대사로 미안함을 전하죠. 이 부분이 약간은 걸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과도하게 설정된 캐릭터에 단순한 젊은 세대에게로의 화해의 제스처만 취할 뿐 영화 장면 자체가 기능적으로 존재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의 입장에서 중년 여성에의 성적 불합당성을 주장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주제적으로는 제자 캐릭터를 사용해 꼰대스러움을 지우려고 손쉬운 방식을 택하고 영화적으로는 리오라는 캐릭터를 낸시를 위해 존재시키고 갈등을 뭉개는 방식으로 관객에게 전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쾌락에의 억압을 벗어던지고, 스스로를 받아들여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자애감, 자애심을 고취시키는 엔딩은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이 부분이 화해와 치유라는 모티프와 맞닿아있다는 측면도 그렇구요.

 

+ 일부러 낸시와 리오 캐릭터의 성별을 뒤바꾼다는 가정하에 성매매를 옹호한다거나 사회적, 성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는 관객분들이라면 누구나 상상하거나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 이 부분에 대한 평가나 견해는 굳이 첨언하지 않겠습니다. 

 


profile BRSN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돼지 2022.08.15 21:33
    관심없던 영화였는데 무코님들 후기 읽다보니 갑자기 관심이ㅋㅋㅋㅋㅋ 네.. 극장 가서 보겠습니다😝 후기 잘 읽었어요~!!
  • profile
    첫눈오는날 2022.08.15 21:36

    주제가 신선하네요!

  • 미약해 2022.08.15 21:46
    리뷰 잘 읽었습니다. 건드리기 힘든 소재를 코미디의 힘을 빌어 잘 연출했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파고들면 짚고가야할 부분도 많은 영화인것 같네요 :)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379895 94
공지 굿즈 소진 현황판 정리글 [158] 무비이즈프리 2022.08.15 1030927 175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Bob 2022.09.18 384751 133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16494 202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admin 2022.08.17 465229 148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099901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351269 169
더보기
칼럼 <프레스티지> 라이벌이란 무엇인가 [9] file 카시모프 2022.08.27 1020 19
칼럼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맏이가 꼰대가 되는 이유 [27] file 카시모프 2023.06.12 3059 32
현황판 존 오브 인터레스트 굿즈 소진 현황판 [19]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5.29 14642 18
현황판 듄  1편 ,파트2 재개봉 굿즈 소진 현황판 [8]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6.10 5239 11
불판 CGV 서프라이즈 쿠폰 [9] file money 14:07 4088 2
불판 6월 25일(화) 선착순 이벤트 불판 [42] Wowmovie 2024.06.24 11521 36
이벤트 <슈퍼배드4> ScreenX 최초 상영회 및 무대인사 초대 이벤트 (~6/26) [138] updatefile CJ4DPLEX 파트너 2024.06.20 5133 96
쏘핫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2022.08.17 465229 148
쏘핫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image
profile Bob
2022.09.18 384751 133
쏘핫 메박 이시아서 크리스마스 기적이 일어났네요 [29] file
image
2023.12.21 6167 123
쏘핫 개그맨 박성광 영화에 한줄평 남긴 평론가 논란.JPG [54] file
image
2023.03.17 8127 112
쏘핫 신작 소식과 함께 [41] file
image
2023.12.31 3708 111
쏘핫 김준수 콘서트 실황 영화 개봉 예정 [7] file
image
2024.05.14 4995 109
쏘핫 <듄: 파트 2> 글로벌 내한 확정 [39] file
image
2024.01.25 11139 106
쏘핫 8/16(화) 선착순 쿠폰 정리 [55]
2022.08.16 2946 105
쏘핫 레카 때 싸인 훔쳐 가신 여성 분 이거 보시면 쪽지 주세요 [43]
2024.02.23 9989 103
쏘핫 티모시 인기많은건 알겠는데요 [67]
2024.02.22 8077 103
쏘핫 [영화관 길찾기] 용산CGV, 코엑스메가박스, 영등포CGV 가는 법 (+지도) [45] file
image
2023.08.01 7918 98
쏘핫 산책하다가 마블 주연 배우 만날 확률 [31] file
image
2023.08.30 3057 97
쏘핫 최동훈 감독 : 티켓 가격 내려야한다 [36] file
image
2023.03.05 2889 97
쏘핫 이렇게 한국영화 꼬꾸라지는 걸 누굴 탓하리 [10]
2023.03.21 3886 93
쏘핫 역대급 태도였다는 영화 '바비' 마고 로비 내한..jpg (펌) [17] file
image
2023.07.02 3079 92
쏘핫 (스포/극극극불호) 난 강의들으러 온게 아닌데..( 바비 후기) [26]
2023.07.23 2517 91
쏘핫 상호간 존중을 부탁드립니다. [11]
2022.11.26 2308 90
쏘핫 마고 로비 톰 애커리 부부 인성은 최고입니다 (경험담) [12] file
image
2023.07.04 5814 88
쏘핫 제가 싸인지 훔쳐갔다고 하신 분 허위사실로 고소하겠습니다 [42] file
image
2024.02.24 11045 85
쏘핫 혼영족 객단가 이야기는 상처긴하네요 [76]
2023.08.14 4152 8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