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생영화를 꼽으라면 늘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을 자주 거론할 만큼 김지운 감독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거미집을 포함한 최근 두 작품에 아쉬움이 남고 있습니다.

인랑은 내용이 기억이 나지않지만 극장 나서면서 굉장히 화났던 감정이 있고 거미집은 즐겁게 보긴 했지만 끝에 물음표가 뜨는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김지운식 코미디의 정수라고 얘기하는 <조용한 가족>이나 <반칙왕>에 대한 정보가 머리속에 없어서 이런 결론에 도달 할 수도 있으니 조금은 걸러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명절용 영화가 아니다.

 

현대인에게 명절이라는 것은 조상의 은혜를 기리기위해 정성을 다해 차례상을 올리는 날이 아니고 사실상 휴가입니다.

물론 3일도 전부 휴가처럼 쓸 수 없고 평균 이틀은 가족 친지 방문에 쓰기때문에 남는 것은 하루죠.

 

그 귀한 하루를 딱봐도 어려울 것 같고 작품성 이야기로 가득한 거미집에 쓰려는 일반 대중은 적어보입니다.

 

물론 이번 연휴는 개천절,임시공휴일때문에 더 길지만

'일년에 몇없는 공휴일을 신나게 즐기고 싶다, 쉬고 싶다' 로 어차피 생각의 로직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김지운은 본래 작가주의적 감독이 아니다.

 

물론 김지운 감독 개인에게는 어떠한 철학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메세지를 담기 위해 영화를 만들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매 영화가 기승전결이 분명한 영화를 만들어왔고 그 이야기에 숨겨진 철학이나 메세지를 찾게 만드는 영화들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의 모든 영화의 끝에는 감정이 남습니다.

그 처연한 감정이 관객들 가슴에 김지운이라는 이름을 새겼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유독 이번 거미집은 그 기승전결이 조금 불분명하고 의미를 해석하기 어려운 씬들이 끝부분에 몇몇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액자식 구성을 사용함에 있어 그 순서가 조금 뒤바뀐 것 아닌가 싶은 장면도 있고 혹은 원 각본의 확실한 스타일이 김지운감독의 스타일과 조금 맞지 않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끝맺으며 남기는 물음표가 이번 영화에서 여러가지 속뜻을 찾게 만드는 것 같은데 저는 사실상 그런건 없다고 생각해서 흥행적인 측면에서 더욱 낭패같습니다.

 

크게 생각나는건 이 두가지 정도인데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르게 생각하시는 이유를, 동의하시더라도 동의하는 이유가 다르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많은 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영화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치 않고 극중극과 리얼타임의 유기성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도 있었는데 빼먹어서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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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마을 2023.10.01 18:12
    저는 이 작품 줄거리와 예고편을 보고 영화인들이 좋아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바닷마을님에게 보내는 답글
    dolby3 2023.10.01 22:16
    분명 영화적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많은분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점이 저한테는 문제점으로 느껴지네요ㅠㅠ
    한 인간의 발버둥과 고뇌에서 오는 요절복통 블랙코미디 일 뿐인데요ㅠㅠ
  • profile
    Nashira 2023.10.01 19:12

    참고로 저도 김지운 감독님 좋아하지만 인랑은 안봤습니다. 
    (원작을 워낙 좋아해서 실망할까봐...ㅋ)
    거미집 제가 본 상영관에선 어르신들 반응이 꽤 좋더라구요.
    아마 70년대 흑백+후시녹음 영화를 본 세대들은 반가워할지도...
    (막장드라마에 익숙한 분들도 계실거고...ㅋ)


    개인적으로 영화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임에도 전 꽤 재밌게 봤는데요.
    일단 블랙코미디의 유머코드가 취향에 맞았고,
    나름 창작/설계를 해야되는 분야에서 PM을 자주 맡다보니까,
    저한텐 예술가/리더로서의 외로운 고충이 나름 와닿았던 거 같아요.
    다만, 취향을 많이 타는 영화인 거 같고, 
    주 타겟층의 연령대도 높은 거 같고...
    명절에 온가족이 가볍게 즐기는 영화로는 어둡거나 난해하단 생각이 들긴 합니다.

  • @Nashira님에게 보내는 답글
    dolby3 2023.10.01 22:15
    ㅋㅋ인랑을 다시 볼까 해요.
    당시엔 김지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차서 봤다가 실망이 컸던 것 같은데 지금은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ㅋㅋ

    이게 한국에서 도전하기 굉장히 어려웠던 작업 같습니다.
    저만해도 사실 90년대 영화조차도 벌써 멀게 느껴지고 봤거나 기억에 남는 영화가 몇 안됩니다.
    이런 실정인데 7,80년대 영화는 더 말할 것도 없죠..
    클래식 고전을 논하면 전부 외국영화 얘기뿐, 한국 감독이나 영화에 대한 것은 궁금증 자체가 없는 실정아니겠어요?ㅠㅠ
    유튜브에 한국고전을 아예 무료로 공개하고 있음에도 그렇죠.

    현재 대한민국에는 고전한국영화에 대한 향수나 즐거움을 가진 이가 너무 적다고 생각해요.
    그런 논의가 많아져야 거미집의 가치가 더 올라갈텐데 싶습니다.
    고 김자옥 배우님의 <살인나비를 쫒는 여자>, 검열에 저항해서 만든 <바보선언>, 인터넷에서 엄석대드립까지 있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한편한편 재조명하는 기획이 생겼으면 좋겠어요ㅋㅋ
  • profile
    카시모프 2023.10.01 21:02

    마케팅이 잘한거 같지 않아요. 공개된 시놉시스도 별로고, 일단 예고편을 좀 못만들었고요... 예고편에서 흑백영화 거미집을 최대한 활용했어야죠. 포스터도 완전 70년대풍으로 코믹적인 요소를 강조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그냥 영화인들의 예술영화로 보이거든요.

    영화도 사실 뭐 이것저것 의미찾고 할 필요없이 직관적으로 이해할수있고 웃기는 게 대부분인데, 거기서도 숨은 의미를 찾으려하니 더 어려워지는거 같고요. 결말이 모호하다는것도 전 사람들 반응보면서 처음 알았어요; 왜 저렇게까지 꼬아서 생각을 하지 라고...

  • @카시모프님에게 보내는 답글
    dolby3 2023.10.01 21:53
    굉장히 공감합니다.
    한바탕 웃고 끝나는 소동극이라는 점과 복고적 포인트 구현에 대한 공감과 웃음을 더욱 강조했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그리고 저는 절정과 결말의 연결성이 조금 의아했고 또 거기서 오는 의아함이 김지운이라는 감독의 이름값과 합쳐져서 사람들로 하여금 뭔가 의미를 찾게 만드는 것 같더라구요.
    이름값과 만듦새가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포인트 아닐까 싶습니다.
  • @카시모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Nashira 2023.10.01 22:32
    마케팅 잘한거 같지 않단 평에 공감합니다.
    예고편은 안봤지만 팜플렛 앞장 보고 이영화는 대체 정체가 뭐지?
    탐정수사/추리물인가? 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
    보는 내내 엄청 큭큭 거리면서 가볍게 즐겼는데 끝나고 몇몇분이 이거 꽤 난해하구만~하고 나가서 신기하기도 했구요.
    전 그저 여러 군상들이 열쩡을 갖고 고뇌를 하면서 일이 굴러가게만들려고 갖가지 애를 쓰는구나~
    예술가/리더는 불안하고 외롭겠지~ 그 정도로만 받아들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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