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약 불호였습니다.

저는 한 편의 영화가 - 아무리 후속편이 예정되어 있다고 해도 - 기승전결을 갖추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놓고 다음 편을 의식한 엔딩은 그다지 점수를 주기가 힘드네요.

 

하지만 시각 효과에 있어서는 정말 이 이상 최고일 수가 없네요.

과장 좀 보태서 애니메이션이라는 포맷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연출을 다 보여주지 않았나 싶어요.

 

어쨌든 10점 만점에 7점은 충분히 줄 만합니다. 

만약 3편을 보고 난 후에 스토리 연결성이 뛰어나고 서사가 괜찮게 마무리되었다면, 8점이나 9점으로 올라갈 여지도 충분히 있고요.

 

/

 

다음 편 스토리를 감히 예상하자면...

미겔(스파이더맨 2099)의 주장과 달리 마일스가 지구-42의 거미에 물리는 건 필연적 사건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근거로

1. 마일스의 지구-1610은 스파이더맨이 죽고 마일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사건이 벌어졌지만, 인도 스파이더맨의 지구-505101 뭄바튼과 달리 아직까지도 세계관 붕괴가 일어날 조짐이 없다는 점.

2. 그웬의 지구에서 스테이시 경위가 경찰을 그만두는 결정을 하며 스파이더맨과 가까운 사이의 서장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공식 설정'이 파괴되었는데도 변화가 없다는 점.

3. 마일스가 프라울러가 된 세계인 지구-42 또한 '스파이더맨이 없는 세계'가 되었음에도 멀쩡하다는 점.

 

이런 점에서 마일스의 지구-1610의 정사는 피터가 죽고 마일스가 스파이더맨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미겔 오하라가 마일스를 배척하고 혐오하는 것은, 끝내 원본을 대체하지 못했던 자신과 달리 피터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걸 허락받은 마일스 모랄레스에 대한 질투가 아닐까 싶네요.

 

나아가서 여기까지 생각하는 건 살짝 비약일 수도 있지만, 스파이더맨들을 한데 모아 '공식 설정을 유지하자'는 미겔 오하라의 대의 자체가 사실 거짓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겔 오하라가 평화로운 자신이 살던 지구에서 원본을 대체하고 벌어진 '세계관 붕괴'는, 분명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닌 것처럼 묘사됩니다.(적어도 딸과 즐거운 영상을 찍을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죠)

 

그런데 인도 스파이더맨 지구-505101의 세계관 붕괴는 싱 서장이 생존하자마자 곧바로 벌어졌죠.

붕괴가 오기까지의 시간이 세계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빨리 사건이 벌어지게 된 건 사실 미겔이 배후에서 뭔가 관여를 한 게 아닐까요?

 

/

 

이상 개인적인 망상이었습니다.

시각효과만으로도 충분히 티켓값을 하는 영화이니 많이들 보러 가세요~


나무달

히어로 무비를 좋아하는 너드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탑건덕후 2023.06.22 00:23
    돌비로 봤는데.. 효과 장난 아니긴 했어요.
  • profile
    파워핑크걸 2023.06.22 07:51
    저는 마냥 즐겁게만 봐서 뒤는 생각안했는데 그럴수도있겠네요.근데 뭄바튼이 바로 붕괴가 일어났던가요??(기억이....잘..)
  • @파워핑크걸님에게 보내는 답글
    나무달 2023.06.22 11:25
    네, 마일스가 서장 구하고 나서 바로 경보 뜨더니 바닥에 블랙홀 같은 거 생겼었죠.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388729 95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Bob 2022.09.18 399827 137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30703 202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admin 2022.08.17 479061 148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14358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359378 169
더보기
칼럼 <동주> 별을 꿈꾸던 회색의 노래 [2] file 카시모프 2023.04.03 1685 12
칼럼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2 (동티와 역사의 파동, 불과 쇠의 <엘리멘탈>/스포) [2] file Nashira 2024.04.19 4864 9
현황판 인사이드 아웃2 굿즈 소진 현황판 [30]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5.22 22681 28
현황판 존 오브 인터레스트 굿즈 소진 현황판 [27]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5.29 21636 18
불판 7월 4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5] new 너의영화는 11:00 1839 18
불판 7월 2일(화) 선착순 이벤트 불판 [22] 아맞다 2024.07.01 13573 34
쏘핫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2022.08.17 479061 148
쏘핫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image
profile Bob
2022.09.18 399827 137
영화잡담 듄 파트2 혹시 쿠키 있나요? [6]
2024.02.27 38032 4
개인적으로 올해 별로였던 영화들 5편 [7] file
image
2023.12.30 36766 12
영화잡담 파묘 혹시 쿠키 있나요? [6]
2024.02.22 34577 8
쏘핫 범죄도시4 마석도 스틸컷 공개 [5] file
image
2024.01.12 30698 49
쏘핫 개인적으로 엔딩이 매우 인상적인 올해 영화들 [21] file
image
2023.12.28 25568 24
쏘핫 [블라인드펌]제발 영화보러 오지 마세요.. 아니 롯데시네마에 오지마세요.. [26] file
image
2023.12.05 25220 55
1100만 흥행 '파묘' "105억원 손해봤다" [21] file
image
2024.05.04 24484 18
쏘핫 개인적인 국내 최고 특별관 & 일반관 추천(명당) 좌석 정리 [5] file
image
2022.09.29 23913 27
영화잡담 (스포가능성)웡카 쿠키 크레딧 다 끝나고 나오나요? [5]
2024.01.31 21953 3
쏘핫 아쿠아맨2 에그지수 진짜 ㅋㅋ [21] file
image
2023.12.26 21812 38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수원스타필드 엥…? [6] file
image
2024.01.24 21286 9
쏘핫 이동진 평론가 <서울의 봄> 별점 및 한줄평 [11] file
image
2023.11.26 20641 46
영화잡담 <엔드게임> 이후 마블에서 잘나온 작품들 추천 (정주행용) [7] file
image
2023.11.14 20214 9
범죄도시4 베를린 관객들 평가 나오는중이네요 [4] file
image
Tio
2024.02.24 20149 13
근본 없이 갑툭튀 했지만 멋있었던 mcu 캐릭터들.. [2] file
image
2024.01.02 19365 14
건담 시드 때문에 또 충격이네요... [19]
2024.03.19 19300 10
쏘핫 이동진 평론가 <노량: 죽음의 바다> 별점 및 한줄평 [9] file
image
2023.12.25 19101 37
수원 스타필드 메가박스 [13] file
image
2023.12.30 18503 1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