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2283089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IMG_1632.jpeg.jpg

 

누구나 어릴적 추억의 오락거리는 하나씩 있었던 법이다. 구슬치기나 오징어게임같은 추억의 놀이부터, 보글보글이나 갤러그 같은 오락실 게임은 어떤 형태로든 유년기의 재미를 담당했다. 그러나 우리가 성장하며 그런 유흥거리들도 그에 맞게 변화하기 마련, 내게 있어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이미 중학교를 거칠때 내려놓았던 게임 시리즈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을 살아가던 나에게 과거를 상기시켜줄 기회가 찾아왔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영화의 개봉이었다. 게임 원작 영화들의 흥행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걸 알았던 나였기에 이번에도 그리큰 기대는 하지 않고 보았다. 그러나 영화는 마리오를 처음 플레이했던 어린 게이머시절 내가 느꼈던 감정을고스란히 돌려주었다.

 

어쩌면 더욱 증폭된 감동일 수도 있다. 추억을 더욱 인상적이게 받아들이는 우리의 사고는 어렸을때의 도트그래픽에서 잘 빠진 3D 그래픽으로, 좁디좁은 닌텐도의 화면에서 커다란 영화관의 화면으로 다시 접했을때의 감정을 더욱 북받치게 만들었다. 특히 마리오 특유의 효과음과 사운드 트랙이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함께 리믹스되어 다채로운 화면으로 전개되었을때의 감회는 픽사의 '라따뚜이'의 라따뚜이를 먹은 안톤이고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을 정도였다.

 

영화의 아쉬운점이 없었던것은 아니다. 마리오 시리즈중 하나인 '마리오카트'의 트랙 중 하나인 무지개 로드가 등장했을때 무지개 로드 전용 음악이 나오지 않거나 주 무대인 피치왕국과 쿠파성 외의 다른 월드들은 조명되지 않는다는 디테일은 순수한 팬심으로써의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영화는 우리에게 정확히 보여줄것만을 보여준다. 이말은 지금껏 마리오에게 있었던 숨겨진 고뇌 따위처럼 깊은것이 아닌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2시간 내의 로드맵에 충실한다. 마리오와 일행들이 항상 카트를타고 빠르게 움직이는것은 그만큼 우리에게 보여줄것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조금이라도 장황해질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개연성의 구멍은 향수와 화려함으로 메운채 신나게 달리는 롤러코스터와도 같다. 그 때문인지 나도 보면서 아쉬움은 있었지만 불만은없었다. 마리오가 눈앞에서 살아 숨쉬고 맵들이 펼쳐지는것 만으로도 만족이 되어버리는, 마치 마술을 보는것과도 같았다. 마술쇼를 관람할때 관객들이 굳이 트릭을 파헤치지 않고 즐기는것과 같은 이치라고 표현하고싶다.

 

몇몇사람들은 꽤 유치한 영화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어린왕자'와 같은 어른동화도, '판의미로'와 같은 깊은 판타지물도 아닌 그냥 '마리오'이다. 우리가 어렸을때 닌텐도로 마리오를 신나게 플레이하는것을 보고 어른들은 아마 '유치하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마리오는 변하지 않은채로 다시한번우리의 곁을 찾아와 주었다. 이를 즐겼던 어릴적 나와, 유치하다고 느끼는 지금의 나와의 차이를 실감하며 조금은 씁쓸해진다. 


profile 티모시

영화 연극 미술 뮤지컬 좋아합니다

솔플지향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어이 강프로~ 댓글은 다셨어? "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385823 94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Bob 2022.09.18 394296 135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25271 202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admin 2022.08.17 473738 148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08808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356707 169
더보기
칼럼 <노스맨> 비극과 희망이 공존하는 바이킹의 심장 [10] file 카시모프 2022.09.05 1761 30
칼럼 [클래식 시어터] 시네마스코프란 무엇인가? [8] updatefile Supbro 2023.04.11 3465 58
현황판 <CGV 아트하우스> 상시 굿즈 소진 현황판 [300]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3.01.14 191195 130
현황판 인사이드 아웃2 굿즈 소진 현황판 [26]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5.22 19790 28
불판 7월 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20] update 무코할결심 2024.06.28 7596 60
불판 Bifan2024 일반예매 불판 [11] 너의영화는 2024.06.27 4930 8
쏘핫 (스포/극극극불호) 난 강의들으러 온게 아닌데..( 바비 후기) [26]
2023.07.23 2541 91
쏘핫 추석 대작 세편 간단후기 [37] file
image
2023.09.22 2423 56
쏘핫 오펜하이머 IMAX 70mm 후기 [26] file
image
2023.07.21 2601 56
쏘핫 [스포] ‘길위에 김대중’ 정치색이 두드러지는 다큐는 아닙니다_ [12]
2024.02.09 2906 55
쏘핫 <마담 웹>초초초초 불호 후기 [67] file
image
2024.03.13 4970 53
쏘핫 그어살 극불호 후기(스포 O) [30] file
image
2023.10.25 3664 52
쏘핫 인어공주 찐팬의 2023인어공주 리뷰 (스포) [9]
2023.05.29 1440 50
쏘핫 <귀공자>무인 시사보고왔어요. file
image
2023.06.13 1212 50
쏘핫 (영재방) 퓨리오사 매드맥스사가 엔딩장면 해석(약스포) [12] file
image
2024.05.23 6599 49
쏘핫 미야자키 하야오 어떻게 은퇴할 것인가 (스포) [9]
2023.10.26 2652 49
쏘핫 <더 문>봤습니다.(불호후기) [30]
2023.07.25 2575 46
쏘핫 아쿠아맨 인천 포디 후기.jpg [13] file
image
2023.12.24 9940 46
쏘핫 무코님들 정말 죄송합니다.... [28] file
image
2024.06.30 3863 45
쏘핫 <위시>를 보며 내가 오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스포) [16] updatefile
image
2024.01.08 3236 44
쏘핫 [바비] 너무 좋았네요 (약스포) [5]
2023.07.20 913 44
쏘핫 와 바비 너무 재밌습니다 진짜 [4]
2023.07.19 1582 43
쏘핫 (스포)인어공주 저만 재밌게 봤나보군요ㅠ [25]
2023.05.30 1254 41
쏘핫 [문재인 입니다] 보고왔어요 [6]
2023.05.12 1289 41
쏘핫 캣츠가 영화일 이유가 없는 작품이라면 영웅은 영화로서 제 기능을 상실한 영화. [8] file
image
2022.12.26 1157 40
쏘핫 오펜하이머 시사회 후기 [18]
2023.08.10 2593 4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