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암흑 세계라는 점에서 '신세계' 같은 영화도 떠오르지만 <화란>은 그렇게 멋부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이제 막 '암흑'에 발을 들인 신참 조직원인 영규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깡패들의 이야기이다. 영화의 주 배경인 후미진 경기도의 한 동네. 이 곳을 그리는 연출이 또한 뛰어났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동네, 오래 머물면서 자세히 관찰하지 않는 이상은 마냥 평범해 보이는 동네에 깊숙이 악이 싹트고 자라가는 이야기를 감독은 설득력 있게 펼쳐 갔다. 끝내, 후반부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진 후 절정으로 치닫는액션과 파국을, 신인다운 패기로 밀어붙이면서 뚝심있게 묘사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의 장르를 계승하면서 청소년 서사를 새롭게 선보인, 참신하고 힘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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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다소 불친절한 각본과 연출이 좀 아쉽더라구요.
그럼에도 파국으로 치닫는 강렬한 에너지와 뚝심을 밀어붙인 데에 대해선 이 신인감독을 응원해주고픈...