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영화를 보신 분에 한해서 이 글을 읽어주시기를 바라구요
민성이 마지막에 무너진 성당 (혹은 교회) 건물에서 나쁜 짓을 많이 해서 미안하다고 고해성사 하지만 실제로 나쁜 짓을 한 적은 없죠. 가게 아저씨도 뒤에서 그냥 덮치기만 했지 죽일 생각은 없었고 매일같이 경계근무에 식량조달까지 해오는데 앞장섭니다. 그 와중에 브로치 발견하고 아내 떠올리며 챙기는 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이성을 잃을 수도 욕심을 부릴 수도 있는데 나쁜맘 안먹고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하였고 그 누구에게도 불평불만 한번 했던 적이 없습니다. 주민으로서도 남편으로서도 A급 ..
반면에 명화 .. 남편은 언제나 아내를 먼저 챙기지만 명화는 옆을 먼저 봅니다.
외부인을 멋대로 들이고 음식까지 나눠주며 외부인이 쫒겨나고 나서도 다른 주민이 몰래 숨겨둔 외부인을 보고는 음식조달까지 도와주다가 딱 걸리는 바람에(가만히나 있든가 아님 주변이라도 좀 살피든가) 피바람의 단초를 제공하고
어디서 주워들은 확실하지도 않은 말을 듣고서는 남편의 말은 듣지도 믿지도 않은채 의심만 잔뜩 하고 식량은 내가 직접 챙길 수 있다는 괜한 곤조를 부리며(그게 애초에 누가 챙겨오는건데)
막판에는 정의의 사도 빙의해서 주위 사람들까지 끌어모아 여론형성까지 하며 모세범 몰아세우다가 그 분위기에 자연스레 침입자 경계는 소홀해지고 그 틈을 타 외부인들이 바리케이드를 뚫고 침입하는데 일조해버립니다.
침입자에게 공격받는 와중에도 남편은 아내를 구하려 하지만 아내는 오히려 그런 남편을 말리며 (그러다가 다른 침입자에 의해 역공당할 수도 있는 노릇인데) 끝까지 천사표 꼬리 떼는걸 거부합니다.
명화는 이 작품에서 가장 민폐였고 가장 완벽한 빌런이 아닌가 싶네요. 주민들을 몰살시킨 사태의 원흉이나 다름없는 캐릭터인데 살아남은 건 결국 자기혼자. 민성은 대체 뭘 위해서 그렇게 아둥바둥 그짓거리를 한건가 모세범도 사실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데 방법이 좀 잘못되긴 했어도 주민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행동으로 눈감고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인데 .. 아 .. 저에게 있어 이 영화의 결말은 고구마였습니다
하는건 없고 착한척은 다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