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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내용을 적는것을 피했지만 힌트가 될 수 있을 듯 하여 스포 문구를 포함하였습니다)

 

 

사실 그동안에도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도 이 영화 개봉에 앞서 봤다. 왜인지 이런 미국 그래픽노블 그림체는 적응이 되질 않아서 일까. 그런데 워낙 소문이 자자해서 이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보기 위해 본건데 정말 깜짝 놀랐다. '미친거 아냐?' .. 그게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보고는 '미친거 맞네' 라고 생각했다. 

 

처음볼때는 정말 이 현란한 비쥬얼에 취했다고 밖에 볼수 없었다. 그간의 영화에서 다루는 멀티버스가 대체로 각자의 세계의 충돌과 파괴를 지적하고 방어적으로 대처한다면, 이 멀티버스는 '올테면 와라, 가는데 까지 가보자' 라는 식이다. 특히나 가깝게 개봉한 플래시 와는 멀티버스의 효용성을 대조적으로 그렸기 때문에 더 눈에 띄었던 것 같다. 그런 연출적, 스토리적 포부는 비쥬얼의 포부와도 직결되었다. 정말 효율성은 어디 내버린 듯한 컷 연출은 꼭 언젠가 AI가 만들 영상의 세계를 만들어 놓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행히 다른 곳에서 영리하게 에너지를 충전한듯 싶었다)

어쨌든 이렇게 효율을 내다버리고 만들 수 있는 용기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것들을 마음껏 선보이는 빠른 호흡덕에 어렵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흐름을 놓칠 수도 있을정도로 혼란스러운게 흠이라면 흠인데, 그런건 해결이 가능하다. n차로.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을 보며 문득 스파이더맨이 저 거미줄을 타고 저토록 치열하게 붙잡고 있는, 붙잡고 싶은 것들에 대해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사실 그간의 스파이더맨에서도 충분히 나온 것이지만, 아마도 현란한 비쥬얼과 화면, 컷 연출, 그리고 때때로 바뀌는 아트웍을 통해 관객도 (혹은 적어도 나로서는) 이 영화의 흐름을 치열하게 붙잡아야 하기 때문이었을까. 무엇보다 마일스를 비롯한 인물들의 고뇌를 현란하지만 서정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잘 표현해냈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이 폭주하는 전개에서 떨어지지 않고 가는 것은 충분히 그 보상이 주어진다. 1회차에서는 그웬과 마일스의 감정만이 이해되었는데, 두번째보니 미겔 오하라의 심경과 논리도 더 깊게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어른 처럼, 룰을 깨는 것이 가지고 올 파괴에 대해 어떻게든 막으려 하는 입장과, 과거에 실패했더라도 미래도 그렇게 되리란 보장은 없지 않느냐는 듯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대립이 더 짠해졌다. 그렇지만 작품과 관객은 결국 그 가능성-성공의 확률은 함께하는 이들의 숫자만큼 만큼 배가 된다는 것을 믿을 것이다.

인생은 각자 도생이고 과거는 바꿀수 없어, 현재에 충실해야지. 망상따윈 집어치우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에서 천천히 변화하자 는 그간의 숱한 작품들의 메세지를 전복할 수 있었던 것은 why not ? 과 같은 질문처럼 쭉쭉 밀고나가기 때문일 터. 이전의 숱한 멀티버스 영화들, 최근에는 닥터 스트레인지, 노웨이 홈, 플래시도 모두 흥미로우면서도 진부했다면, 작품은 멀티버스를 쓰려거든 이정도는 되야지, 하고 씨익 웃는 작품으로 느껴졌다. 혹 누군가는 공통되는 부분에 식상함을 느낄지라도 그것이 영상과 연출의 새로움으로 보완하고 있다 생각이 든다. (물론 호불호는 있겠다만)

타인의 죽음, 희생이 누군가를 각성시키고 그것을 동력으로 성장함이 스파이더맨 작품의 발단이자 핵심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만약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죽음과 희생을 통해 성장하겠는가? no 라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실 그동안은 어쩔수 없었다. 스파이더맨 이었으니깐. 하지만 이제부터, 답은 스파이더맨 이 아니라 스파이더 밴드다


profile 니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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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Nashira 2023.07.23 03:58
    진짜 미친거 아냐? 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었습니다.
    내내 입이 떡 벌어진 상태로 봤는데... 감성적이기도 한 작품이었어요.
    (그웬이 거꾸로 앉아서 보는 전경씬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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