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2503291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IMG_2900.jpeg

 

 보통 3d 영화라 하면 입체 효과를 통해 이미지의 아름다움과 살아 숨 쉬는 듯한 생생함을 강조하는 영화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지구 최후의 밤’은 3d 영화의 이러한 기본 원칙을 당연하게, 또 단단하게 지켜 나갑니다. 이 영화의 3d 입체 효과는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과도 긴밀히 결합되어 영화의 특징이 “3d로도 만들었다”가 아닌, “3d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3차원인 현실이 영화에선 2차원으로 격하되며, 차원으로 정의될 수조차 없는 그저 관념뿐인 꿈은 반대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환상의 특성을 재료로 삼아 스스로를 3차원으로 양껏 단장합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살아 숨쉬는 환상의 체험인 것입니다.

 

 ‘지구 최후의 밤’은 관객에게 시각을 넘어선 새로운 3d 체험의 길을 열어 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3d라는 도구로 출발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시각과 별개로 된 특별한 영화적 체험을 이끌어내도록 합니다. 영화의 분기점의 순간 관객은 주인공을 따라 3d 안경을 쓰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객과 스크린 속 주인공의 행동의 일치로부터 출발한 사고의 접점은 주인공으로부터 관객으로의 방향으로 동기화되는 감정의 통로를 만들게 되지요. 또한 영화는 역으로 주인공을 관객의 위치에 올려 놓음으로써 앞으로 이어지게 될 한 시간여의 장면들이 곧 ‘여러분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장면들은 ‘마치 꿈만 같고’, ‘모호하며’, ‘모순으로 가득 찬 환상인’ 것 같습니다. 즉 영화란 본질적으로 꿈만 같고 동시에 모호하며 모순으로 가득 찬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 내어 우리 눈 앞에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구 최후의 밤’은 영화 예술에 대해 아주 우아하고도 가장 영화적인 예찬을 담담히 낭독합니다. 한편, 한 시간여의 ‘영화’를 다 보고 난 관객은 곧 파편처럼 흩어졌던 현재의 시점에서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거나 완결된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금방 타서 없어질 것 같은 폭죽에 시침을 거꾸로 돌려 가둔 찰나만큼이나마 그들은 다시 만났고, 우리는 영화를 보았던 것입니다.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잠실 2023.05.26 09:19
    명씨네 3d 아직 상영하던가요? 봐야 되는데 3d로...
  • @잠실님에게 보내는 답글
    감자 2023.05.26 16:17
    네 오늘기준 화요일까지 두 타임씩 나왔더라고요
    아마 다음주까진 계속 하지 않을까 싶네요
  • profile
    하빈 2023.05.26 11:18
    감독이 후반부3d를 기본값으로 한 만큼 같이 안경끼고 봤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더 어두워지는 건 별로려나요...)
    지방은 그냥 상영해주는 것만도 감지덕지인 터라...ㅎㅎ
  • @하빈님에게 보내는 답글
    감자 2023.05.26 16:20
    사실 저도 지방러라 지최밤 3d 때문에 서울 나들이 한 번 갔다 왔습니다..
    가서 보면 정말 좋긴 한데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부담이 많이 되죠ㅠㅠ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96503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0] file Bob 2022.09.18 518192 146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6] file admin 2022.08.18 859756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602989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266071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53518 173
더보기
칼럼 [장손-2] 이 집안이 겪었을 이 땅의 역사와 세대감각 (스포) [1] updatefile Nashira 03:38 1784 4
칼럼 <트랜스포머 ONE> 변신이란 무엇인가 [11] file 카시모프 2024.09.26 14052 27
불판 9월 30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97] 장스 2024.09.27 28078 51
불판 9월 27일(금) 선착순 이벤트 불판 [55] 아맞다 2024.09.26 23221 33
올해 베스트 한국영화 file
image
2022.08.14 1104 11
영화잡담 아맥 양끝단 위쪽 VS 중앙 ABC 열 [2] file
image
2022.08.14 945 0
영화잡담 박찬욱감독팬이라면 궁금해 할 차기작 후보 : 학살기관 file
image
2022.08.14 747 4
영화잡담 올해 최고의 외화 속편 [2] file
image
2022.08.14 908 0
영화잡담 난 매버릭 좋았던게 [1]
2022.08.14 486 3
영화잡담 소신발언)
2022.08.14 693 0
영화잡담 놉은 진짜 재밌을거같다
2022.08.14 579 0
영화잡담 아아 file
image
2022.08.14 634 0
영화잡담 익무는 시사회를 어떻게 따내는거임? [1]
2022.08.14 724 1
영화잡담 다음 시사회 예고... [3]
2022.08.14 902 3
영화잡담 근데 이거 언제 올라오나요 file
image
2022.08.15 679 0
영화잡담 무코가 무비코리아임? [1]
2022.08.15 968 0
영화잡담 나 쓰던 현황판 여기다 옮겨 써도 되냐? [6]
2022.08.15 866 2
영화잡담 중복입니다 [1]
2022.08.15 494 1
영화잡담 올해 한국영화중 헌트가 가장 재밌었어요 [7]
2022.08.15 500 1
영화잡담 여름 텐트폴 4대장 호감순위 [3]
2022.08.15 650 1
메가박스 [육사오] 빵원티켓 이벤트 (8.17 수 11시, 4000매) [6] file
image
2022.08.15 770 13
영화잡담 시사회 후기 글 올릴 곳이 생겼네 [4]
2022.08.15 495 2
쏘핫 <탑건: 매버릭> 8주차 이후 경품 소진 현황판 [31] file
image
2022.08.15 3958 38
영화잡담 구경왔습니다! [1]
2022.08.15 744 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